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어느덧 열흘 남짓하게 남은 가운데, 모든 전시 일정도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미술산책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전시는 지역의 관광과 관련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전시다. 울산시 북구는 북구에 위치한 ‘일곱 개의 나지막한 산과 12개소’의 가볼만한 곳으로 ‘일곱만디와 12경’을 북구의 관광명소로 지정했다.지자체마다 관광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실행하고 있다. 울주군은 울주지역에 있는 9개의 산봉우리를 완등하면 기념 은메달을 증정했고, 완등 기념품을 가지고 싶어서 실제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울주의 산
다양한 매체의 활용으로 유연하게 장르를 넘나들면서, 미술의 범위는 더욱 확장되고 장르를 구분 짓고자 하는 노력은 극히 드문 일이 되었다. 크고 작게 변화하면서 대하는 다양한 작품들 중 어떤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을 주기도 하고, 또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읽기 힘든 작품들이 마냥 피곤하다.미술전공자들이라고 다 이해하거나 작품관람이 항상 즐거운 일은 아니다. 보기 편한 작품이나, 보면 편해지는 작품들이 때로는 그립기도 하다. 미디어 매체나 설치, 컴퓨터 사운드 작업 그런 것 말고. 열심히 화가의 손을 움직여
국내 예술가들과의 뜨거운 경쟁을 통해 선정된 레지던시 소속 작가들의 전시는 입주가 힘든 만큼이나 결과보고전시가 매년 미술관급 전시를 방불케 한다. 실제로 울산시립미술관 젊은 작가들의 포트폴리오 리뷰에는 지역의 레지던시를 거쳐 간 작가들의 선정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2023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의 결과보고전시가 스타트 되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북구 중리11길2)는 김귤이 작가의 보고전 ‘대충살자.jpg’가 진행되고 있다. 영상작품 ‘김귤이씨(33)의 변명, 2023, 단채널 영상, 0
다가오는 추석 긴 연휴를 활용해 가족들과 나들이 겸 관람하기 좋은 전시 하나를 추천하고 싶다. 바로 ‘행복을 그리는 작가’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에바 알머슨(1969~) 특별전 ‘Andando’다. 대전엑스포에서의 전시를 마치고 오는 9월21일부터 부산 영도의 복합문화공간 ‘피아크 P.ARK (부산시 영도구 해양로195번길 180) 2~3층에서 개최된다. 그녀의 작품은 코카콜라 CF광고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우도에서 그린 해녀 그림이 2016년 고희영 감독의 영화 ‘물숨’을 통해 소개되기도
도서관은 더 이상 책을 읽고 빌리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재미있는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지역예술가들 그림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책 원본그림을 어떻게 디스플레이 할까 고민하다가 울산도서관을 방문해 ‘북유럽 일러스트레이션전’을 관람한 적이 있다.울산도서관이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진행하는 ‘별난책 이야기’ 기획전. 이 전시는 현대미술가 4인의 예술작품이 전시된다. 이미 2018년에 ‘책의 해’를 맞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같은 전시가 진행된 바 있다.
