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오랫동안 국가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을 중심으로 한 중화학공업은 울산을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물결과 급변하는 세계 시장 환경은 울산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이제 울산은 기존의 산업 구조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이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디자인 산업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디자인은 제품의 기능성을 극대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
담당하고 있는 사건 중에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한 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민사소송 건이 있다. 다음 주에 변론기일이 예정되어 있는데, 기일이 열리는 법정의 풍경이 우리나라와 가장 다른 부분은 12명의 평범한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재판 진행에 참여하기 위한 좌석(jury box)이 법정 입구 기준으로 원고 옆 오른쪽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재판을 주재하는 주 법원 판사들이 시민들의 선거로 선출된다는 사실 역시 우리나라의 직업 법관 선발제도와 크게 다른 점이다. 오늘은 이 두 가지 제도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미국의 법
울산은 1962년 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이라는 3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이러한 산업적 성과는 울산의 지역 경제를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발전에도 큰 기여를 해왔으며, 그 결과 울산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성장했다.울산공업축제는 울산이 대한민국 최초의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고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1966년)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1967년에 시작되었다. 1967년 이후 축제는 울산시민의 대표축제로 매년 개최되었으나, 급격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경제학의 기본 원리인 수요-공급 법칙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조차도 손님이 몰리는 상품은 재고를 넉넉히 준비하고, 수요에 맞춰 인력을 조정하며 매장을 확장한다. 그런데 이런 기본 원리가 지역 관광 산업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않으면 지역 경제도 정체되고, 관광 자원 역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진다.포항, 울산, 경주가 함께 형성한 ‘해오름 동맹’은 이러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각 지역이 지닌 관광 자원은 모두 독특하고, 상호 보완적이다.경주는
병원 응급실은 원래 추석, 설날 연휴 때 바쁘다. 필자가 기억하는한 항상 그래왔는데 이번 추석 연휴는 특이하게 굉장히 조용했다. 연휴동안 전국 응급실에 환자가 몰려 감당이 안될거라는 이야기들에 정부에서 수많은 방법을 사용해 조치한 결과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느끼기엔 세부적인 정책들보다도 이 과정을 알리며 만들어진 ‘추석연휴 동안 응급실에 가면 진료를 받을 수 없으니 가면 안된다’는 부차적 인식이 제일 컸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한 일이다.언젠가부터 전국의 응급실들이 환자를 거부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아마 ‘응급실 뺑뺑
우리나라의 유튜브 월간 사용시간이 19억 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73분으로, 세계 유튜브 사용자 27억 명의 하루 평균 19분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시간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은 일상 속에서 유튜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검색만 하면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고, 내 마음을 읽은 듯이 좋아하는 종류의 영상을 추천해 주기까지 하니 바쁜 현대인들에게 정말이지 기특한 도구임에는 분명하다. 지난 파리올림픽 때 경기 장면을 굳이 생중계를 기다려 보지 않고 시간이 날 때 유튜브에
‘조력 자살’(助力自殺)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자살로 자신의 힘으로 직접 약물을 복용 혹은 주사한다는 점에서 의료진이 이러한 행위를 해주는 적극적 안락사와는 구분된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불법이지만 스위스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상당히 엄격한 조건으로 합법이다. 독일은 불법이었다가 위헌 결정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불치병에 걸렸거나,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선택한다. 최근 조력 자살 캡슐 사용 사망자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력 자살 캡슐은 고통 없는 자살을 목적으로 개발된 물건이다. 일부 국가
올 여름은 전대미문의 더위를 안겨줬다. 이런 역대급 무더위에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마저 빼앗겨 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빚어내는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 없는 신비로움 그 자체다. ‘추석’이 아닌 ‘하석(夏夕)’이라고 불릴 만큼 맹위를 떨치던 폭염과 열대야가 ‘추분’과 함께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버렸다. 기약없을 것 같았던 더위는 24절기라는 자연의 질서 속에 물러갔지만,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경기는 아직도 푹푹 찌는 무더위 복판에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무겁다.코로나19 팬데믹 종료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제 경기가 좋아
지난 8월21일 창원지법(통영지원)은 중처법 위반 대표자에게 1심 판결에서 징역2년 실형을 선고하고 법인에게는 벌금 20억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중처법이 시행된 2022년 1월27일 이후 내려진 판결 중 양형이 가장 무거운 사례다. 동 사업장의 경우 이번 사망사고가 있기 불과 1년 전인 2021년 3월과 4월에도 각각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게 중형을 선고한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중형에 영향을 미쳤던 또 하나의 요인은 피고인(대표이사)의 사망사고에 대한 인식과 태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판결문에서 피의자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
