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기다. ‘산업수도 울산’은 이제 2차산업, 그것도 생산시설만 남은 공장단지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윤석열 대통령이 ‘투자특국’을 선언하면서 15일 국가첨단산업육성전략을 내놓았다. 반도체·미래차·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로봇 등 6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 15개 도시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2026년까지 550조원의 민간투자가 이뤄진다. 그런데 국가산단을 조성할 15개 도시에 울산은 없다.550조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300조원은 수도권 용인에 쏟아붓는다. 기흥·화성과 평택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두고
는 개봉 10일차에 6만명이 관람했다. 인디영화로서는 꽤 좋은 성적표다. 지난해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폐막작으로 먼저 공개됐고 지금 국내 상영 중이다. 줄거리는 2017년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동통신사 콜센터 현장실습 여고생이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영화에서 주인공 소희는 직업계고 3학년 학생이다. 담임이 대기업 사무직이라며 추천한 통신회사 콜센터에 실습을 나간다. ‘해지방어팀’에서 날마다 감정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지만 담임도 부모도 그의 하소연을 외면한다. 활달한 성격에 춤추기
전망타워는 높은 곳에 올라가 멀리 내려다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인공시설물이다. 근래 들어 전국 지자체들이 이 같은 조망(眺望)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곳곳에 전망대(展望臺)를 설치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전망대가 하나같이 지나치게 크거나 높기만 해서 보기에도 부담스럽다. 마치 자연그대로인양 자연 속에 숨어드는 정자를 지어 조망의 욕구를 충족했던 선조의 지혜는 어디로 갔는지,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울산에서도 남산에 전망대와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울산시는 2023년 당초예산에
‘역사는 반복된다(History repeats itself)’는 서양속담은 틀리지 않다.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를 마친 2008년, 민선6기 지방선거를 끝낸 2014년, 그리고 2022년 민선8기 지방선거 후 울산의 정치적 상황이 엇비슷하다. 한나라당-새누리당-국민의힘으로 당명만 바뀌었을 뿐, 국회와 단체장 할 것 없이 보수정권인 국민의힘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국회의원은 북구 1명만 더불어민주당이고, 울산시장과 기초단체장도 동구청장 1명만 진보당이다. 여소야대의 국회와는 달리 지방의회도 국민의힘이 장악했다. 시의원은 22명 중 1
울산시가 내년부터 처용문화제를 대신해서 공업축제를 하겠다고 한다. 공업축제를 대신해서 등장한 처용문화제를, 다시 공업축제가 대신하게 되는 셈이다. 처용문화제의 역사는 54년이다. 공업축제의 시작이 1968년이고, 1991년부터 처용문화제로 이름을 바꾸면서 횟수를 이어간 때문이다. 다소 어그러진 과정까지 합쳐서 억지로 햇수로만 꿰맞춘 역사이긴 하지만 숫자상으론 공업축제가 22회, 처용문화제가 32회에 이른다. 세월의 이끼가 꽤나 두툼하다. 울산사람들에겐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든 향토축제이지만 대표축제라는 이름은 늘 무색했다.처용문화제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울산으로 대거 이전한다. 울산대가 울산으로 이전하다니, 어쩌면 말이 안 되는 말이지만 사실이다. 1988년 의예과로 출발한 울산대 의대는 사실상 지난 34년간 서울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예과 1년만 울산에서 수업하고 의과대 교육의 대부분이 서울 아산병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긴 하지만 현재 계획대로라면 2023년 신입생부터 6년 과정 중 예과 2년과 본과 2년 합쳐서 4년은 울산에서 공부하고 나머지 2년은 서울에서 마치도록 바뀐다. 온전히 울산대 의대라고 하기엔 여전히 미흡하지만
울산시는 2035년 도시기본계획에서 2도심 4부도심 체계를 제시했다. 줄곧 1도심체계를 유지해오던 울산시가 중구 성남·옥교동과 남구 삼산을 합친 구도심을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언양권을 또 하나의 도심으로 삼아 도시확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들 2곳의 도심은 공통점이 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어지고, 구시가지의 중심에 조선시대 읍성터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울산읍성과 언양읍성, 이들 두 성내(城內)의 상당부분은 현재 나대지다. 울산읍성의 일부인 울산초등학교 부지는 가림막을 쳐놓고 일부를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국민이 33.3%, 잘못하고 있다는 국민이 63.4%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8~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7명에게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30.1%p나 많았다. 두달째 하락 또는 정체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역대 대통령 집권 1년차 1분기 긍정적 직무 평가는 김영삼 71%, 김대중 71%, 노무현 60%, 이명박 52%, 박근혜 42%, 문재인 81%였다. 취임한지 두
얼마 전 모 기관에서 ‘문화도시’를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수강생들에게 울산에서 살면서 ‘내가 문화적인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개인적 장소가 있느냐’고 물었다.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한 게 아니라 일주일간의 시간을 주고 다음 주 강의에서 답변을 받았음에도 모두들 답을 찾지 못해 머뭇거렸다. 시·구·군 문화예술회관이나 민간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북카페, 하다못해 문수사나 석남사, 반구대 등 역사유적지, 그도 아니면 태화강변, 바닷가, 영남알프스 등의 어느 지점을 꼽는, 뻔한 답도 내놓지 않았다. 단 한명만 동헌에 갔을 때라고 답
6·1전국동시지방선거가 8일 남았다. 거리에는 지지를 호소하는 확성기 소리가 난무한다. 울산에서만 뽑아야 하는 선출직이 79명이다. 유권자 1인당 시장·교육감·구청장(군수)·시의원·구의원·정당까지 7개의 도장을 찍어야 한다. 후보자는 154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94대1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역대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후보자의 면면을 죄다 알고 투표하기란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4~5개 정당에 무소속 후보까지 각축전을 벌이던 예년에 비하면 조금은 수월해졌다.울산시민들의 투표에