곧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어린이를 둔 가정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과 함께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플랜을 짜게 될 것이다.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물놀이, 모자란 부분의 보충학습도 플랜의 일부이다. 문화와 역사체험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경주로 가면 된다. 신라시대의 사람과 동물을 주제로 하는 놀이와 체험을 이어가는 특별전 ‘시끌벅적 신라 동물 친구들’(6.1~10.22)가 경주국립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다.특별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든든 동물들의 지킴이 활동’이라는 체험공간이 나온다. 신라시대 불교가 전해지면
미술의 영역 안에서도 형태나 방법에 따라 회화 조각 판화 설치 미디어아트 뿐만 아니라 미술사 같은 이론의 영역 등으로도 나눌 수 있고, 회화 안에서는 또 수채화 유화 수묵화처럼 작업 하는 재료로 나눌 수 있다. 작업의 주제에 따라서도 산수화, 풍경화, 민중미술그림 등으로 나뉠 수 있다.이윤엽 작가는 장르로는 판화, 그 중에서도 재료는 목판을 사용해 노동자나 농민을 비롯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주제로 담아내고 있어 ‘노동미술가’로도 불린다. 조선시대에는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담은 자유분방한 그림들을 생활화 또는 민화라고 불렀다. 그
예술문화를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코로나19는 문화가 생활권역 안으로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시기를 더욱 빠르게 당겼던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슬세권’ 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슬리퍼를 끌고 갈 수 있는 권역’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해결하고 있다. 중심가로 향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느끼면서 동네에 작은 가게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예술작품도 갤러리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곳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출퇴근하면서 혹은 등하교 하면서 쉽게 들락거릴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장 줄리앙: 여전히, 거기 (Jean Jullien: Still, There)’ 전시회가 서울 동대문 DDP전시를 마치고, 경주 우양미술관에서 지난달 3월3일부터 10월15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전시기간이 아직 길게 남아있지만 모든 세대가 좋아할 만한 작품이 가득하고 곧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나들이 하기 좋아 특별히 추천하고 싶다. 아트상품은 특별한 사람들에게의 선물로도 더할 나위 없다.전시는 미술관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시작이 된다. 거대한 작품집이 세워져있어 그대로 포토존이 된다. 미술관 내부를 들어서면 장 줄리앙의
지난 주말 명동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동안 다니지 못했던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처럼 보였다. 울산에도 미디어를 컨셉으로 하는 시립미술관이 있지만, 도쿄를 여행한다면 꼭 들러보아야 할 전시장이 있다. 미디어 예술과 테크놀리지 그리고 관객의 관계를 너무 잘 보여주고 있고, 예술작품이 관광명소가 되는 좋은 예다. 팀랩플래닛 TOKYO DMM.‘팀랩(Teamlab)’은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 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아트컬렉티브다. 최근에는 장르
‘세기의 기증’이라는 이슈를 일으킨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 ‘2만3000여점’은 국립중앙박물관를 비롯해 화가가 주로 활동했던 지역의 공공미술관으로 기부됐다. 그 작품들로 전국 순회전이 시작되자 이건희 컬렉션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예약 전쟁은 서울뿐 아니라 광주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도 어마했다. 울산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이 지난주 오픈과 동시에 2월 온라인 예약이 이미 끝났다.울산전에서는 100여 점이 선보인다. 관람객들의 리뷰를 보면 이인성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등 서양화 화가들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것에 비해, 변관식
겨울방학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생활을 찾고 있다면,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니엘 뷔렌(Daniel Buren) 전시를 추천한다. 다니엘 뷔렌은 미국, 유럽 등 60여 개 국에서 전시를 열고 있는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뷔렌은 작업 초기에는 원형과 줄무늬를 조합하며 작업의 간결성을 방법론적으로 구축해 나갔고, 작품을 수용하는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인-시튜’(In-situ, 라틴어로 제자리에 혹은 본래의 장소)라는 개념을 고안했는데,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티브가 됐다. 뷔렌에게 있어 인-시튜는 특정
