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왕 안두루는 대가야의 박지를 보고 의아해했다.“박지 집사. 하지에게 잡혀 죽은 것으로 소문이 났는데 어떻게 살아서 여기를 왔소?”제국회의 대표들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여서 박지를 보고 크게 술렁거렸다.“난 대가야의 교신지로서 하지왕의 명을 받고 이 제국회의에 대표로 참석한 것입니다.”“아니, 당신이 정변을 일으켜 하지를 쫓아내었는데 하지가 살려주는
아라가야 안두루왕이 소집한 제국회의에 11가야를 대표하는 왕과 한기, 집사들이 참석했다. 여가 전쟁 전 가야제국의 맹주인 금관가야의 영토는 낙동강 이동에 독로국과 미리미동국 2국, 낙동강 이서에 접도국, 고자미동국, 고순시국, 반로국, 낙노국, 미오야마국, 감로국, 주조마국, 안야국 등 12국, 그리고 소백산맥 너머 옛 마한 땅에 설치한 가야 6국인 상기문
하지왕과 박지는 금관가야와 군사동맹을 맺은 후 안두루왕의 아라가야로 향했다. 아라가야에는 가야연맹체의 맹주인 안두루왕이 제국회의를 소집해 대가야를 치고자 연맹군을 모으고 있었다. 안두루왕은 얼굴이 펀펀하고 몸집이 비대하고 배가 나왔으며, 성정이 포악하고 여색을 탐하는 멧돼지 같은 자였다. 하지만 안두루는 젊은 시절 절에 들어가 학문과 무예를 열심히 연마하며
후누 장군이 이끄는 대가야군은 검바람재를 넘어 질풍노도처럼 비화가야의 국읍 비사벌성으로 내달았다. 비화가야의 한기 건길지는 대가야군과 맞서 싸우려고 군장령인 강고내를 장수로 삼고 대군을 이끌고 나왔다.후누 장군이 건길지에게 소리쳤다.“역적 건길지야. 네 놈은 대가야 회령대왕의 은택을 입고도 그 아들인 하지대왕을 쫓아내고 신라에 붙었더냐. 지난날은 용서할 테
금관가야 이시품왕이 박지에게 말했다.“하지왕이 다시 왕위를 찾은 것은 감축드리오. 헌데 우리 금관가야는 어인 일로 오신 것이오?”“장수대왕은 우리 하지왕을 대가야뿐만 아니라 가야 22국의 맹주로 책봉하셨습니다. 그 사실을 알리려 온 것입니다.”이시품왕이 놀라며 말했다.“하지왕이 고구려로부터 가야연맹체의 맹주로 책봉받았다는 건 금시초문이오.”“그건 고구려 공
하지왕과 박지, 서희 일행을 태운 용선은 금관가야항에 내렸다. 옛날 우사와 함께 금관가야에 왔을 때에 비해 도읍은 훨씬 쇠락해 있었다. 항구의 배들은 줄었고, 고상식 가야창고에 사다리를 타고 줄지어 오르던 물하들도 보이지 않았다. 묶여 있는 낡은 배들 위에는 갈매기들이 앉아 끼룩끼룩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남정은 결과적으로 금관가야를
서희는 박지의 명령대로 하지왕과 교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애무는 별개였다. 하지왕은 미약에 취해 잠들었으나 그의 젊고 싱그러운 알몸은 스스로 발광하며 눈부신 빛을 내었다.“마마, 용서하시옵소서.”그녀는 고개를 숙여 왕의 작은 젖꼭지와 가슴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왕은 취중에도 가는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녀는 혀끝으로 배꼽과 목덜미를 알뜰하게 애무
밤 추위를 핑계로 서희는 자연스레 하지왕의 선상 침실로 따라 들어갔다. 침실에는 쌀과 누룩으로 만든 가야주 한 단지와 육포가 놓여 있었다.서희가 몸을 떨면서 하지왕에게 말했다.“저기 술이 있군요. 한 잔 하면 추기가 덜할 것 같아요.”“뱃머리에 오래 서 있었더니 나도 몸이 추워. 한 잔 하지.”서희가 술을 가야 긴 오리모양의 고배잔에 술을 따랐다. 하지왕은
청년 하지왕은 뱃머리에 용두와 함께 우뚝 서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서희가 하지왕에게 맑은 목소리로 물었다.“마마, 날은 어두운데 무얼 그리 보고 계십니까?”“서희로군. 배 위에서 밤하늘을 보면 어디가 하늘이고 강인지 구별이 되지 않아. 내가 별 속을 헤집고 하늘 위로 날아가는 기분이 들어.”“아, 여기 고물에선 일어서기만 해도 이마에 별이 부딪힐 것 같
청년 하지왕이 금관가야의 늙은 너구리 이시품왕과 다혈질인 아라가야의 왕 안두루와 동맹을 맺으러 낙동강으로 내려가고 있었다.대가야의 회천 나루에서 출발하여 낙동강을 따라 삼랑진을 거쳐 금관가야의 구포 나루로 내려가는 물길이었다. 배는 고구려로 가는 조운선이었다. 조운선은 낙동강의 물결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푸른 수양버들이 강의 양편 언덕에서 줄지어 춤추며
