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비 ‘0원’…돈 없어 사업 속도 못내
도시형 오픈 캠퍼스 구축 등
5년간 국비 1천억 지원 약속
정부 세수 부족에 예산 지연
임시방편 작년 이월분 활용
전체 사업 제동 우려까지
인재 육성을 통해 울산의 미래를 담보할 울산대학교 글로컬대학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예정된 올해분 국비 조달이 여태껏 ‘감감무소식’인 때문인데, 글로컬대학의 연차별 목표를 달성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내려면 발 빠른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대학교는 올해로 2년째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대는 지난 2023년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대상에 선정돼 5년간 국비 1000억원 지원을 약속 받은 바 있다.
울산 산업 대전환을 견인하는 지산학 일체형 대학을 비전으로 하는 울산형 글로컬대학은 인재·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도시형 오픈 캠퍼스 구축 등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첫발을 뗀 이후 10개 추진 과제, 20여 개 세부 과제를 추진하면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이달 초 노르웨이 에퀴노르의 반딧불이 프로젝트로부터 10억원 규모의 지역산업육성 기금 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울산대는 최근까지도 글로컬대학 사업 협력에 참여한 다수 기관 실무진과 직접 만나 긴밀한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실상은 ‘속 빈 강정’이나 다름 없다.
총 사업비 1000억원을 기준으로 매년 거액의 재원이 조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의 세수 부족에 따라 예산 지원이 지연되며 계획된 사업을 ‘꾸역구역’ 밀고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대가 올해 정부로부터 교부받은 국비는 ‘0원’이다.
예정대로라면 울산대가 지난 1월 정부에 제출한 글로컬대학 실행계획서에 따라 국비 100억원이 확보되고도 남을 시점이다.
이렇다 보니 사업 추진은 여러모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역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핵심 사업을 구상했는데, 올해 예산이 아직 나오지 않아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격을 받는 사업은 동구 메디컬캠퍼스 혁신파크 울림 조성과 외국인 교육지원 체계 구축 사업이다.
임시방편으로 지난해 교부 받은 국비 50억원 가운데 올해 이월된 40억원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내년 2월까지 소진해야 할 처지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도 예산 편성도 간신히 하거나, 아예 하지 못할 수도 있어 글로컬사업 자체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글로컬대학이 5년짜리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예산 지원이 지연될수록 울산대의 부담은 매년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울산대는 2023년 50억원, 올해 100억원, 2025년 290억원, 2026년 330억원, 2027년 230억원 상당의 재정투자 계획을 정부에 밝힌 상태다.
추진해야 할 사업은 널려있는데, 예산이 부족한 울산대는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울산대 관계자는 “지금 상황을 보면 연말에 집행금이 몰려 나갈 것 같다”며 “최소한 10월 초까지 예산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최근 글로컬대학위원회 심의를 열어 올해 예산 지원 규모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각 대학에 심의 결과 통보 시기는 미정이어서 울산대의 자금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금 부분을 임의대로 결정할 수는 없어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계속 논의 중”이라며 “사업 이행 점검 결과와 성과 등을 고려해 내부 논의할 사항이지만, 울산대의 경우는 올해 100억원 내외로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다예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