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사진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으면 더욱 선명하다. 푸를 창에 빌 공… 그 창공(蒼空)을 배경으로 코스모스를 찍으면 우주가 내 품에 들어올 것만 같다. 코스모스(cosmos)는 18세기 말 쯤 스페인 식물학자 안토니오가 직접 지은 이름이다. 우주, 질서, 조화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혼돈(混沌)’이라는 의미의 카오스(chaos)에 대응하는 말이다. 유니버스(universe)가 공간개념의 ‘대우주’라면 코스모스는 우주만물의 ‘질서’라고 하겠다. 미국 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자신의 저서 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레는 ‘더위(暑)가 그친다(處)’는 뜻의 처서(處暑)다. 그런데 올해 처서는 무더위가 도무지 그치지 않는, 역대급 처서가 되고 있다. 처서가 되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도 그 어느 한 순간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해마다 쓰던 ‘처서매직’이라는 단어도 올해는 겸연쩍기만 하다. 오히려 끝없이 이어지는 열대야가 매직이라면 매직이라고나 할까.그러나 처서는 낮기온이나 피부로는 오지 않아도 색깔로는 성큼 다가와 있다. 마당에 널려 있는 빨간 고추가 그렇고, 노란색으로 물들어가는 가로변 벚나무의 이
연일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에어컨을 틀자니 머리가 아프고, 선풍기를 틀자니 뜨거운 바람이 분다. 이럴 때 계곡에서 매미소리를 들으며 탁족(濯足)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쾌청한 매미소리는 머리를 맑게하고, 얼음같은 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은 온 몸을 서늘하게 한다.정약용 선생은 63세 때 우아하게 더위를 이기는 8가지 피서법을 실천했다고 한다. 이른바 ‘소서팔사(消暑八事)’다. 8가지(八事) 피서법 중 매미가 나오는 대목은 6번째 ‘동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東林聽蟬·동림청선). 탁족은 8번째인 ‘달밤에
어제는 일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였고, 모레는 중복(中伏)이다. 울산은 최근 며칠 동안 30℃를 훨씬 넘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 속담이 실감나는 계절이다. 염소 뿔은 동물 뿔 가운데 가장 단단하기로 유명한데, 이 뿔이 녹아내린다니 대서 더위가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다. 이런 북새통에 오는 25일에는 두번째 복날인 중복이 돌아온다. 伏(복)자는 ‘엎드리다’ ‘굴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개가 사람 옆에 바짝 엎드려 복종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염소 뿔은 녹고 개는 숨을 헐떡이며
지난 6일은 ‘작은 더위’라고 불리는 소서(小暑)였다. 이 무렵 논에 심어진 모들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고 논둑과 밭두렁에는 풀이 우후죽순으로 자란다. 장마가 6월20일 전후부터 시작됐으니 이 즈음 불쾌지수는 가히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이 맘 때는 온갖 과일과 채소들이 쏟아져 나와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오이, 애호박, 감자는 지천이며, 자두, 복숭아, 토마토, 수박, 참외, 살구는 산더미로 출하된다. 또 이 때부터 새로 수확한 밀이 수제비 등으로 밥상에 올라온다.한숨과 눈물로 간 맞춘/ 수제비 어찌나 칼칼, 얼얼한
며칠 전 21일은 태양이 가장 높이 뜬다는 하지(夏至)였다. 사람들은 여름날 중천의 이글거리는 태양이 워낙 뜨거우니 하지가 여름 한가운데에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지는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 6월 하순에 위치해 있다. 이날은 일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지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는다. 그리고 이 열이 쌓여 하지 이후로는 기온이 상승해 몹시 더워진다. 하지의 낮 시간은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된다.하지는 장마를 이끌고 온다. 올해 울산은 지난 22일 첫 장맛비를 필두로
어제는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는다는 단오(端午)였다. 이날 울산에서는 오전부터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차창을 닫고 자동차 에어컨을 켠 사람들이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왔다며 아우성이다. 옛날 같으면 단오에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부채였건만 이제는 ‘손풍기’가 대세다. 여성들은 핸드백에 손풍기 하나쯤은 꼭 들어 있다.그러나 손풍기는 그 기능성에 있어서 옛날의 부채를 능가할지 몰라도 그 ‘멋스러움’은 비할 바가 아니다. 부채는 순수한 우리나라 말로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부’자와 가는 대나무라는 뜻의 ‘채’가 어우러진 말이다. 박갑
