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울산 남구 옥동 문수컨벤션 지하 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4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는 당선작가와 심사위원, 지역 기관장, 문인 등 100여명이 참석해 등단의 기쁨을 맞은 신인들을 축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본보 신춘문예가 해를 거듭할수록 공정성과 객관성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당선작의 수준 또한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이날 행사는 심사 경과보고, 5명 수상자에 대한 상패와 상금 전달식, 축사, 수상자 소감 발표, 시 부문 당선작 낭송, 기념촬영, 만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올해 본보 신춘문예 당선자는 서울·
2024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5명의 당선자와 심사위원, 지역 문인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울산 남구 옥동 문수컨벤션 지하 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렸다. 울산시와 S-OIL, BNK경남은행 등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이채익 국회의원, 이상봉 울산 경남은행 부행장, 오형철 S-OIL 대외업무팀장, 이희석 울산예총 회장 등이 참석해 수상을 축하했다. 엄주호 본사 대표이사는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울산 유일의 신인작가 등용문인 본보 신춘문예에서 신인작가로 등단한 수상자에 우선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된 뒤에도 예술가로 남을 수 있는가이다’라는 멋진 말을 남긴 이는 피카소다. 그는 아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데 40년이 걸렸다고도 했다. 즉, 동심으로서의 회귀가 상상력의 회복이요 창조의 발원이라는 고백이다.본심에 올라온 10명의 작품 36편을 읽는데 왜 이 말이 문득 떠올랐을까. 대부분의 동시에서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이 어른거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생생한 동심은 찾아보기 드물고, 흔한 소재와 뻔한 내용을 낡은 표현으로 느슨하게 풀어낸 작품들은 너무 많아서.그래도 시차를 두고
채렴을 읽다 - 문윤정옮겨 든 바다가 무자맥질 숨길 풀 때불볕 터진 하, 목마름 온몸에 두른 염전치열한 역류의 물결 부서지고 고이면서견디는 망막에 아린 결정체 되새김할까?바람살에 서럽도록 들썩이며 얽힌 속내짓물러 뒤챈 상처가 순백의 꽃 피우고허공 짚고 쏟아지는 잔별들 획을 긋고도돌이표 궤도 따라 흰 뼈대로 추스른 허기오랜 날 매인 가래질, 짜디짜게 길들여진 채절인 몸피 버석대는 늙은 염부 그 한 생애윤기 도는 짠맛 세상 혀끝 절로 사로잡고지나도 또렷이 남는 길 소금처럼 반짝인다*채렴: 염전에 잔뜩 깔린 소금을 모아 야적장에 옮기는
솟아오른 지하 - 황주현몇 겹 속에 갇히면그곳이 지하가 된다4시 25분의 지상이 감쪽같이 4시 26분의 지하에 세상의 빛을 넘겨주는 일, 언제부터 서서히 시작되었을까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아주 천천히 지상의 지하화가 도모되었을까 땅을 판 적도 없는데 다급한 말소리들은 지표면 위쪽에들 있다 조금 전의 당신의 양손과 두 볼이, 주름의 표정과 웃음이, 켜켜이 쌓인 말들이 들춰지고 있다 기억과 어둠이 뒤섞인 지상은 점점 잠의 늪으로 빠져드는데 누구도 이 어둠의 깊이를 짐작할 수 없다몸이 몸을 옥죄고 있다 칠 층이 무너지고 십오 층이 무너졌
2분 59초 - 김민영세상은 악수가 금지되었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였다.한동안 혜성은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었다.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은 처음 만나면 손을 잡고 인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긴 궁금증이었다. 인사의 이름은 악수. 악수엔 생명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 특별한 게 있었던 걸까? 당시 의학 기술 정도라면 악수를 통해 병균이 전염된다는 걸 알았을 텐데 말이다.며칠 후, 혜성은 스스로 답을 찾았다. 금지된 악수를 하게 되고, 꿈꾸는 사람이 되었으니까.처음으로 혜성이가 악수하게 된 이유는 배가 고파서였다. 그날따라
