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등교육은 수도권 대학에 집중된 구조로 인해 지역대학이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역대학은 급속한 인구 감소, 재정 부족, 지역 경제 의존성 등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경쟁력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글로벌 무대 모두에서 인정받는 글로컬대학(Glocal University)의 필요성은 일찍이 대두되고 있다. 지역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역 특성과 글로벌 트렌드를 결합한 새로운 발전 전략이 필요함은 자명하다.

현재 지역대학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저출생과 이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그리고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인구 유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기를 극복, 해결하기 위해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단순히 수도권 대학과 경쟁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지역대학은 수도권 대학과는 다른 강점과 특성을 살려야 하며, 지역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글로컬대학의 육성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글로컬대학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로, 지역사회, 지역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에 위치한 대학이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제적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을 지향한다. 글로컬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특성에 맞춘 대학의 특성화에 있다. 각 지역대학은 지역의 산업, 문화, 자원, 환경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과 연구가 활성화되어 있다. 지역 특화 교육은 지역의 산업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됨은 당연하다. 또한 글로컬대학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교육과 연구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학생과 교직원은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며,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지역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인데, 이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30개의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지역대학이 지역사회와 글로벌 사회에서 모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1000억원의 파격적인 재정과 제도혁신 등의 지원을 제공한다. 지난해 10개의 대학을 지원한 바 있고, 올해 10개 대학이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었다. 부산·울산권역에는 부산대와 울산대가 지난해 지정되었고, 올해는 동아대, 동서대가 최초로 연합대학체제를 구축하여 선정됐다. 각 대학은 지역사회, 지역전략산업과 연계돼 필요한 연구 개발과 인재 양성에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해당 지역산업이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며, 나아가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외에서도 학생이 찾아오고, 또한 졸업생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도록 환경을 갖춤으로써 비로소 지역이 살아나는 변화를 끌어내는 선순환 고등교육 시스템을 갖추는데 글로컬대학의 의의와 목적이 있다.

지역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지역사회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지역대학이 지역과 글로벌 무대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특성화 전략, 산학협력, 국제화, 지역사회 기여 등의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며, 글로컬대학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개념으로, 지역대학이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이다. 선정된 대학의 강한 노력과 더불어 지역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우리도 지역에 위치한 세계적인 대학 육성을 꿈꿔볼 일이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교학부총장 스마트모빌리티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