국가정원에 꽃양귀비가 붉게 피었다. 지난 5월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축제’에는 30만명이 다녀 갔다고 한다. 바야흐로 꽃의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꽃양귀비는 선홍색의 붉은 빛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연 양귀비의 자태를 닮았다.꽃양귀비는 ‘양귀비’라는 이름 때문에 아편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이 꽃으로는 마약을 만들 수 없다. 당국의 규제도 없다. 그러나 꽃의 자태가 아름다워 마약과 같은 효과를 자아내는 것은 사실이다.양귀비는 당나라 현종의 며느리였다가 후궁이 되었다. 외모는
내일은 부처님 오신날이자 스승의 날이다. 석가가 살아 생전에 많은 제자들로부터 큰 스승으로 받들어졌음을 감안하면 부처님 오신날이나 스승의 날은 서로 일맥상통한다 하겠다.부처님 오신날은 원래 석가 탄신일로 불리었으나 지난 2018년 명칭이 바뀌었다. 부처는 원래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깨달은 자’(붓다·buddha)를 의미하는데 한자로는 ‘불타(佛陀)’라고 쓴다. ‘불타(佛陀)’는 산스크리트어의 ‘붓다(Buddha)’를 발음대로 적은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부처’는 ‘불타(佛陀)’라는 한자를 우리 식으로 부르는 이름이
밟아도 밟아도 죽지 않는 풀, 요즘 질경이와 민들레가 지천이다. 질경이는 생명력이 매우 강해 이름도 ‘질긴 목숨’이라는 뜻의 ‘질경이’로 붙여졌다. 민들레는 동의보감에서 ‘포공초(蒲公草)’로 불렀는데, 서당 훈장들은 이 민들레의 9가지 덕을 ‘포공구덕(蒲公九德)’이라고 했다. 훈장들은 9가지 덕 중 첫번째인 ‘인(忍)’을 들어 “사람이 밟든 수레에 짓밟히건 꿋꿋하게 참고 생존하는 것이 첫번째 덕”이라고 가르쳤다. 질경이와 민들레 같은 생명력 강한 풀들을 우리는 ‘민초(民草·백성)’라고 부른다.극한 가뭄에도 시들지 않는다/ 악착같이
가지마다 매일 새순이 소록소록 돋아나고 있다. 그 새순들이 모여 연두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두(軟豆) 연(軟) 자는 ‘연약하다’는 뜻이며, 두(豆) 자는 완두콩을 의미한다. 연두는 어떻게 보면 노랑색에 가깝기도 하다. 그래서 영어로는 옐로그린(yellow-green)이라고 한다.지난 11일은 음력 3월3일 삼짇날이었다. 또 오는 19일은 곡우(穀雨)다. 삼짇날과 곡우 사이, 이 시간이 나들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삼월삼짇날은 답청일(踏靑日) 또는 답청절(踏靑節)이라고도 했다. 사람들은 산이나 들에 나가 파랗게 돋아난
상춘객들을 애타게 하던 벚꽃이 드디어 피기 시작했다. 한번 터트리니 온 세상이 별천지다. 벚꽃 뿐만 아니라 온갖 기화요초가 너도나도 봉오리를 터트리며 봄을 영접한다.…기화요초 난만중(琪花瑤草爛漫中)에/ 꽃 속에 잠든 나비 자취 없이 날아난다/ 유상앵비(柳上鶯飛)는 편편금(片片金)이요/ 화간접무(花間蝶舞)는 분분설(紛紛雪)이라… 경기 십이잡가 ‘유산가(遊山歌)’는 요즘의 봄 풍경을 잘 그리고 있다. “아름다운 꽃과 풀들이 만발해 흐드러진 가운데, 꽃 속에 잠든 나비가 사뿐하게 날아오른다. 버드나무 위에 나는 꾀꼬리는 마치 금조각 같고
내일은 춘분(春分)이다. 남반구이든 북반구이든 똑같은 햇빛을 받고, 낮과 밤의 길이도 똑같다. 이 날을 기해 겨울 기운은 점점 사라지고 봄·여름 기운이 몰려온다.…겨울을 밀어내며 봄을 쟁취하려/ 맨 앞에서 싸우느라/ 거칠어진 손으로 나뭇가지의 눈을 털고/ 빛의 화살을 던져 얼음을 녹인다// 겨울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얼어붙은 뿌리에 부활의 물을 뿌리고/ 찬바람 흙먼지 마시며 2월의 벽을 흔들어/ 새싹이 돋고/ 투박한 3월이 제 몸을 부수어 만든 길에/ 4월과 5월이 저만치 따라오며…‘3월’ 일부분(최영미)춘분 즈음에는 버들강아지(버
오늘은 겨울잠을 자던 벌레와 개구리들이 천둥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뛰쳐 나온다는 경칩(驚蟄)이다. 그 중에서도 개구리는 경칩에 땅 위로 뛰쳐나오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경칩 무렵엔 대륙에서 남하한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천둥이 치는데, 옛사람들은 천둥소리를 듣고 개구리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특히 양서류인 개구리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 기온이 오르면 금세 알아 차린다. 울산에서는 이번 주 천둥이 치면서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경칩 즈음에는 벌레들 외에도 무수한 생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중의 하나가 ‘큰개불알꽃’이다.
