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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여름! 금수박·금참외가 온다

2024-04-25     경상일보
▲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이제는 금사과에 이어 금양배추라고 해야 하나. 종잡을 수 없는 봄날씨로 인해 밥상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가격 폭등 논란의 중심에 있던 사과와 대파에 이어 이제는 양배추와 참외와 같이 식탁에 자주 오르는 품목들의 가격이 크게 올라 주부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이유는 날씨!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지고 있는 잦고, 많은 비로 인해 일조시간이 줄어들면서 작물의 수정과 생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농작물이 자라나는데 햇빛의 영향 즉, 광환경은 작물생육을 좌우하는 중요한 환경요인이다. 작물은 빛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동화산물을 합성하고, 각종 대사작용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농업날씨365시스템’에서 발표한 올해 1월1일부터 4월10일까지 관측 데이터를 보면, 전국 평균 강수량은 247.7㎜로 평년보다 89.6㎜나 많았다. 이에 따라 일조시간은 527.6시간으로 평년보다 92.3시간이나 적었는데, 전국적으로 약 20% 줄어 시설원예 작물의 수정 장애가 발생하고, 생육부진이 초래됐다.

유례없는 강우와 일조량 탓에 전체 피해 농작지 2486.4㏊ 중 참외가 1972㏊로 가장 많았고, 수박 125㏊, 부추 94㏊, 딸기 89㏊ 등 순으로 피해가 파악됐다. 피해에 따른 복구비는 74억원으로 추산된다.

과일 생산량 부진은 곧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참외(상품) 10㎏ 중도매가격은 9만9120원으로, 1년 전보다 32.03%, 평년보다 49.11%나 오른 가격이다. 수박 역시 수정 시기인 2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 평년 대비 강수량이 많아지고, 일조 시간도 그만큼 줄면서 수정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4월18일 기준 수박(상품) 1개 중도매가격은 3만720원으로, 1년 전보다 46.91%, 평년 가격보다 무려 66.19% 더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가격상승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 높아진 습도로 잿빛곰팡이병, 균핵병, 노균병 등 치명적인 병해까지 불러왔다. 품질 저하와 수확량 부족을 넘어 작물 폐기 수준까지 가는 농가가 발생하고 있다. 비가 자주 오는 날씨에 보리·밀 등 맥류도 병해충 감염에 취약해졌다. 이삭이 패는 4월부터 알곡이 익어가는 생육 후기까지 비가 잦으면 붉은곰팡이병, 흰가루병 등에 잘 걸려 품질과 수확량이 떨어지게 된다.

최근 이상기후로 병든 이삭 비율이 2019년 0.1%, 2021년 7.9%, 2023년 6.3%로 높아지는 추세이다. 기상이변이 점차 밥상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수’가 되고 있다. 점차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농촌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 물가안정에 앞서 이상기후로 위기를 맞고 있는 농가를 보호하고 농업을 지키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농가 구제 방안이 시급하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