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낚시와 더불어 ‘국민취미’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생활이다. 최근 낚시에 밀려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조사결과도 있지만, 법원 가족들에게는 등산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법원업무가 주로 책상에 앉아 기록과 씨름하는 것이다 보니 취미로는 정적인 낚시보다는 활동적인 등산과 궁합이 잘 맞는 모양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전국에 낚시동호회 있
판사의 근무지 변경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루어지진다. 평판사로서 지방 4년, 경기도 3년, 서울 8년의 근무를 마치면 부장판사가 된다. 부장판사가 되면 다시 지방으로 가서 2년을 근무하고 수도권으로 갔다가 일정 기간을 채우면 다시 지방으로 간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에도 2, 3년에 한 번 꼴로 동서남북으로 옮겨 다니니 평생 떠돌이 생활을 한다고 할 수 있
필자는 현재 소액재판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소액재판이라고는 하나 소가가 3000만원 이하의 사건으로 당사자들에게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소액사건의 경우 다른 재판에 비해 본인소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소액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몇 가지 특칙이 적용되는 등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민사사건들과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5년 6월26일 미국 전역에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선고했다(Obergefell v. Hodges).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심지어는 수십 년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기도해온 당사자와 지지자들의 승리이자 미국의 승리”라며 이 판결을 환영했다. 위헌과 합헌의견이 5대 4로 팽팽하게 대립했던 오버거펠
몇 년 전 어떤 분의 강연에서 들은 내용이다. 그분은 어떤 선택을 할지 망설여지는 다섯 가지 상황에서 늘 염두에 두는 판단의 지침이 있다고 했다. 첫째, 먹을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먹지 않는다. 둘째, 살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사지 않는다. 셋째, 갈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간다. 넷째, 줄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준다. 다섯째, 말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말
법원을 향한 국민들의 비판이 매우 높다. 국민, 특히 소수자의 인권을 무시한 ‘재판거래’를 서슴지 않은 법원행정처를 필두로 한 법원은 청산해야 할 적폐로 비춰지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사건 당사자는 대법원의 대법정을 점거하기도 했다. 법원 구성원으로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하여 깊은 사죄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재판의 공정성은 실제로 공정할 뿐
연일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한달 가까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얼마나 더운지 계곡과 해수욕장 등 피서지도 텅빌 정도라고 한다. 이럴 때는 그저 집안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TV의 납량특집을 보거나 추리소설을 읽는 것도 더위를 견디는 한 방법이리라. 납량특집하면 이 떠오르겠지만 어린 시절 할머니 따라 ‘카도집’에서 보았던 도 그에
‘법조 3륜’이라는 말이 있다. 판사, 검사, 변호사가 법조를 지탱하는 세 바퀴라는 의미이다. 이들 중 검사, 변호사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판사는 그렇지가 않다. 아마도 드라마 작가는 판사가 하는 일이 검사나 변호사가 하는 일에 비해 역동적이지 않고 드라마적인 요소가 적다고 생각하여 판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는 듯하다.그런데 최근 현직
최근 선거 때마다 선거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낮추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 제19조는 ‘19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선거권,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권을 가지고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A는 생물학적 여성으로 출생했고 호적상 성별이 ‘여성’으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성장기부터 남성적 기질과 외관을 보이는 등 일상생활에서 여성에 대한 불일치감과 남성으로의 귀속감으로 혼란을 겪어왔다. 결국 40세가 넘어 병원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계속적으로 남성호르몬을 투여 받아 남성으로서의 신체와 외관을 갖추게 됐고, 정신과 검사결과 남성으로서의 성적
절도 전과가 있는 20대 후반의 여성 피고인. 자신이 종업원으로 근무하던 찜질방, 편의점 등에서 10여 차례 현금을 훔친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법정에 섰다. 깡마른 체구에 남루한 입성,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고 간혹 들더라도 눈길을 고정하지 못한다. 애정 결핍의 성장 과정, 켜켜이 쌓인 가난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순순히 모든 범행을 자백하여 선고기일을 지정
‘권위’라는 단어는 긍정적 의미로도 부정적 의미로도 쓰인다. 긍정적 의미의 ‘권위’는 대체로 그 주체가 신뢰할만하거나 충분한 실력을 갖춘 경우에 사용한다. ‘권위 있는 의학잡지’는 유능한 의사가 최고 수준의 논문을 기고하는 잡지이고, ‘물리학계의 권위자’는 물리학에 대한 신뢰할만한 이론가이거나 실력자이다.반면 부정적 의미의 ‘권위’는 대체로 그 주체가 사회
울산지방법원에서 필자는 법인파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담당업무를 말하면 ‘왜 법인파산신청을 하는가’라고 묻는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의 경우에는 면책을 받기 위해서 파산신청을 하지만 파산신청 자체가 목적인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면책이란 파산한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회생법상의 면책불허가 사유를 심리하여 불허가 사유가 없다면 면책허가를 하게
지난 2002년 7월1일 민사소송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소송행위의 추완’이라는 말이 ‘소송행위의 추후보완’이라는 말로 바뀌었다. 그런데 소송행위의 추완은 당사자가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불변기간 내에 소정의 소송행위를 하지 못한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 이내에 그 소송행위 자체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당사자가 기존 한 어떠한 소송행위
가끔 수변 공원에 가면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을 보게 된다. 추운 겨울에는 그 수가 확연히 줄어들지만, 날씨가 풀리면 그 행렬은 점차 길어지고 보는 이에게도 상쾌함을 더해 준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질수록 자전거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 몸을 움츠린 채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정면이나 아래만 보고 오가는 탓에 자칫 사고가 날까봐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아마도
매번 재판 때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건’이 많다고 느낀다. 겨울철 독감예방처럼, 법적 분쟁도 소송으로 오기 전에 미리 예방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만은 피할 수 있다. 아래의 글은 필자가 읽은 어느 수인(囚人)의 수기이다. 큰 틀은 도스토옙스키의 글에서 빌린 듯. 수기를 읽고 어떤 법적 예방책을 마련할 지는 독자들이 판단하기를 바란다.
“눈물이 흘러 이별인걸 알았어. 힘없이 돌아서던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필자가 좋아하는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이란 노래의 첫 소절이다. ‘응답하라 1997’을 본 분들이라면 이 노래를 들으며 윤제와 준희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장면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응칠’을 시청한 후 필자는 윤제와 준희가 이별하던 그날처럼, 비만 오면 이 노래가 생각난다.
중학교 때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기가 바뀌어 새로운 짝과 함께 하게 되었다. 서로 죽이 잘 맞아서 금세 친해졌는데, 하루는 그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녀석이 기타를 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중학생밖에 안 되는 놈이 멋진 클래식 기타를 척 하니 무릎에 놓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로망스 등을 연주하는 모습은 내게 정말로 큰 문화적 충격이었다. 곧바로 아
2015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연수를 떠나 가족과 함께 1년간 체류했던 경험이 있다. 낯선 나라에서 여러 가지 귀중한 체험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생각나는 여러 가지 기억 중 두 가지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당시 필자가 살던 도시는 새크라멘토 도시(미국에 가서 알게 된 건데 캘리포니아 주의 주도이다) 인근 위성도시인 데이비스 시였는데, 시내만 벗어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