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울산을 비롯한 전국이 다채로운 축제들로 활기를 띤다. 동시에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과 서울아트마켓과 같은 국제공연마켓들도 열려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과 기획자들이 활발히 교류하는 장이 펼쳐진다. 하지만 울산의 경우, 서울이나 해외에 비해 다양한 공연 예술과 문화 콘텐츠의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외부와 단절된 고립감을 느낄 때가 있다.울산에서는 수십여 개의 축제가 매년 열리지만, 공연과 체험, 플리마켓, 드론쇼, 등 유사한 프로그램을 같은 장소에서 반복하고, 출연 가수들만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반복은 울산이 보유
윤석열 정부가 올해 5월 ‘경로당 주 5일 급식 실시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에는 주 3일만 지원했다. 이번 조치로 연간 160㎏ 지급하던 쌀을 240㎏으로 늘렸다. 경로당 급식의 쌀은 정부가, 부식비는 지자체가 부담한다.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주일에 15만원 정도가 주어진다. 이 돈으로 사실상 일주일 치 반찬을 마련해야 한다. 텃밭이나 마당에서 경작한 채소를 공수하고 자비로 조리한 밑반찬을 보태기도 하지만 영양 공급 구조가 심각하다. 일부 경로당에서는 라면에 찬밥을 말아 끼니를 때우는 날들이 이어진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
2023년 7월 필자가 썼던 이런생각 원고의 제목은 ‘내가 뿌린 예술의 씨앗은 잘 자랄까’였다. 일정 비율의 기존 경력 학교예술강사를 해고하겠다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계획이 발표되면서 학교예술교육지원사업의 축소를 우려하던 내용이었다. 다행히 그 계획은 많은 학교예술강사들의 노력과 국회의 협조 등으로 철회됐다.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좀 나아졌을까? 안타깝지만 2024년 가을 학교예술강사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당시에 했던 걱정이 예술교육의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가 하는 ‘성장’과 ‘지속’에 관한 우려였다면, 지금은 학교예술
좋은 작품과 좋은 전시를 관람한 후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라고 말을 할 수 있으면 오롯히 작품에 집중하면서 나의 시간을 예술로 즐겼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한 ‘카타르시스’는 많은 사전적 의미로 표현되는데, 우리 주변에서 짜릿한 경험이나 무서움, 놀람 혹은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장면이 연출되는 순간 우리는 전율을 느끼곤 한다.곰곰이 생각해보면 생활 속 대화에서 ‘그거 정말 예술이더라’라는 말들을 쉽게 하곤 한다. 스포츠에서 자주 쓰이는, 인간의 한계를 넘는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처럼 멋진 장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한달새 9.5배 이상 증가하는 속도를 보이고 있어, 또다시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의사파업에 이은 보건의료노조 파업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위기단계의 상향 조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운영 중인 대책반을 대책본부로 격상하는 방안과 치료제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치료제를 추가 구입해서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의약 자원의 활용에 대한 언급
한 줌의 흙이 모여 산을 이룬다는 뜻의 적토성산은 필자가 지난 2년 동안 울주문화재단에서 추진해 온 ‘울주동네문화생활’사업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일 것이다. ‘내가 살고 싶은 우리 동네는 내가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생활문화동호인, 문화활동가, 주민들과 수차례의 간담회와 소통회를 거쳐 얻은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울주동네문화생활’을 기획했다. 거버넌스구축·동네문화배달·동네공간배달·동네문화키움이라는 전략을 통해 △우리동네 문화는 우리가 만든다(울주문화거버넌스) △같이 만들고 함께 즐기는, 세상에 하나뿐인 축제(울주동네축제) △매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집권하면서 사회복지계가 퇴직 공무원의 인생 이모작 수단이 됐다. 제2장애인체육관장, 광역자활센터장,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장 등 주요 사회복지기관장이 퇴직 공무원으로 채워졌다. 이는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다. 2015년 제2장애인체육관 개관시 이를 관리 감독하던 울산시 공무원이 퇴직 후 초대 관장으로 임명되면서 ‘관피아 의혹’이 제기됐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합격자는 울산시청에서 근무했던 4급 공무원(과장)으로 퇴직 직전까지 제2장애인체육관 건립과 관리 감독 업무를 담당했던 인사다.그에 대해 울산시는 “관계 법규에
요즘 가장 큰 이슈는 무더위와 올림픽인 듯하다. 올림픽은 스포츠에서 가장 큰 무대인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출전해 땀과 눈물의 결실을 선보인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승리의 순간도, 아쉬운 패배의 순간도 고스란히 전달돼 보는 이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금메달 소식에 기뻐하다가도 기대했던 종목의 16강, 32강 탈락 소식에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16강 탈락이라고 해도 세계에서 20위권 안에 든다는 것인데 사실 이 결과도 엄청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들만큼이나 노력했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는 수많은 선수는 또 얼
어른들의 말 중에 “거기 가봐야 다 똑같아! 지금 니가 있는 곳이 제일 좋은 곳이야!”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과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래도 계속 한 자리에서 머물 수 있을까?최근 울산을 포함한 많은 도시의 청년들이 그 지역을 떠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연령층을 보면 대부분이 청년층(15~34세)으로,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거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고용시장과 수입(실질임금)일 것이다. 청년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문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지난 7월4일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말해 논란이 되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으나, 김병주 의원은 ‘막말이나 과격한 말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과를 거부했다.결국 국민의힘은 5일 이전 논평 제목에 나온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수정하면서,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눈에 띄는 정당 지지율 변화는 없었다. 한국갤럽이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
