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우리는 세상을 살다 보면 수많은 문제들을 겪게 되고 또 그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 모든 문제들을 자기가 뜻한 대로 술술 잘 풀리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게 우리 마음대로 풀리지만은 않는다. 때론 서로 이해가 부딪치고 갈등이 생겨 힘들어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말하기가 바로 ‘협상 말하기’이다.

협상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이 어떤 목적을 위해 상대와 나누는 상호교섭 행위다. 그리고 협상의 궁극적 목적은 협상자 서로가 손해는 최소화하고 이익은 최대화하는 그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협상은 개인이나 집단 및 조직의 성패뿐만 아니라 존폐까지 달려 있는 매우 중요한 말하기의 하나이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과 권한이다. 신뢰성과 권한이 없는 협상은 협상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협상으로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협상은 설득 말하기의 하나이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근거와 사실을 통해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할 때도 있고, 서로 친밀감이나 동정심 등과 같은 상대의 감성을 활용하여 설득할 수도 있으며, 협상자의 인격이나 전문성, 권위 등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협상은 무엇보다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해야 하며 서로 공감하는 협상이어야 한다.

협상에는 다양한 전략이 동원되기도 한다. 일을 일부러 미루어 협상을 회피하기도 하고, 힘이나 권력으로 밀어붙이기도 하며, 조직의 힘을 분산시키거나 갈등을 일으켜 협상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협상은 이상적 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

가장 이상적인 협상은 서로의 이익에 만족할 수 있는 조화로운 타협이라고 할 수 있다. 협상 시간도 주요한 협상 전략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지나치게 조급해 하거나 서두르는 것은 상대에게 스스로 약점을 보이는 것이며 상대의 전략에 쉽게 말려들 수 있다. 그리고 협상에서 상대가 비정상적인 이익을 제공하려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세상에는 결코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

협상의 과정은 서로 큰 목적을 먼저 제시하고 쉬운 쟁점부터 점점 어려운 쟁점으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양파까기 전략이 필요하다. 어떤 협상이든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도 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끈기를 가지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또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를 최대한 존중하며 상대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려는 태도이다. 그리고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예상되는 상황을 미리 꼼꼼하게 준비해야 하고 상대의 복안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예측해야 한다.

우리의 모든 삶이 크든 작든 서로 주고받는 협상의 연속이고 할 수 있다. 모든 일을 잘 풀어나가는 사람이 부럽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