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3년 전의 일이다. 군 입대를 위해 까까머리를 하고 신병교육대에서 교육을 받았다. 곱게 길러 애지중지하던 머리카락을 자르고 오로지 명령에 움직여야만 했던 몇 주간의 교육을 끝낸 우리는 깊은 노을이 지는 넓은 연병장에서 석별(惜別)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
팔삭둥이로 태어난 쌍둥이동생 이람(이웃에게 보람을)이가 얼마 전 운전을 배우겠다고 했다. 고3인 그는 생일이 빨라 면허를 딸 수 있다며 돈도 아낄 겸 학원을 안 다니고 면허를 따 보겠다고 말했다. 미덥지 못한 마음에 학원을 알아보고 다니라고 권하자 필기시험을 먼저 보고 선배에게 지도 받고 실기시험을 보겠다고 했다.평소 ‘교육은 경험의 재구성’이라는 말을 믿
6월은 그레고리력에서 여섯 번째 달이고, 30일까지 있는 네 개의 달 중 하나로, 오비디우스의 시에서 로마 여신 유노와 젊은이를 뜻하는 라틴어 ‘iuniore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6월엔 특히 결혼식이 많이 치러지는데, 그 유래중 하나로 6월이 유노(헤라)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노는 결혼의 여신이었고, 그로 인해 6월에 결혼을 하면 운
호메로스, 단테, 셰익스피어와 함께 서구 4대 시성(詩聖)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신록의 계절 5월을 새로운 서정과 언어로 예찬했다. 언어는 그 자체가 심장의 고동이며 사랑의 기쁨인 것이다. 그가 노래한 오월은 이렇다. “오오 눈부시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 이 가슴의 기쁨
사월이 오면, 복사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고 목련과 유채꽃이 마음을 적신다. 젊은 베르테르를 생각하고 사월의 노래를 부른다. 이어 사월의 바람은 마음의 골짜기를 들쑤시기도 하고, 흰 구름은 불붙은 마음을 가만히 덮어 준다. 마음을 적시는 사월의 노래는 이렇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
‘人生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라고 말한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의심되어야 하고, 100% 진실인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한다. 끊임없는 반성과 그것을 통한 자각으로 세상은 더 풍요로워지고 더 크게 발전하게 된다고 했다. ‘나눔’이란 말이 어색하던 시절이었던 1995년 어느 봄날에, 반성과 자각을 가진 49人의 울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이러저런 이유로 필자를 포함해 괴로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소유가 최고의 가치인 자본주의사회는 돈으로 나와 가족친지를 대할 수밖에 없는 역학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은 전국에서 1인당 지역총생산이 가장 높고, 사회봉사단체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곳곳에서 사랑의 온정을 나누고 봉사와 나눔
90이 되신 노모가 영하 7도의 이른 아침에 전화를 하셨다. “막내야, 추우니 목도리 꼭 하고 장갑 꼭 끼고 다녀라. 양말도 하나 더 신고.” 겨울에는 삼목(목, 손목, 발목)을 따뜻하게 해야 건강하다는 옛말 그대로다. 말씀대로 세 곳을 따스하게 하고 집을 나서니 춥기는 커녕 찬바람이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다.존경받는 한 선배가 새해가 왔다고 지인들을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