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완 울산예총 사무처장

어른들의 말 중에 “거기 가봐야 다 똑같아! 지금 니가 있는 곳이 제일 좋은 곳이야!”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과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래도 계속 한 자리에서 머물 수 있을까?

최근 울산을 포함한 많은 도시의 청년들이 그 지역을 떠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연령층을 보면 대부분이 청년층(15~34세)으로,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거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고용시장과 수입(실질임금)일 것이다. 청년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문제를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또 본인의 역량을 인정받고 성장하기를 원한다. 청년들은 그래서 더 좋은 환경에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오늘도 투자와 도전을 계속한다. 따라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은 절대 비난할 수가 없는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직업군 가운데 필자가 종사하는 울산지역 예술 관련 분야의 모든 장르도 고령화의 길을 걷고 있다. 젊은 예술가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예술인들의 평균연령은 공연예술은 40~50대, 시각예술은 50~60대로, 차세대의 20~30대를 보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 더군다나 공연예술은 젊은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데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언제부턴가 귓가에 맴도는 소리가 있다. “요즘들어 청년 예술가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다른곳으로 가나요? 아니면 배움의 시작조차 안하는건지요?” 곳곳에서 이같은 질문이 쏟아져나온다.

지역의 청년예술가들이 타 지역으로 전출하는데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배움의 연속, 좀 더 넓은 시장, 더 큰 무대에서 설 기회, 그리고 그에 따르는 수입 등 복잡 다단하다. 하지만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예술가들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다. 그나마 있는 대학의 관련 학과는 폐과가 되고 있다. 학생이 없다고 전공학과가 없어지는 모습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청년 예술인들은 타 지역의 우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돌아왔지만 설 곳이 없어 다시 외지로 나가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씨를 뿌리지 않고 숲을 기다리는 모습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문화도시 울산, 예술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아티스트를 끊임없이 배출해야 하고, 키우고 성장시켜야 한다. 한 순간도 절대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 첨단산업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만큼 예술이라는 감정도 함께 숨쉬어야 될 것이다. 예술이 사라지면 그 마을은 흑색으로 변할 것이다.

김진완 울산예총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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