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전국적으로 눈과 비가 내리면서 도로가 얼어붙고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울산에는 눈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내린 비가 코팅한 것처럼 얇게 얼음막을 만드는 블랙아이스 현상으로 출근 시간 다중추돌 사고가 잇따랐고 피해가 컸다. 앞으로 며칠간은 한파경보, 대설주의보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나오며, 모처럼 강한, 겨울 같은 겨울 날씨가 찾아왔다. 겨울철 날씨가 추워지면 매스컴에서는 흔히 ‘북극한파’가 밀려왔다는 표현을 쓴다. 보도를 접했을 때 정말 북극의 공기가 우리나라로 밀려오는 것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늦은 가을 유난히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계절이 역주행하고 있다. 추워야 팔리는 오리털 외투가 팔리지 않아 의류 업계는 울상이다. 지난 여름철부터 많은 돈을 투자해 기획한 겨울 신상품에다가 업계 최고 몸값의 모델들까지 고용하며 광고에 집중했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안 팔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매출 적기를 놓쳐 할인 판매를 해야 하니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 반면,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캠핑용품과 삼겹살, 맥주 판매가 늘어 너무 좋아한다. 이렇듯 날씨는 소소한 불편을 넘어 우리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장면 #1: 미국이 대통령 선거로 뜨거웠던 2016년 9월 어느 날,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상대 후보를 앞에 두고 이야기한다. “기후변화가 중국인들이 만들어낸 사기라고 하셨는데….”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난 그렇게 주장하지 않아요.” 도널드 트럼프가 말을 끊으며 맞받아친다. 정말인지 아닌지 팩트체크를 해보자. 트위터로 대중들과 소통하는 트럼프는 4년 전인 2012년 11월6일에 분명히 이렇게 글을 남겼다. ‘지구온난화는 중국인들이 중국인들을 위해서 만든 거짓말이다.’ 2014년 1월25일에는 또 이렇게 트위
자연재난에서 가장 극적인 현상으로 태풍이 빠질 수 없다. 지진도 강력하지만 태풍은 다가오는 것이 보여서 그 어떤 자연재해 보다 긴장감을 높인다. 또한 지나가고 보면 짧지만 그 여파가 강하다. 상상을 넘는 강력한 비바람 앞에 피해의 규모나 유형 또한 예측을 불허한다. 이번에 지나간 힌남노가 또 그랬다.사건을 다시 구성해보자. 올해는 3년째 라니냐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것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지구 곳곳의 이상 기후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30년간 북서태평양에서 연간 발생하는 태풍 수는 14~36개 사이인데, 해마다 큰 차이
지구촌 여기저기가 가뭄이다. 올해 발생하고 있는 전 지구적인 가뭄은 극심한 수준이다. 양쯔강에서는 연이은 폭염과 가뭄으로 수위가 내려가 바닥에서 600년 전 불상이 드러났고, 메마른 다뉴브강에서는 2차대전 때 침몰했던 나치 전함이 발견되었다. 아주 오래된 것들도 있다. 스페인서는 무려 5천년 전 선사시대 스톤헨지 유적이 드러났다. 가뭄 덕분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유적을 찾았지만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가뜩이나 곡물 수급이 비상이었는데, 이제 전 지구적인 가뭄으로 작황이 악화되며 멀리 떨어
아직 여름이 다 가지도 않았는데, 영국에서는 벌써 기록적인 폭염으로 올 여름이 역사적인 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이 16년만에 38.7℃로 경신된 지 불과 3년만에 다시 기록이 경신된 것이다. 지난 7월19일 영국 전역에 걸쳐 30개 이상의 지역에서 이미 38.7℃를 넘어섰다. 런던을 포함한 5개 이상의 기상관측소에서는 40℃를 넘어 40.3℃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영국에서는 폭염의 강도에 따라 녹색, 황색, 주황, 적색으로 최고 4등급까지 경보를 발령하는데 7월15일 적색 등급이 사상 처음