일주일 내내 비가 내리겠다고 한다. 어제는 눈 녹아 비가 내린다는 우수(雨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울산에서는 이틀 동안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지난 4일이 입춘(立春)이었고, 며칠 안 있으면 경칩(驚蟄)이니 계절상 지금 내리는 비는 봄비가 맞긴 맞다. 요즘 ‘봄을 기다리는 노래’라는 뜻의 신석정 시인의 시 ‘대춘부(待春賦)’가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기에/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지난 4일은 입춘(立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며칠 동안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설이 지나고 우수(雨水)가 다가오면 완연한 봄이다. 그런데 입춘과 우수 사이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가지치기다. 한자로는 전정(剪定) 또는 전지(剪枝)라고 한다. 전지는 생장에 무관한 필요없는 가지나 생육에 방해가 되는 가지를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전정은 수목의 모양이나 개화·결실 등을 좋게 하기 위해 가지나 줄기의 일부를 잘라내는 작업을 이른다. 굳이 단계로 따지자면 전지는 낮은 단계, 전정은 기술적으로 높은 단계라고 할 수
영남알프스에 내린 눈이 만년설처럼 아직도 허옇게 쌓여 있다. 엊그제 통도사에 들렀더니 영각 앞 홍매화가 가지마다 울긋불긋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있다. 통도사 뒤 영축산의 겨울과 햇살 고인 절 마당의 봄이 교차하는 지점에 꽃이 피었다. 검은 쇠붙이 같은 나무에 붉은 연지가 선연하다.얼음 밑에 개울은 흘러도/ 남은 눈 위엔 또 눈이 내린다./ 검은 쇠붙이 연지를 찍는데/ 길 떠난 풀꽃들 코끝도 안 보여/ 살을 찢는 선지 선연한 상처/ 내 영혼 스스로 입을 맞춘다.‘홍매(紅梅)’ 전문(김상옥)영남알프스에 허옇게 보이는 흰 빛은 자세하게 보
울산에도 매년 겨울 독수리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지난해에는 먹이가 부족해 개체수가 150마리에서 70마리 정도로 줄었다. 이에 울산시는 소·돼지의 비계, 내장 등을 먹이로 주고 있다고 한다.천연기념물인 독수리는 우리나라를 찾는 조류 중 가장 큰 새로 번식기인 여름에 몽골, 중국 동남부 등에 살다가 3400여㎞를 날아 울산, 고성, 김해, 거제 등지로 찾아온다. ‘생태계의 청소부’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독수리는 동물의 사체를 먹음으로써 질병이 창궐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울산에서 독수리를 자주 볼 수 있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7일 울산 남구 옥동 문수컨벤션에서 열린다. 경상일보는 지난 2009년 울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춘문예를 시작했다. 신춘문예는 등용문(登龍門)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등용문을 통과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지난한 역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용문(龍門)’이란 중국 황하 상류의 협곡을 말하는데, 물고기가 이 협곡을 통과하면 용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등용문은 ‘이응전(李膺傳)’에 나온다. 이응은 후한 때의 관리로, 타락한 환관에 대항해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데 큰 기여를 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당시
지난 6일은 대한이 놀러 왔다가 얼어 죽는다는 소한이었다. 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이 맘 때가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아구탕, 아구찜이다. 점심 때 뜨끈뜨끈한 아구탕 한그릇을 먹고 나면 새 기운이 솟는다. 소한 추위에도 끄덕 없다.울산 사람들이 즐겨 먹는 ‘아구탕’ ‘아구찜’은 사실 표준말이 아니다. 표준어는 ‘아귀’다. 아귀는 불교의 ‘아귀(餓鬼)’에서 나온 이름이다.불교에서는 세상을 천(天)·인간(人間)·아수라(阿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 등 6가지 도(道)로 분류하는데 이를 육도(六道)라고 한다. 아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