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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울산 축제, 정체성·차별성·재미 세마리 토끼 잡을 수 없나

2024-05-14     권지혜 기자
▲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울산 축제만의 정체성을 갖고 차별성과 재미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5월 들어 울산에서는 매주 주말마다 축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만난 울산의 한 문화계 인사는 지역의 축제에 대해 이 같이 제언하며 지역 축제의 방향을 고민하고 개선해 나갈 것을 조언했다. 각 구·군마다 축제가 개최되고 있지만 축제 프로그램 등에서 큰 차별성, 또 흥미를 유발할 요소를 찾기가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열린 ‘2024 울산옹기축제’는 총 13만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았지만 축제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옛 옹기마을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폐공장을 활용한 전시 공간 움직이는 옹기공장’도 기대와 달리 콘텐츠가 부족해 참여했던 방문객들로부터 불만이 나왔고, 체험 프로그램도 옹기 관련 보다는 케이크 만들기나 떡 만들기, 구급 체험 등 옹기와는 동 떨어진 체험들이 주를 이뤘다. 또한 체험 프로그램들도 일괄적으로 오전 11시부터 열려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의 원성이 컸다.

옛 옹기공장의 천편일률적인 판매보다는 옹기를 활용한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 판매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달천철장과 북구청 광장에서 열린 ‘제20회 울산쇠부리축제’도 26만여명이 찾은 것과 달리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울산쇠부리축제만의 특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축제 기간 3일 동안 울산쇠부리축제만의 고유한 전통성을 보여주는 행사는 울산쇠부리소리와 제10차 울산쇠부리 제철기술 복원 실험, 직접 쇠를 두들겨보며 쇠와 쇠부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일부 체험부스 외에는 찾기 힘들었다.

한 방문객은 “오히려 지난해가 더 나았다. 먹거리가 부족했고 아이들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현저히 적었다. 뭔가 색다른게 있어야 기억하고 다시 올텐데 지금으로써는 또 오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울산쇠부리축제가 달천철장과 북구청으로 분산해 개최한 것도 결국은 축제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마이너스 요소가 됐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옹기축제(울산대공원, 외고산 옹기마을), 고래축제(태화강 둔치, 장생포) 등 축제의 이원화를 시도해 실패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다.

단체장들은 보여주기 식의 축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차별성, 또 재미를 갖춘 축제가 되도록 분석과 고민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ji1498@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