6월 말에서 7월 말까지는 장마철이다. 장마철에는 일기예보와 상관없이 그래도 혹시 몰라서 우산을 챙기게 된다. 집안이 눅눅해 지고 구석구석 안 보이는 곳에 곰팡이가 핀다. 빨래도 잘 마르지 않지만, 그래도 요즘에는 제습기가 있어서 그나마 불편이 적어졌다. 먹는 것도 조심이다. 식중독이 잘 생겨서 물도 끓여 먹게 되고 음식도 가려먹게 된다. 오랜 경험으로 우린 몸으로 안다. 매년 되풀이 되니까.장마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지구에 해와 달이 뜨기 시작하는 태고적부터 있었을까? 한반도에서 문명이 시작되고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기록들에도
2016년 5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DC-8 항공기가 한국에 내렸다. 최대 196석까지 설치할 수 있는 대형 비행기 내부의 좌석은 죄다 뜯어내어 없었고, 처음 보는 기계 장치들과 모니터들이 사람들 대신 줄지어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왜 NASA 비행기가 미국 본토에서 한국까지 날아왔을까? 이유는 바로 미세먼지였다.한국과 미국의 과학자 500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공동연구 프로젝트인 KORUS-AQ의 서막이었다. 날아다니는 실험실이라는 별명을 가진 연구용 비행기는 다음 날부터 40여 일간 한반도 상공 곳곳을 날면서 공기를
5월이면 한반도는 서서히 폭염 발생기에 접어든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폭염 발생 일수를 보면 연평균 10일을 조금 넘는데,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는 7월 하순에서 8월 상순까지 집중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폭염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2018년의 경우 포항에서는 4월21일에 발생한 기록이 있다. 때 이른 폭염 발생이 늘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한반도의 기온상승은 특히 봄철에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봄철 기온 증가는 여름이 빨리 오는 효과를 가져 오며 결과적으로는 폭염 발생이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빌 게이츠는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두 가지 지구공학(geoengineering) 기술을 언급한다.하나는 대기 상층에 인공적으로 미세한 입자를 살포하는 방법이다. 미세먼지가 태양빛을 반사하는 특성을 활용한다. 지상에서 10㎞ 이상 올라가게 되면 구름도 사라지고 고요한 성층권이 시작되는데, 이 정도 높이에서 미세먼지를 뿌려주면 태양빛을 반사하여 지표면의 기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치 인공적으로 화산을 폭발시키는 효과와 유사하다. 과거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 사례 같이 대규모의 화산폭발은
우리가 사는 울산에서 가장 먼 곳의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한다. 1만4000㎞ 이상 떨어져 있는 남극은 호주보다 2배나 넓은 대륙으로 대부분이 빙하로 덮여있다. 겹겹이 쌓인 눈으로 결정화된 얼음층은 해수면으로부터 2㎞ 이상으로 치솟아 있어 영남알프스의 산들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땅을 덮고 있는 얼음 면적이 5만㎢를 넘으면 빙상(ice sheet)으로 부르는데, 남극빙상은 지구에서 가장 큰 얼음 덩어리이다. 남극빙상이 확장되며 대륙의 경계를 넘어 바다에 떠 있는 부분을 빙붕(ice shelf)으로 부른다.빙붕은 기후변화에 있어서 매
재작년 울산시 울주군 웅촌의 한 야산에서 시작된 큰 불로 다들 놀랐던 기억이 있다. 시작은 오후 2시경이었는데 금방 진화될 줄 알았던 불은 밤을 넘기며 21시간 넘게 임야 519ha를 태우고야 끝이 났다. 재산피해는 280억원 규모였고, 진화 과정에서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했으며 인근 마을 주민 수천명이 대피하는 큰 피해를 냈다. 2013년 3월에도 언양·상북 일원에서 큰 불이 났는데 거의 9년이 되어 가지만 예전의 풍성했던 숲을 찾아보기 어렵다. 울산의 산불들은 왜 일어났을까?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산불의 대부분은 입산자 실화나 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