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완 울산예총 사무처장

예술가의 작품 표현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은 아마도 인간 삶의 희·노·애·락일 것이다. 예술가들은 이 희·노·애·락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든다. 이 가운데 우리는 ‘동행’ 이라는 단어를 특히 자주 접한다. ‘함께 간다’라는 의미의 ‘동행’은 어떠한 방식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 하나의 화두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예술의장’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예술이라는 다양한 장르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계층을 상대로 예술가들이 직접 찾아가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바로 ‘동행’이다. 이것은 지역을 떠나서 전국의 모든 곳에서 시행되는 사업인만큼 그 행위를 하는 예술가와 수혜인들의 수는 적지 않다. ‘동행’은 공연이나 체험을 통해 행복을 만끽하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도 무용이란 장르로 많은 곳을 찾아가면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전문 공연장만큼의 화려한 조명과 음악 그리고 무대가 있는 곳은 거의 없고 대부분 시설이 로비나 마당이다. 그 중 규모가 큰 강의실이나 작은 강당같은 공간이 주어진 곳도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다수 공간은 그렇지 않기에 상황에 맞추어 공연이나 체험등을 선보이고 있다.

같은 공간, 같은 장소에서 반복적인 삶을 지속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고통이다. 그런 면에서 지루한 삶속에 작은 움직임과 음악 그리고 노래로 웃고 즐기는 시간은 그 무엇보다도 행복한 시간이다.

예술가들은 한번쯤 수혜자보다 훨씬 더 큰 감동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예술가가 직접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재 진행되는 ‘찾아가는 문화예술사업’의 예산은 매우 적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사업을 하고 난 후 예술가들이 받는 큰 감동과 고마움, 더 나아가 죄송한 마음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어르신들이 계신 요양병원과 장애우시설 그리고 병원을 중심으로 공연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관람객들이 지난날의 향수에 푹 빠지거나 고운 어린시절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눈물과 웃음으로 화답하는 것이다. 이에 모든 예술가들은 가슴 속에 묵직한 감사와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서두에 말한 ‘동행’의 의미는 아마도 이러한 시작과 결과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는 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다만, 각자의 상황 틀안에서 본의 아니게 수혜를 받지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으로 삶의 수준까지 차별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씩은 부족한 점이 있고 그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자의든 타의든 도움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매번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각자의 마음에 행복 한 스푼씩이 담겨 있기를 바란다.

김진완 울산예총 사무처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