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남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또 선택을 받아야 하는 일들이 많다. 지식이나 정보를 지면으로 평가받기도 하고 직접 말로써 평가받기도 한다. 얼굴을 맞대 말로써 직접 평가받는 것을 우리는 ‘면접’이라 한다. 면접을 잘 보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운명이 달라지기도 한다.면접은 말하기로 평가하는 평가 방법의 하나다. 따라서 면접 담화 구조는 평가와 말하기라는 두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평가는 내용이고 말하기는 방법이다. 그래서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내용인 지식과 정보를 먼저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은
2500년 전부터 우리에게 경전처럼 읽혀 온 논어 첫 장 둘째 구절에 ‘친구가 먼 길에서 왔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는 말이 나온다. 책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이니 그만큼 중요한 말이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소꿉친구부터 초중고등 대학과 사회에서 수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또 새로운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간다. 불현듯 친구가 찾아왔을 때 신발을 거꾸로 신고 뛰어나올 만큼 친한 친구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나도 그렇게 해 줄 친구는 있을까.친구 사이의 말하기에 대한 가르침은 논어에서 잘 제시하고 있다. 친구는 유익한 친구가
세월이 참으로 빠르다. 국립 사범대에 입학해 대학을 졸업하고 중등과 대학에서 사십 년 넘게 교직에 있다가 퇴직한 지 이 년 반이 지났다. 학교를 떠나보니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귀한 자리인지 새삼 알게 됐다. 공자의 군자 삼락 중 세 번째가 제자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라 했다(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눈이 초롱하고 천진난만한 학생들 앞에 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즐겁고 감사한 일인가.교사는 말로 살아가는 직업이다. 교사의 말은 어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학생에게 큰 영향을 준다. 교사가 무심코 한 말이 학
과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상상할 수도 없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 중 인간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것 중 하나가 문자와 전화, 영상 매체와 같은 의사소통 방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어떻게 소리와 사진이나 동영상이 아무런 연결 고리도 없는데 상대에게 그대로 전달될까.전화는 사람을 보지 않고 음성으로 상대와 의사소통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전화 말하기는 맞보면서(대면) 하는 말하기와는 다른 독특한 특성이 있다. 맞보면서 말할 때는 다양한 표정과 몸짓 등으로 상대의 자세한 감정
우리나라의 진료시간은 OECD 평균 16분30초의 4분의 1도 안 되는 4분 초반 대라고 한다. 예약을 잡기도 어렵지만 어렵사리 예약을 하고서도 진료를 받기 위해 먼 지방에서 힘들게 올라가서 의사와 면담하는 시간은 기껏 3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겁 먹은 아이처럼 의사 앞에 앉았지만 의사의 말은 한없이 투명하고 성의가 없어 보인다. 이것이 안타까운 우리 의료 현실이다.담화 갈래(장르)는 교실 담화, 법원 담화, 상담 담화, 상거래 담화, 협상 담화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갈래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자기 앞에 놓인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간다. 개인의 문제부터 크고 작은 조직과 국가 정책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의 지혜를 빌려야 할 때가 많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말하기에는 토론, 토의, 회의 등이 있다. 유대인은 일찍이 하브루타라는 토론 교육으로 창의적 발상과 최선의 지혜를 끌어내는 방법을 익혀왔다. 토론이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며 토론을 통해서 논리적, 비판적 사고를 길러 준다는 것도 일찍이 알았던 것이다.우리나라 교육은 지금
태초에 인간이 말을 만들 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아마도 남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할 때나 무엇을 하게 시키는 경우가 아닌가 한다. 말이 가지고 있는 요청과 명령의 구실이 인간의 의사소통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요청과 명령은 모두 말할이(화자)가 들을이(청자)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 말하기’다.그런데 인간은 지극히 존엄한 존재이기 때문에 군대와 같은 상명하복의 특수한 조직이 아닌 한 그 누구든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을 함부로, 일방적으로 명령하거나 강제할 수 없다. 단지 그렇게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그걸 하늘에
우리는 세상을 살다 보면 수많은 문제들을 겪게 되고 또 그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 모든 문제들을 자기가 뜻한 대로 술술 잘 풀리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게 우리 마음대로 풀리지만은 않는다. 때론 서로 이해가 부딪치고 갈등이 생겨 힘들어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말하기가 바로 ‘협상 말하기’이다.협상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이 어떤 목적을 위해 상대와 나누는 상호교섭 행위다. 그리고 협상의 궁극적 목적은 협상자 서로가 손해는 최소화하고 이익은 최대화
세상에 대상을 부르는 이름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예컨대 손주란 말이 없다면 남에게 손주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 상상할 수 없이 불편할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지혜롭게도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 모든 존재 대상에 이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그 중 사람을 부르는 말을 호칭이라 한다. 호칭에는 부름말과 걸림말이 있다. 삼촌이 걸림말(관계말)이라면 작은(큰) 아버지는 부름말이 된다. 그리고 호칭에는 친족끼리 사용하는 가정 호칭이 있다면 사회에서 부르는 사회 호칭이 있다. 우리는 농경사회 대가족에서 산업사회의 핵가족으로 되면서 가족이
우리가 살다 보면 자기를 남에게 소개해야 할 때가 많다. 어떻게 하면 자기를 남들에게 잘 소개해 그들에게 보다 더 좋은 인상을 주면서 그들의 기억에 오래 남게 할 수 있을까.자기의 정보를 남에게 알리는 말하기를 소개하는 말하기라 한다. 남에게 자기를 잘 소개해 사회적으로 크게 도움을 받는 인연을 맺기도 하고 친교적 관계를 잘해 좋은 만남으로 평생 살아갈 수도 있다. 따라서 소개 말하기는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소개 말하기가 무슨 특별히 정해진 말법은 없다고 할지라도 소개하는 목적을 잘 생각해 보면 나름 틀은 있다. 소개한다는 것
