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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19)두꺼비 파리를 물고-작자 미상

2024-05-24     차형석 기자

두꺼비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치달아 앉아

건넛산 바라보니 백송골이 떠 있거늘 가슴이 끔쩍하여 풀떡 뛰어 내닫다가 두엄 아래에 자빠졌구나

모쳐라 날랜 나이니 망정이지 어혈질 뻔했구나.



실수 한번쯤 허세로 넘어가도 괜찮을듯

▲ 한분옥 시조시인

두꺼비가 힘없는 파리를 괴롭히다가 넙죽 잡아 물고서는 자기보다 강한 흰 송골매를 보고 놀라 도망치는 두꺼비 이야기이다.

김천택이 엮은 <청구영언>에 실려 전한다.

두꺼비 자신이 날쌔지 않았다면 넘어져서 피멍이 들 뻔 했다는 두꺼비의 허장성세가 재미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100만 송이 함박꽃, 개양귀비 가운데 물빛 또한 반짝이는 오월이다. 지상의 모든 생물의 젖줄인 물길, 울산의 태화강도 도심 한 가운데를 뚫고 십리 대밭 청대 숲을 안고 동해로 더 멀리 태평양으로 유유히 흘러들어간다.

올해는 비가 잦아 강물이 넘실넘실 넉넉하니 마음 타들어가는 일도 없이 덩달아 물결 따라 그저 평화롭다.

지역마다 곳곳에 화려한 꽃을 피워올려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더없이 넓은 들을 곡식의 물결로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곡식은 파종도 않고 지역마다 곳곳에 꽃을 피워 올려 장관이다.

이제는 보리밭 푸른 물결,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밭 풍경이 그립다. 농사지을 사람도 다 떠나고 농시 짓기도 어렵고 해서 문전옥답이나 넓은 들, 모두가 택지로 또는 산업용지로 탈바꿈되는 산업화 현장이고 현실이다.

먹거리인 곡식 익어가는 과정을 지켜가는 농부의 마음이나 그 먹거리를 찾아 먹는 도시 사람들 마음이나 안타까움은 매한가지다.

꽃의 대열에서 인생이 덩달아 피는 오월이다. 곳곳에 넘실대는 오월의 꽃물결 가운데 빠져보면 과히 환상적이다.

울산대공원 장미와, 태화강 국가정원 작약이 오로지 피기 위해서 밀어닥친다.

백송골매를 보고 놀라 넘어져도 자기 실수에 대해 자화자찬 하는 두꺼비, 우리도 어느 적을 만나 놀라 펄쩍 뛰어 내리다가 두꺼비 신세가 된다 해도, 한 번 쯤은 ‘어허 나처럼 이 정도면-’ 하며 허세를 부려보는 하루도 괜찮지 않을까.

산맥처럼 출렁거리던 청보리밭 물결이 그리운 오월이다. 한분옥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