6월1일 치르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시장 출마예정자는 현재로선 3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송철호 현 시장 공천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경선을 거쳐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공천후보가 됐다. 박맹우 전 시장은 경선 탈락에 불복해 탈당한 다음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고는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요청해놓고 있다. 합의가 쉽진 않겠으나 어떻게든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자대결이 된다.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울산시장 선거에서 후보가 2명이었던 적은 없었다. 경남도에 속한
지금까지 힘들지 않은 적이 없었다.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로서 단지 투표만 했음에도 말이다. 기꺼이 표를 주고 싶은 후보가 없어서 차선을 선택하느라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선거 때마다 독자들에게도 도저히 안되겠다는 후보를 한명씩 지워나가는 방법을 권유해왔지만 이번 대선에선 지우기를 반복할 뿐 차선조차 찾기가 쉽지 않았다. 부패와 비리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후보들을 봐야 하는 것도 몹시 피곤했다. 기권을 선택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유권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하기에 투표를 저버릴 수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 그리고 지방분권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고,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 중의 하나로 삼고 있다”고 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열린 생방송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한 말이다. 그랬던가?수도권 인구집중은 문재인 정부 들어 더 심각해졌다. 국민의 50%가 수도권에 살고 청년층은 56%가 수도권에 산다. 1000대 기업의 73.6%가 수도권에 있다.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인 ‘혁신도시 시즌2’는 몇차례 거론만 하다가 말았다. 시즌1에서 지방도시로 옮긴 공기업들의 지방도시 연착
어느 작가의 사진 한 장 때문에 전남 화순의 운주사를 찾아간 적이 있다. 책에서 본건 누워 있는 불상을 머리 쪽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었지만, 대충 만든 듯한 탑과 불상들이 무심하고도 무질서하게 늘어서 있는 운주사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던지, 그 뒤로도 몇 번이나 방문했다. 충주 탑평리에 있는 중앙탑도 그랬다. 절집도 없이 강변에 우뚝 서 있는 사진 속 칠층석탑이 꽤나 먼 거리를 달려가게 했다. 때마침 비갠 서쪽 하늘의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무소의 뿔처럼 당당하게 서있는 석탑은 황홀했다. 별다른 관심도 없었던 충주를 구석구석 돌아보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일 ‘이건희 미술관’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 2곳 중 하나에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을 만들어 2027~28년에 완공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미술관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30여 지방자치단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에서도 난리가 났다. 지자체들은 “또 서울이냐”며 “국토균형발전의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아우성이다. 서울에서는 677명의 전문가들이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근대미술관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도시마케팅이란 말은 이미 낯설지 않다. 도시마케팅은 ‘도시 공간을 관광, 비즈니스, 쇼핑, 문화 욕구 충족, 주거 등을 위한 매력적인 공간으로 상품화하고 판촉하는 활동’을 말한다. 마케팅(marketing)이란 단어가 마치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도시마케팅의 과정과 결과를 들여다보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필수 활동이다.도시경쟁력의 평가기준은 도시의 입지, 입주 기업이나 기관, 교통 여건, 문화 시설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기준 하나가 도시디자인이다. 도시디자인은
벌써 한 달 전이다. 지난 4월24일, 통도사 서운암 장경각 앞마당에서 물속에 드러누운 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 모형이 공개됐다. 통도사 방장 성파 스님의 작품이다. 마당 한가운데 작은 수영장과 같은 수조 2개를 만들어 그 곳에 각각 암각화와 각석을 푹 담갔다. 크기는 암각화가 430×786㎝이고, 각석이 330×930㎝이다. 거의 실물크기 그대로다.하늘을 보고 물속에 드러누운 2기의 바위그림. 누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랴. 그 자체로 신비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대책 없는 문화재 정책에 내리치는
4·7재보궐선거는 비록 전국에서 21명을 선출하는 작은 선거였지만 우리 정치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016년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까지 연달아 4번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던 민주당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1곳의 선거구에서 겨우 4곳만 이겼다. 서울·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어린 시절 놀이다. 음악이 멈춘 것을 모르고 계속해서 춤을 추다간 어김없이 아웃 당한다. 음악이 다시 시작되기 전에 발을 떼도 아웃이다. 멈춰 있는 동안 숨을 고르고 온전히 귀를 기울여 다음 음악을 기다려야 한다. 다시 음악이 울리고 또 즐겁게 춤을 추려면 멈춤의 순간이 중요하다.우리는 지금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남구는 울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초자치단체다. 2021년 1월 현재 울산시 인구는 113만5000여명이고, 이 가운데 남구가 31만9000여명으로 가장 많다. 울주군이 22만3000여명, 북구가 21만9000여명, 중구가 21만7000여명, 동구가 15만7000여명이다. 인구가 가장 적은 동구에 비해 2배나 많은 시민이 남구에 살고 있다. 역사와 전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