5월은 이런저런 행사가 많은 가족의 달이다. 그 가운데 처음 만나는 날이 어린이날이다. 요즘처럼 어린이가 귀한 시대가 또 언제 있었는가. 그만큼 귀한 우리 어린이를 잘 키워야 한다.아이를 낳아 길러 본 부모라면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가 말을 배울 때 쯤 왜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늦을까 하고 애를 태워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학자들은 아이가 신체와 정신적으로 큰 이상이 없다면 말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깨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애들마다 말깨치의 속도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말이 좀
지금부터 까마득한 근 2500년 전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하고 말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을 따름이다”라 했고, 증자는 공자의 애제자 안회를 칭찬하면서 “그는 유능하면서 무능한 사람에게 물어보고 많이 알면서 적게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며~”라고 했다. 겸손한 자세로 끊임없이 물으라는 엄중한 가르침이다.나는 지금까지 사십 년 넘게 선생으로 살아오면서 늘 안타깝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교육 중에서 최고의 교수법이 문답법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듣기 좋은 말 하나를 고르라면 서슴없이 ‘감사하다’나 ‘고맙다’라는 말을 들고 싶다.인간은 너무나 나약해 혼자 살아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일찍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란 뜻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간다는 말과 같다. 누구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자연에서부터 부모형제, 멀고 가까운 사람들의 손길 하나하나가 모두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따뜻한 햇살이 그렇고, 물 한 방울이 그렇고, 숨 쉴 수
대학에서 말하기 강의를 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보여 주는 영화 한 편이 있었다. 2010년에 개봉한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란 영화다. 2011년 여러 영화상을 휩쓸었으며 7개의 골든 글로브상을 받은 영화로 연설 때마다 말을 더듬는 영국 왕 조지 6세의 언어치료 과정을 담은 내용이다.연설은 한 사람이 대중들에게 자기의 주장을 펼치고 감동을 주고 설득하는 화법이다. 따라서 넓은 공간과 불특정다수에게 하는 말하기란 특수성을 가진다. 연설은 웅변술과 수사학과 함께 기원전 로마시대를 거쳐 중세 유럽의 대표적인 말하기의 하나였다. 세계
우리는 평생 수없이 많은 잘못을 하면서 살아간다. 또 그때마다 사과하고 후회하고 상대로부터 용서받으며 더불어 살아간다.사과 말하기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에게 자기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용서를 바람으로써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깔려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통해 피해 본 상대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보상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적 화법이다. 그리고 사과(謝過) 말하기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이 뒤따르게 되며 또 자신의 체면과 자존감에 상처를 준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억나는 일들이 수없이 많지만 인사하면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인사를 나누지 않는 사람이고 한 사람은 그 반대로 모범적으로 인사를 잘하는 교수다.인사를 나누지 않는 사람은 같은 단과대학에 근무했던 사람이었는데 나와 함께 학장 선거에 출마한 뒤로 나와 인사 나누지 않는 사이가 돼 버린 교수다. 그래도 나는 이전처럼 그를 만날 때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지만 끝내 그는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그 일을 생각하면 혹 내 잘못인가 싶기도 해 지금도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다. 또 한 교수는
우리 인간은 평생 동안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기(수용)도 하고 버리기(거절)도 하면서 살아간다. 즉, 순간 순간 취사선택의 연속으로 살아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그 선택과 버림이 가벼운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만큼 중요한 경우도 있다.얼마 전 일이다. 나는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어떤 모임에 가입 권유를 받았다. 나를 위한 제안으로 추천까지 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며칠을 생각한 끝에 그 제안을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더구나 추천하신 분은
갑진년 용의 해가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나고 있다.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와 건강을 기원하는 바람이 줄을 잇는다. 참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누가 나에게 복을 줄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불가에서는 복을 많이 받으라는 말보다 복을 많이 지으라는 작복(作福)이란 말을 자주 쓴다. 자기 복은 자기가 지은 만큼 받는다는 것이 불교의 기본 교리인 연기이고 인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을 짓기 위해서는 선업을 지어야 한다고 한다. 자업자득이란 말과 같다.업(業)에는 신구의(身口意) 삼업이 있다. 몸으로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어찌 한 둘이겠는가마는 그 중 후회되는 일 하나를 들라면 내 자녀가 한창 자랄 때 아버지로서 칭찬하는 말을 더 많이 못했던 것이다. 내가 나의 아버지에게 배운 것처럼, 경상도의 무뚝뚝한 여느 남자들처럼 사랑을 가슴으로 안고만 있었을 뿐 칭찬말을 하는 데 인색했다. 내 욕심이 앞서 칭찬보다 꾸짖음이 더 많았고, 남과 비교하면서 자녀들을 닦달했었다. 때론 칭찬할 일이 있었을 때에도 그냥 침묵했거나 지나가는 말 한 마디만 무심코 던졌을 뿐이었다. 나의 삶에 눈이 어두워 좀더 많이 안아 주지 못했고, 더
말을 잘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 역사이래 지금까지 예수, 붓타, 공자 등 수많은 종교 선지자를 비롯해 선지식인 그리고 학자들까지 이 말하기 가르침에 대해 한 마디씩 해 왔다. 그것은 말하기가 인간의 삶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도 되고 어렵다는 뜻도 된다.그 수많은 가르침들의 대전제는 한 마디로 말을 보면 말하는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과 말이 사람의 행과 불행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그들의 가르침 가운데 하나는 말로 사람에게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운동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