기록의 힘은 ‘기억의 지난 후에도 다시 불러 반복적으로 재인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을 제대로 기록하는 것은 곧 역사를 바르게 쓰는 것이 된다. 기록연구는 문화적·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것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으로 이어져야한다.원자력이 가까이 위치한 울주군 서생면의 나사리 일대는 향후 10년 이내로 어업이 종료된다. 나사리를 평생 삶의 터전으로 살아 온 실버세대들의 이야기를 지금 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울주군이 사라져 가는 마을들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훗날 지역사에 큰 힘으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상주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작고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지는 세면대로 눈길을 돌렸다. 물감접시를 씻는 노란 그물 수세미에서 지네 한 마리가 긴 몸통과 함께 많은 다리들을 앞뒤 차례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리가 많은 벌레는 보통 다른 벌레보다 몇 배로 징그럽고 혐오스럽게 느껴진다. 반복되는 다리와 그 움직임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영화에서도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괴물들은 항상 다리가 많다. 징그러우면서도 지네의 색은 감탄할 정도였다. 등껍질이라 해야 할까. 보기에 딱딱하고 동그란 등
바이러스감염으로 온 세계가 비상상황에 처해졌을 때 예술작품이라는 것은 관심 밖의 세상에 있었다. 최지선 작가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예술작업에 대한 허무함과 함께 생산적이지 못한 인간이 된 것 같은 자괴감에 빠졌다. 전시장 문이 닫혔지만 공모사업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예술활동을 지속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 작가는 사회가 정의하는 생산적인 가치에 부합하려면 어떤 예술작업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손이 찍힌 2점의 작품. 얼핏 조각 작품 같아 보인다. 면면이 따지자면 사진을 부조로 만든 작품이다. 10호가 될 듯 말듯
시각예술작가그룹 MM(Mix Media)이 REALITY(레알리티)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참여작가는 곽은지, 김현, 박소현, 이우수이다.이 전시는 팬데믹 상황으로 오프라인 전시가 중단되고 온라인상의 시스템이 급격히 활발해지면서 생긴 시각예술가의 고민들을 주제로 삼고 있다. 온라인 전시는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해소시켜주는 큰 장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오프라인 전시현장에서만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디테일하게 보여 주고 싶은 부분까지는 보여주지 못한다. 작가들은 카메라의 시선(기계적
울산지역에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프로그램들 중에는 문화센터나 학원 등 대중적인 장소에서 접하기 힘든 특화프로그램들이 있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나 지역의 특정한 소재로 시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창작품을 만들고 발표를 가지는 프로그램도 있다. 크고 작은 여러 공간에서 단기간 혹은 장기로 이루어지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의 정보를 모든 시민이 공유하기란 쉽지 않다. SNS 등 온라인을 통한 홍보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좋은 홍보방법이 될 수 있지만 실버세대들에까지 전달되
작가는 여러 국가를 여행하며 작품의 모델이 될 지역여성들과 함께 장을 본다. 여성들이 선택한 현지 요리의 재료를 결합하여 ‘총’을 만든다. ‘총기’를 들고 ‘총격사건’이 연출된 장면을 작품사진으로 남긴 후, ‘총’은 본래의 ‘채소와 갖가지 식자재’의 상태로 해체한다. 해체된 식자재들은 조리과정을 거쳐 그 나라 고유의 음식이 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다. 전투 장면의 패러디는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 평범하고 상호 작용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오자와 츠요시(1965~)의 작품 ‘채소무기’(vegetable
시각예술가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울산 내에 상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외부 작가는 한 해 15명 정도다. 작가들의 작품은 거주하는 환경에 따라 당연히 변화한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진이나 영상매체의 경우 더욱 직접적이다. 교류전시나 행사 등으로 외부에서 작가들이 울산에 오면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이 거대한 공업단지의 풍경이다. 공업도시의 이미지만 생각하다가 산과 강 바다 등의 자연환경을 보고 사뭇 놀라곤 하지만. 투어장소로 빠질 수 없는 곳은 당연 공단풍경이다.장우진 작가는
2015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 공간이 절실한 지방도시가 공공 유휴공간을 이용해 작은미술관을 조성,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로인해 공공 유휴공간이 작은미술관으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기존 공공전시장이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활성화를 모색하기도 한다.올해는 전국적으로 3개의 작은미술관이 새로 조성됐고, 8개의 작은미술관이 활성화지원 대상이 됐다. 총 11개의 작은미술관이 운영·지원되는데, 그 중 2개의 작은미술관이 울산에 있다. 소금나루 작은미술관(4년차)과 장생포고래로131 작은미술관(3년차)이 그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