1.졸린 눈을 비비며 커튼을 걷는다.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창가에서 거리를 바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집에 살았다. 반지하인 데에다 창 바로 앞에 커다란 건물이 있어 해를 완전히 가리는 구조였다. 하지만 새로 이사 온 집은 옆 건물과 널찍이 떨어져 있는 필로티 구조의 빌라인지라 해가 뜨면 커튼이 필요할 정도로 집 안 가득 햇살이 쏟아진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숨을 크게 들이쉰다. 오늘은 내게 특별한 날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채식상어 - 김유경 등장인물: 마리아(여·40대) 노블레스클럽 ‘퀸’ 회장 소원(여·17세) 희숙(여·30대) 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세미(여·40대) 노블레스클럽 “퀸” 회원 시간: 현재 공간: 자연사박물관 로비 무대: 자연사박물관의 로비와 바깥이 보이는 문이 있다. 로비에는 박제가 된 백상아리가 전시되어 있다. 무대 중앙에 흰 테이블이 놓여있고 3개의 의자가 놓여있다. 박제가 된 죽은 백상아리의 모습과 고급스러운 만찬 테이블이 죽음과 삶의 대조를 이룬다. 1장 마리아, 세미, 희숙이 등장해서 테이블에 앉는다. 소원, 물에 젖은
2024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5개 부문 당선작이 확정됐다. 동시 부문에서는 아쉽게도 당선작을 찾지 못했다.당선작은 △단편소설에 오승경(서울)의 ‘마리모’ △시에 황주현(경기 수원)의 ‘솟아오른 지하’ △시조에 문윤정(경기 평택)의 ‘채렴을 읽다’ △동화에 김민영(충남 천안)의 ‘2분 59초’ △희곡에 김유경(서울)의 ‘채식상어’다.당선자들은 ‘고향서 등단 소식에 기쁘고, 무해한 글 오래 쓸 것’(오승경), ‘황홀한 불면을 당분간 즐기고 싶다’(황주현), ‘꿋꿋하게 살아가며 치열하게 글 쓸 것’(문윤정), ‘포기하지 않았더니 찾아온
2024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총 836명이 2799편을 응모했다. 이 가운데 56명의 128편이 최종 당선작을 가리는 본심에 올려진다. 본사는 이달 중 엄정한 본심을 거쳐 부문별 최종 당선작을 확정한다.올해 상반기 정부의 코로나 위기 경보 하향 조치를 비롯해 사실상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서 지난해 695명이 2205편을 접수했던 것에 비해 응모자와 응모편 수도 훌쩍 늘었다. 이에 특정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를 선택한 작품도 눈에 띄었다.지난 2일 본사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예비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소재를 선택해 신춘에
18일 울산 남구 무거동 문수컨벤션에서 열린 2023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는 당선작가와 심사위원, 지역 기관장, 문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등단의 기쁨을 맞은 신인들을 축하했다.이날 참석자들은 경상일보 신춘문예가 해를 거듭할수록 공정성과 객관성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당선작의 수준 또한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이날 행사는 경과보고, 6명 수상자에 대한 상패와 상금 전달식, 내빈들의 축사, 수상자들의 소감 발표, 시 부문 당선작 낭송, 기념촬영, 만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올해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중 울산 연고자
2023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6명의 당선자와 심사위원, 지역 문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울산문수컨벤션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렸다.울산시와 S-OIL, BNK경남은행 등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서정욱 울산시 행정부시장,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이영백 S-OIL 부사장, 이상봉 경남은행 울산본부장, 이희석 울산예총 회장, 고문구 울산남구문화원장, 이시향 울산아동문학회장 등이 참석해 수상을 축하했다.엄주호 본사 대표이사는 “신춘문예는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 등단의 결실을
2023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오는 18일 오후 4시 울산 남구 옥동 문수컨벤션 지하 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다.시상식에서는 단편소설 당선자 이혜정(대전)씨가 상패와 상금 500만원을, 시 당선자 김현주(제주)씨, 시조 당선자 김미진(경기 시흥), 희곡 당선자 이예본(서울)씨가 상패와 상금 300만원을 각각 받게 된다.아동문학에서는 동화 당선자 이미주씨와 동시 당선자 정용채씨가 상패와 상금 200만원을 각각 받는다.올해 본심은 김인숙(단편소설), 유성호(시), 문무학(시조), 선욱현(희곡), 정영애(동화), 공재동(동시)
허공에 그물 던지던 아버지는 어부였다명주실로 목숨 기워 물살을 끌어당기면나선형 하늘이 깨져금 간 꿈이 만져졌다숨비소리 들려주던 어머니 먼저 보내고날마다 내장 뽑아 벼랑에 오를 때면바다에 뜬 집 하나가위태롭게 흔들렸다 투망질을 할수록 세상은 징소리 같아지나는 바람까지 물고 있는 지독한 허기불안을 걸어둔 허공자식들이 끈적인다투명한 줄을 엮어 수의 짜던 아버지시린 생이 뜬 바다는 팽팽하고 가파른데새벽녘 거미줄에 걸린저 금빛 이슬 한 방울[당선소감] 시조 - 김미진'복시로 힘들때 베토벤 생각하며 마음 다잡아'안개에 눈이 찔린 적이 있다.
