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울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현대’의 창업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이다. 그는 울산시 동구 미포만 백사장 사진과 거북선이 그려진 오백원짜리 지폐 한장으로 영국의 차관을 얻어 현대중공업을 시작했다. 반드시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독자브랜드를 고집, 울산 땅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포니를 만들어 수출했다.
“친분이 없는 사람”이라더니 1년에 217차례나 전화를 주고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64차례, 성 전회장이 이 총리에게 153차례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요즘 아이들 말로 “사귀나?”라고 물어야 할 정도다. 그런데 이 총리는 “알고는 지냈지만 친분은 없다”고 했다. 친
예전엔 외국 여행을 가면 강변이나 도심 공원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산책을 하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왠지 부러웠다. 선진국이 돼야 저런 풍경을 볼 수 있나 싶었다. 선진국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꽤나 엉뚱하지만 우리보다 국민소득이나 문화적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울산에서도 그 같
우리 사회가 점점 다원화되면서 다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나와 다른 피부색, 나와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단일민족이라는 사실을 자랑삼던 시대가 바야흐로 물건너 갔다. ‘다문화’라는 새로운 시대적 가치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언어적 습관을 문제 삼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른 것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지은 섬 속의 호텔 베네세 하우스는 아름다웠다. 거친 콘크리트 벽면마저 따듯하고 부드러운 감성이 배어났다. 단정한 호텔방은 자연채광의 온화함이 감쌌다. 복도, 계단, 천장, 창문 모든 게 너무나 인공적인데도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테라스에 나서자 멀리 두갈래 갈라진 소나무 한그루가 바다를 더 선명하
지난달 11일, 점심 식사를 위해 언양으로 가던 길이었다. 도로 옆 언덕 비탈에서 ‘근대화의 메카 선진화의 리더로’라는 커다란 글씨를 걷어내고 있었다. ‘근대화의 메카’는 이미 덜어냈고 ‘선’자를 떼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그 현장에서 ‘정권 교체’(政權交替)를 실감했다. 동시에 정권 교체가 단순히 권력의 중심이 바뀌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스쳤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가 또다시 쟁점이다. 가변형투명물막이(카이네틱댐)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이다. 가변형투명물막이는 너무나 긴 시간을 소비해 도달한 해법이다. 그런데 또다시 그 지루한 여정의 출발선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사실상 정답은 없다. 물에만 잠기지 않으면 암각화가 보존되는 것인양 온갖 방법을 내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물에 잠기지
어느덧 여행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가생활에 큰 비중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연휴라도 닥치면 해외여행은 차치하고 이름난 국내 관광지에도 사람들이 밀물처럼 밀려다닌다. 사람에 지친 마음을 달래려 한적한 곳이라 생각하고 나섰다가 낭패를 당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가 나빠서 소비가 위축된다고 해도 여행지의 인파가 오히려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이
답답하다. 100m달리기를 위해 준비자세를 갖추었는데, 출발신호를 너무 오래 기다린 느낌. 태화강 생태하천 프로젝트 이후 울산시민들의 심정이다.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새로운 어젠다를 찾지 못한채 수년이 흘렀다. 태화강 신화를 이룬 시민들은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새로운 목표를 제시해주는 지도자가 없다. 신호음이 언제 울릴 지 기다리다가 지쳐 이
울산시는 1987년에 ‘울산시사(市史)’를 처음 펴냈다. 이 책은 일시적으로 편집·집필위원을 구성해 만들었다. 책의 일러두기에서 밝혀 놓았듯이 ‘시(市)로 승격한 이후 25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시지(市誌)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본격 역사서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변명으로 ‘기타 미비된 사항이나 미흡한 부분은 다음 시사 증보 출간시 보
광주에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이 10월 준공된다. 그러나 지상에는 솟아오른 건축물은 없다. 지하 10개 층에 주요시설을 넣고 지상은 공원으로 돼 있다. 다만 낮에는 자연채광을 하고 밤에는 공원에 빛의 향연을 제공하는 천창이 있다. 그래서 ‘빛의 숲’이라 불리는 이 건축물은 재미건축가 우규승씨의 작품으로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개관한 서울 동
지금같은 상황이 2008년에도 있긴 했다. 기초·광역 단체장과 국회의원까지 모두 새누리당인 상황 말이다. 당시는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선출됐던 강길부 의원이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개편이었다. 그 때 필자는 ‘울산 시민 모두가 야당이 돼야 한다’는 칼럼을 썼다.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일수록 더욱 냉정하게 ‘영예로운 반대당’이 돼주어야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가 그들의 텃밭인 광주에 갔다가 계란세례에 폭언과 폭력까지 당했다. 광주시장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이 원인이다. 먼 곳의 이야기인지라 안 대표가 전략공천한 인물의 적합성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공천 결과의 후폭풍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울산도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해 심각한 후유증이 있었는데 구태여 남의 동네
정치가 가장 문제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경제분야나 문화예술 또는 스포츠에서 세계 최고란 타이틀을 획득할 땐, 수준 낮은 정치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커진다. 정치만 잘하면 정말 좋은 나라가 될 것도 같은데…. 언제쯤 제대로 될까. 특히 300명이나 되는 국회의원이 하나같이 비슷하다는 점은 거의 불가사의다. 조금이라도 손해다 싶으면 정당을
매니페스토(manifesto),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처음 사용돼 그 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용어이지만 여전히 그리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아마도 단어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선거현장에서 그리 유용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후보자들이 매니페스토를 실천하지도 않거니와 유권자들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그가 말하는 ‘선택’이란 단어가 유난히 마음 속에 들어왔다. 이제 러시아 대표 선수가 돼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빅토로 안은 “운동을 너무 하고 싶었고, 부상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너무 컸다. 그 때문에 내가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러시아로 오게 됐다.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울산은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실시와 더불어 급속하게 성장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1997년 경남도에서 분리되어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그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현재 울산은 여전히 광역시의 막내이지만 도시경쟁력은 서울, 인천 다음으로 전국 3위로 꼽히고 있다. 시민들의 정주의식은 2006년 64.3%, 2009년 68.5%, 2012년 75%로 지속적으
‘국뽕’이란 단어가 인터넷에서 논란이다. ‘국가’와 ‘히로뽕’을 합친 단어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되어 있는 것을 비아냥거리는 인터넷 속어다. 어감이 약간 저급하긴 하지만 그 뜻이 단번에 와닿는다. 잘 지어낸 말이란 생각은 떨칠 수가 없다. 언어는 생물이다. 시대에 따라 만들어지고 변화되는 것이다. 더구나 속어는 유행가와 같이 그 시대상을 적
요즘들어 더 심해진 것 같다. 대통령과 청와대만 보이고 장관이 안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책임장관제를 내세웠다. 그런데 요란한 임용과정을 거친 뒤 반년이 지나면서 장관들의 얼굴이나 이름을 보기가 쉽지 않다. 간혹 TV화면이나 신문에 등장하기는 하나 사고수습을 위한 기자회견이나 강연을 했다는 사소한 동정기사에 그친다. 좋은 제도나 정책을 내놓으며
울산으로 발령받아 온 어떤 사람의 말이다. 울산에 왔으니까, 그는 가족들을 데리고 현대자동차 견학을 했다. 내심 기대가 컸다.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하는 현대차 근로자들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좀더 충실한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깨닫지 않을까. 그의 상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군데군데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던 근로자들은 차체가 벨트를 타고 그들 앞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