명림원지가 하지왕에게 말했다.“만약 박지가 다시 간악한 마음을 품을 때는 제가 칼로 목을 베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힘과 재능을 모을 때입니다.”후누는 다시 군신지에 복귀해 대가야군을 지휘했다. 후누는 박지가 물러나지 않는 한 어떤 관직도 맡지 않겠다고 했지만 하지왕과 명림원지의 설득으로 간신히 군신지에 앉았다. 그는 휘하에 모추와 소마준을 두고 무력에 의
하지왕과 상희공주는 명림원지와 박지를 만났다. 박지는 하지왕에게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를 했다. 하지왕은 박지의 손을 잡고 일으키고 함께 대가야의 어라성으로 들어갔다.어라성에 봄이 왔다.백성들이 하지왕을 ‘하지대왕 만세!’를 외치며 기쁨으로 맞았다.하지왕은 어라궁의 대정전과 연못, 정원수를 보며 감개가 무량했다.상희공주는 정원의 아그배나무를 보며 말했다.“어
‘협상할 단 한 가지 자산이 남아 있다’는 명림원지의 말에 박지는 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명림원지는 무서운 놈이다. 대가야를 지탱하는 세 기둥인 왕권과 군대, 경제를 이미 장악하고 있지 않은가. 왕권은 하지왕의 고구려의 책봉을 통해 장악했고, 군권은 고구려왕의 칙명을 통해 석달곤의 군대를 신라로 철수시켰다. 더욱이 이 놈은 대가야군의 수장인 후누 장군을 장
어라성 관내의 옥문이 열리며 박지가 옥방으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납빛이 되어 있었지만 애써 태연한 척했다.박지가 옥방의 창살을 잡고 명림원지와 후누를 보며 말했다.“역적의 우두머리가 제 발로 걸어온다고 하는군.”“드디어 고구려에서 하지대왕이 내려오는군요.”명림원지가 쥐눈을 반짝이며 말했다.“하지왕이 오면 곧바로 이곳으로 모셔 감옥에서 두 사람과 함께 있
명림원지가 뇌옥에 들어가자 그곳에는 대가야의 장군 후누가 들피진 몸으로 옥벽에 기대어 있었다. 대가야의 군신지였던 후누 장군은 정변을 일으킨 박지와 석달곤의 연합군을 막지 못하고 붙잡혀 컴컴한 감옥에서 부지하세월을 보내고 있었다.명림원지는 후누에게 큰절을 했다.“장군님, 저 명림원지가 왔습니다.”“오, 그대가 날 만나러 온다던 하지왕의 책사 명림원지로군.”
그동안 명림원지는 고두쇠와 텁석부리를 통해 고구려의 정세를 보고받고 있었다. 광개토태왕이 죽고, 장수왕이 등극한 것과, 임종의 자리에서 하지왕이 대가야의 왕으로 책봉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 대가야 어라성의 집사, 박지에게 달려갔다.박지는 하지왕의 책사, 명림원지를 보자마자 말했다.“명림원지, 네 놈 잡기를 학수고대했다. 헌데 웃통을 벗고 제 발로 호랑이굴
뒤에서 문을 연 그녀의 계곡은 마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맹수의 입과도 같았다. 앞에서와 달리 뒤에서는 양기가 소진될 때까지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한 번이라도 이빨이 있고 게다가 탄력마저 넘치는 엉덩이 사이의 뒷골짜구니에 들어간 경험이 있다면 단근의 두려움과 함께 극도의 쾌감을 느낄 것이다.하지만 하지왕은 첫 경험이었다. 맹수의 강한 이빨을 쾌락으로 바꿀
상희의 파혼, 고구려 상희공주와 신라왕 실성과의 혼약은 단순이 두 사람의 결혼이 깨지는 것이 아니다. 상희공주는 철저하게 계산된 정략결혼으로 혼인동맹을 통해 남진정책을 수행하겠다는 장수왕의 의지의 표현이다. 실성왕도 고구려의 힘을 빌리기 위해 아들까지 낳은 아류부인을 왕비의 자리에서 내쳤다.하지왕이 움직임을 멈추며 말했다.“고구려왕이 된 오빠가 허락하겠소?
상희공주의 입술이 하지왕의 입술을 포개었다. 아래의 쾌감에 부드럽고 달콤한 감각이 더해지자 죽어 있던 온몸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뻣뻣하던 살과 뼈와 관절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하지왕은 상희공주가 자신과의 교합을 사랑의 확인이나 감정의 교환보다는 자신의 몸을 회복시키기 위한 의술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명의 화타는 사람의 혀 아래
첫 경험인 하지왕은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저 놀랄 따름이었다. 상희공주의 가슴은 풍만하고, 허벅지는 길고 딴딴했다. 그녀의 풍성한 머릿결이 그의 어깨와 가슴을 쓸면서 비단결처럼 물결치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그녀의 살구알 같은 젖꼭지와 몽실한 젖가슴이 스치듯 가슴을 지나갔다.하지왕의 관자놀이에 붉은 혈관이 돋아나 불끈거리고, 피골이 상접한 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