투명하고 무색무미한 액체인 물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물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무엇이 함유되어 있는지, 어떻게 정수되는지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의학적으로 볼 때 깨끗하고 안전한 물만큼 건강에 중요한 것은 없다. 이러한 물이 오염되면 인간의 생명에 크나큰 위협이 된다.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생수 판매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으며, 외국인을 상대로 제한적으로만 판매가 가능했다. 그러나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이후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크게 부각되었고, 또한 노화된 수도관으로 인한 오염 발생 사건
지난 9월19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고려아연 주식을 1호로 공개 매입했다고 한다. 이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오랜 향토기업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울산은 기업의 성장과 함께 오늘의 광역시로 도약한 도시이다. 1978년 울주군 온산비철국가공단에 아연 제련공장을 준공한 이래로 고려아연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 등과 함께 50년 가까이 울산과 성장을 함께 해온 대표적인 향토기업이자 글로벌기업이다. 그런 이 기업을 상대로 한 사모펀드 MBK의 최근
이승만 건국 대통령과 1948년 건국절 주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무렵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정교과서’ 파동으로까지 번졌으나, 문재인 정부 때는 기세가 한풀 꺾인 듯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 그런 주장이 더욱 과감해지면서 사회 전체를 흔들고 있다.물론 역사적 인물 평가나 사건 해석은 다양할수록 좋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을 왜곡하고 모종의 사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특정 평가와 해석이 타당한지 따져보는 것은 시민의 권리이며 의무다. 그런 점에서 논란이 된 이승만 건
추석 연휴 5일은 너무도 행복했었다. 그 이유는 이전투구를 보지 않아서다.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촉발된 전쟁과 러시아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일어난 전쟁은 그칠 줄을 모른다. 미국의 대선도 화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엄하게 몰아붙이지만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까지 가세하는 뒤에는 인구 제일의 무슬림이 버티고 있다. 외국이 중재한 휴전협상이 먹히나 기대했는데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휴대한 무선호출기(삐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사상자가 거의 3000명이나 된단다. 휴대폰의 추적을 피하려 사용한 삐삐에 이스라엘이 미
‘AI는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체할 것이다.’ 20년 이상 AI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한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남긴 말이다.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에게 AI 디지털 교과서가 시범적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부모, 교사, 학생 모두 구체적인 교안이나 학습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수준별·개인별 맞춤 학습으로, 현재 수능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다양한 잠재 능력을 AI를 통해 이끌어 낼 수 있
십대가 학교폭력에 이어 딥페이크 사태로 사회를 경악시키네요. 이제는 교육 관계자가 아니어도 우리 아이들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어른은 누구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물을까요?우리 정부가 교육정책에 매번 실패한 것은 다 압니다. 학교와 교사가 아이들 인성교육에 그 책임이 있을까요? 우리가 언제 그들에게 그럴 시간을 준 적 있나요? 체육, 도덕 시간을 줄이고 동아리 활동, 학급회의를 없애며 국·영·수·대입 공부로 바꿨었지요, 우리 부모와 정부가 말입니다. 교육의 3대 요소인 德, 體, 智에서 智育만을 해 왔습니다.
최근 22만여 명이 참여 중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물이 확산된 사건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초·중·고교생에서부터 대학생까지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텔레그램(Telegram)의 채팅방에서 참여자들이 AI프로그램으로 지인의 사진 속 모습이 옷을 벗고 있는 것처럼 가짜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가해자가 딥페이크 성범죄물 제작 프로그램을 만든 뒤, 텔레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프로그램 채팅방 링크를 유포해 이용
대추 밤을 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루 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노천명 ‘장날’이제 1주일 후면 추석(秋夕)이다.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처서(處暑)’ 때만 해도 그 기세등등하던, 역대 최장기를 기록한 열대야도 서늘한 가을 저녁으로 바뀌었다.필자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추석이 오면, 유학
9월이 넘어가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한낮의 기온이 여전히 30℃를 웃돌며 열대야도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다.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냉방을 멈출 수 없다 보니,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8월 들어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6번이나 경신했다고 한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 재앙의 하나인 폭염으로 인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다시금 원자력 발전으로 돌아가는 추세이기도 하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의 기름값이 폭등했으며 유럽 전체에 에너지 부족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탄소
우리 고등교육은 수도권 대학에 집중된 구조로 인해 지역대학이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역대학은 급속한 인구 감소, 재정 부족, 지역 경제 의존성 등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경쟁력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글로벌 무대 모두에서 인정받는 글로컬대학(Glocal University)의 필요성은 일찍이 대두되고 있다. 지역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역 특성과 글로벌 트렌드를 결합한 새로운 발전 전략
지난 8월7일 국가유산청은 울산 개운포 좌수영성(이하 ‘개운포성’)을 국가 사적으로 지정했다. 울산시민의 오랜 염원이 이루어졌는데, 특히 울산시 남구는 오랜 기간 사적지정을 위한 준비를 해 오던 중 드디어 그 결실이 맺어지게 되었다.개운포 수군진과 관련된 기록은 조선 태종실록 14권 7년(1407) 7월27일부터 확인된다. 태종 11년(1411) 실록에는 “개운포 만호 조민로의 직첩을 거두었다”는 기록이 있고, 세조 3년(1457)에는 개운포 만호진을 혁파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개운포진은 폐지 1년 후에 다시 설치되었고, 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