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수일 노래 ‘환상의 섬’ 배경
울산항해상교통관제센터 이전 이후
소유주 시교육청 10년간 개방 안해

최근 남구와 ‘관광자원화’ 업무협약
남구, 국·시비 등 예산 11억원 투입
전망대·카페·산책로 등 조성 예정

▲ 울산 남구 장생포의 섬 죽도는 지난 10여 년간 아무도 찾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입구의 철제문이 굳게 닫혀 있고 내부는 수풀이 무성해 소로가 흔적만 남아 있다.
▲ 울산 남구 장생포의 섬 죽도는 지난 10여 년간 아무도 찾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입구의 철제문이 굳게 닫혀 있고 내부는 수풀이 무성해 소로가 흔적만 남아 있다.

“내 고향 바닷가 외딴섬 하나 뽀얀 물안개 투명한 바닷속, 바위에 앉아서 기타를 퉁기면 인어 같은 소녀가 내 곁에 다가왔지~ 환상의 섬~”

가수 윤수일이 부른 노래 ‘환상의 섬’의 배경이 된 울산 남구 장생포 ‘죽도’가 10여 년간 굳게 닫혀 있던 빗장을 풀고 관광지로의 변모를 앞두고 있다.

울산시교육청과 남구청은 지난 2일 장생포 고래마을 웨일즈판타지움에서 환상의 섬 죽도 관광 자원화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업무협약에 따라 시교육청은 죽도를 남구에 무상 사용하도록 허가한다. 남구는 죽도의 노후화한 건축물과 부지를 개선하는 등 관광 자원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남구는 국비 5억5000만원, 시비 2억7500만원, 구비 2억7500만원 등 11억원을 들여 죽도에 로컬 콘텐츠를 활용한 소규모 전시 공간·갤러리 및 전망 공간, 카페, 순환산책로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고래문화특구주차장과의 진출입로를 개설해 접근성도 높인다. 내년 말까지 실시설계 및 공사를 추진한다.

남구는 고래문화특구와 연계한 관광 자원화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죽도는 울산 남구 매암동 산 223 일대에 있는 임야 5967㎡ 규모 매립지다. 본래는 섬이었지만, 지난 1995년 매립을 통해 육지가 됐다. 해안가에 인접한 데다, 인근에 고층 건물이 없어 탁 트인 울산 앞바다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장생포 출신의 가수 윤수일은 ‘환상의 섬’이 어린 시절 방문한 장생포 죽도의 대나무, 진달래, 동백꽃 등이 어우러져 아름답고 신비로웠던 모습을 그린 노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방문객이 한 명도 없었다. 지난 2013년 울산항해상교통관제센터가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땅 관리 주체이자 소유주인 시교육청이 죽도의 문을 개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털 사이트에서 ‘죽도’를 검색하면 장생포 근린공원 내부로 표시하는 등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간 죽도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됐지만, 부지 소유주인 시교육청이 유상 매입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무상 임대를 주장한 남구와 협의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다 최근 죽도에 대한 뚜렷한 활용 계획이 없던 시교육청이 대승적 결단을 내리고 남구에 무상 사용 허가를 내주면서 물꼬가 트였다.

남구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장생포 원주민이 염원하던 죽도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며 “연간 최대 150만명이 방문하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다양한 문화 및 관광시설과 연계해 지역 주민을 비롯한 특구를 찾는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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