올라가는 것을 동경한 적이 있나요덜컥 파랗던 하늘이 정지 영상으로 멈추기 직전까지가장 먼 곳을 밟기 바로 전힘차게 발을 뻗는 것과마음을 멀리 두는 건 또 다른 일이라어디를 향해 올라가는지 물어본 적이 없어요롤러코스터와 대관람차를 탈 때목적지를 묻지 않는 것처럼오래전 죽은 나무로 만든시소 위에 앉아서 말이에요놀이터는 높이에 묶인 유배지멀리 떠나지 못한 놀이들이 박혀 있어요아이들은 숲보다 낮은 그네를 타고얕은 철봉을 돌아 둥글게 떨어져 내리죠눈이 없는 기린과 입 벌린 녹색의 악어 사이차가운 높낮이로 기울어지는 그림자 속에서도물이 흐르고
고양이 한 마리풀숲에 누우며 말했어요.- 생각보다 포근한걸.엉겁결에 눌린 풀잎도조용히 생각했지요.- 이 아인 보기보다 얌전하네.한참을 그렇게 둘은누르고 눌린 자세로 있었습니다.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난고양이가 중얼거렸지요- 이런, 이런!이거 나만 생각했는걸.떠나는 고양이를 보며풀은 생각에 잠겼어요.- 누군가의 쉴 자리가 되어주는 건참 멋진 일이야.고양이가 앉았던 자리오래도록 남아있는 온기누구의 것일까요?[당선소감]동시 - 정용채오랜 기다림 끝 눈발처럼 날아든 기쁜 소식그런 날이 있다. 뭐든 내리는 날,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뭐든 공
“쿵쿵!”거친 북소리가 귀에 또렷이 달려들었다. 나는 눈을 비비며 시간을 확인했다. 맙소사. 아침 일곱 시였다. 내 얼굴이 종잇장처럼 구겨졌다.“제발 북 좀 그만 쳐요.”랩을 좋아하는 내가 북소리를 듣는 건 힘든 일이다. 코코아를 좋아하는 내가 쌍화차를 마셔야 한다는 느낌이랄까.“너도 한 번 쳐봐. 꽉 막힌 속이 뻥 뚫려.”할아버지는 북을 힘껏 두드리며 몸을 흔들거렸다. 나는 뭉그적대다가 일어나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나는 랩으로 투덜거리며 집을 나섰다.“내가 가는 길은 꼬불꼬불해♪, 내 마음도 울퉁불퉁해♬.”학교가 보이는 순간 배
벌써 여름이 와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오전인데도 볕이 뜨거웠다. 나는 카페에 앉아서 유리창 밖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나무 잎사귀와 들풀, 햇빛이 한데 어룽지며 뒤섞였다. 때 이른 열기와 오월의 서늘한 바람이 어우러져 흔들렸다. 그곳은 초록으로 소용돌이치는 출구 같았다. 움직이고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고여 있는 건 질색이었다. 흔들리고, 멈추고, 흔들리고, 멈추고. 언제까지나 그걸 바라볼 수 있겠다 싶었다. 아이스 카페라떼는 이미 다 마시고 호두와플도 남김없이 먹어버렸지만 그렇게 한참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카페가 위
◆ 등장인물지하의 인물 = 선현, 세환 / 지상의 인물 = 희신, 해수무대상수를 지상의 공간으로, 하수를 지하의 공간으로 설정한다.세환과 선현을 원형 조명이 둘러싸고, 인물들은 조명 내에서만 움직인다.삽질을 할수록 원형이 커진다.땅 파는 소리가 들린다.세환: (가쁜 숨소리와 함께) 잘 돼가?선현, 헤드셋을 낀 탓에 세환의 말을 듣지 못한다.세환: (이전보다 조금 더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잘 되어 가냐고.선현, 여전히 세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세환: (선현의 어깨를 치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선현: (헤드셋 한쪽을 내린다) 글
2023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6개 부문 당선작이 확정됐다. 당선작은 △단편소설에 이혜정(대전)의 ‘피비’ △시에 김현주(제주)의 ‘시소’ △시조에 김미진(경기 시흥)의 ‘염낭거미’ △동화에 이미주(대구)의 ‘동네북’ △동시에 정용채(경기 안양)의 ‘풀숲에 고양이’ △희곡에 이예본(서울)의 ‘두더지 떼’다. 당선자들은 ‘소설에 다정한 빛 담아 매일 쓸 것’(이혜정), ‘지치지 않고 온몸으로 쓰는 사람 될 것’(김현주), ‘베토벤을 생각하며 마음 다잡아’(김미진), ‘동화의 숲에 뿌리 깊은 작가 될 터’(이미주), ‘오랜 기다림 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