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머니 한 분이 계신다. 일머리가 남달라서 제사나 가족모임 음식을 장만할 때마다 남보다 곱절이나 많은 양을 단숨에 지지고 볶는다. 손은 또 얼마나 큰 지, 태화장에서 난전을 하시는데 슬쩍 지나치려면 "조카 왔나…찌개거리를 줄까, 구이를 줄까"하며 비닐봉지 가득 생선을 챙겨 주신다.억척 인생을 살아오신 터라 작은 어머니는 '바캉스'라고는 모르고
아홉번째 이야기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시집 온 주부들이 가까운 이웃이, 또는 먼 친척이 되기도 한다. TV드라마에서나 보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동네 한 노총각은 몇 년 전 필리핀 처녀를 데려왔다. 삼촌뻘 되는 먼 친척 한 분은 몽골 색시를 구했다. 모두 3~4년 전 이야기다. 가깝게는 이달 초 한 지인이 베트남을 다녀왔다. 조그만 기업체를 꾸리던 이 남자
대학 동창이 40평대 아파트로 이사를 해 집들이를 한단다. 계모임을 하는 4명이 함께 갔다. 아파트로 올라가기 전 1층에서 한번, 현관에서 또 한번 초인종을 누르고 그 때마다 카메라에 얼굴 도장을 찍고서야 들어갔다. 실내로 들어서니 친구는 늘 보던 모습이 아니다. 깔끔하게 화장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앞치마까지 빳빳하게 다림질을 해 입었다. 24평 서민
과외교사를 하는 친구가 흥분하며 해준 이야기다. 어느 잘 사는 집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의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음료수를 내려놓고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자 아이가 어머니를 째려보면서 "××같은 ×"라고 욕을 했다. 들릴락말락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뺨을 후려치고는 나와버렸단다. 신발을 신고 있는데 영문을 알 리가 없는
근래들어 어떤 모임에서나 빠지지않는 화제는 단연 '재개발'이다. 현재 울산지역에서 재개발을 추진하는 곳이 60여곳 이상이라고 하니 재개발의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사돈에 팔촌까지 치면 어디 한군데 안 걸리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니 평범한 아줌마들도 앉으면 재개발 이야기다. 누군 토지 보상으로 평당 500만원을 받았다느니, 아직은 미흡하니 더 버텨볼 작정이
70대 노부부가 이웃에 산다. 농사만 짓고 살아온 그들은 생각컨대 사랑의 밀어라고는 한번도 내뱉어 본 적이 없을 것 같다. 멀쩡한 신식 변기를 집 안에 두고도 밥 먹다가 허리춤을 부여잡고 대문 밖 재래 화장실로 뛰어가는 노부부를 지켜보노라면 도무지 상상이 안간다. 게다가 두 노인네 모두 무뚝뚝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성격이니 더욱 그렇다. 할머니가 들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