지난주에 특별한 이야기 공모전 ‘울주이바구’의 선정 심의가 있었다. 기존의 시, 수필 공모에서 운문, 산문으로 장르를 확대해서인지 시조, 동시, 단편소설, 동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들이 접수되었다. 전국에서 위촉한 심의위원들은 예년에 비해 작품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고, 문학으로 알게 된 울주의 다채로운 매력에 빠져버렸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중 눈길을 끈 작품은 운문 분야 대상작 ‘사일리기행(서배겸작)’이었다.작품은 달성서씨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는 범서 사일마을의 250년 된 서씨고가를 다루고 있다. 여러 대의
최근 5년간 노인학대 신고와 실제 판정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37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노인학대 현황과 사례를 분석한 ‘2023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살펴보면 신고 건수는 2019년 1만6071건에서 2023년 2만1936건으로, 실제 학대 판정은 같은 기간 5243건에서 7025건으로 늘었다. 노인학대 유형은 신체적 학대 4541건(42.7%), 정서적 학대 4531건(42.6%), 방임 758건(7.1%), 경제적 학대 352건(3.3%), 성적 학대 265건(2.5%) 순으로 나타났다.발생 장소는 가정이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진이 너무 익숙해진 지금 ‘필름’ ‘아날로그’ 와 같은 말은 새삼스럽게 들린다. 2000년대 초반 사진학과 진학을 위해 실기시험 준비를 할 때만 해도 필름 사진 포트폴리오는 필수였다. 처음 암실에서 느꼈던 설렘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 속에 또렷하게 남아있다. 물론 요즘은 디지털 사진이 훨씬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필름 카메라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최근 스튜디오를 찾은 손님이 어려운 부탁인 듯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혹시 흑백사진으로도 만들 수 있나요?”
우리의 생활 필수품에 있어서 저렴한 물건부터 고가의 물건까지 단 하나라도 공짜는 없다. 물론 1+1행사로 소비자를 현혹하지만 그 또한 기본적인 지불을 하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이처럼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지출부분에 있어서 제품이 아닌 예술적행위에 대한 금액을 상정하기는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그 행위에 있어서 우리가 말하는 예술이라는 정의 속에 담긴 행위는 너무나 많고 다양한 장르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가치의 기준도 천차만별이다. 예를들어 전시를 하는 작가의 작품가치는 작가가 정하겠지만, 그것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
지난 현충일, 부산의 한 주상복합건물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걸렸다. 그런데 욱일기를 내건 입주민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 (양)의사 A씨로 알려져 세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온라인에는 A씨의 실명과 병원명 등 신상정보가 노출되기도 했고, 집 앞은 오물과 비난 글로 뒤덮였다.A씨는 지방자치단체와 법적 갈등이 있어, 이를 알리기 위해 욱일기를 내걸었다고 한다. A씨는 일제 패망 이후, 사기꾼과 탐관오리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고 주장하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헌절,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게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슈가
지난주 열린 춘천문화도시박람회의 한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노마드적 성향이 강한 청년세대나 예술가들은 지역의 인프라보다는 관계·참여·자율성·성취가능성 외 문화적 요소를 이유로 삶의 경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며, 파급력 있는 정책 발굴을 위해서는 전국의 잘 된 도시 사례들을 펼쳐놓고 ‘어디에서 살고 싶은지?’를 물어보면 그들이 원하는 정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2052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울산의 생산연령인구는 2022년 81만명에서 2052년에는 41만명으로
울산은 본의 아니게 아동학대의 상징적 지역이 된지 오래다. 2008년 2월 당시 6살이었던 서준이와 2013년 10월 8살에 불과했던 서현이가 아동학대로 사망하면서 각종 매스컴에 울산은 아동학대 취약 지역인 양 비쳤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학대 속에서 두 아이가 사망하고 난 뒤 나타난 사회적 충격과 공분은 국회를 움직였다. 서준이가 사망한 그 해 안홍준 국회의원이 발의한 ‘아동학대처벌법(안)’이 통과됐고 이후 울산은 2021년 2096건을 정점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감소하는 추세다.그러나 아동학대 사건 수가 줄었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일본 교토에서 열린 사진축제 교토그라피 관람을 다녀왔다. 13곳의 메인 전시, 100곳 이상의 후원전, 각종 부대 행사 등 3박4일의 일정 대부분을 전시 관람에 쏟아부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아시아의 한 도시에 모여 사진예술을 즐기는 장면은 생경하게 다가왔다.가장 인상적인 전시 중 하나는 1600년대에 지어진 니조성에서 열린 ‘seed stories’ 전시였다. 씨앗을 주제로 한 이 전시는 공간과 작품의 조화로움이 극에 달했다. 오래된 유적을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만큼 보존을 위해 내부 바닥에는 모두 덮개를 깔아두었고 관람객이
예술가의 작품 표현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은 아마도 인간 삶의 희·노·애·락일 것이다. 예술가들은 이 희·노·애·락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든다. 이 가운데 우리는 ‘동행’ 이라는 단어를 특히 자주 접한다. ‘함께 간다’라는 의미의 ‘동행’은 어떠한 방식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 하나의 화두이기도 하다.최근 들어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예술의장’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예술이라는 다양한 장르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계층을 상대로 예술가들이 직접 찾아가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바로 ‘동행’이다
연일 관중이 만원인 2024 프로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올라왔다. 바로 전 야구선수 오재원 선수 관련 뉴스다.오재원 전 선수는 지난 3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2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