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수명을 다한 전기차 4200만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87조원대 전망
환경보호·경제적 가치 창출 일석이조

▲ 남호수 동서대학교 교학부총장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급속한 탈탄소 전동화로 발전하고 있다. 전동화의 요체는 에너지원에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이차전지가 우뚝 솟아있다. 현재 모빌리티 및 관련 모바일 디바이스에 소요되는 이차전지 시장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로 2035년에는 지금의 5.6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한 가장 큰 수요는 전기차에 있으며, 전기차의 급격한 증가와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보급 확대는 우리의 환경과 에너지 미래에 대한 대전환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는데, 바로 이차전지의 재활용과 처리이다. 이차전지,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는 금속 자원의 고가와 화학적인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어서 일반적인 폐기물 처리 시스템으로는 충분히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향후 10년 뒤 전기차에서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폐이차전지의 처리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인데, 이산화탄소 감소와 자원 절약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더군다나 이 분야는 단순한 환경 보호의 영역을 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종 예측 보고서에 의하면 2040년에는 전 세계 수명을 다한 전기차가 4200만대를 넘어서고,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현재의 0.7조원에서 8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몇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면 먼저,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은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의 핵심 요소이다. 리사이클링은 미래 자원의 보존과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 문제의 완화에 크게 기여하며, 배터리 재활용은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폐기물로 처리되는 배터리의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가령, 이차전지 원자재를 새로 사는 비용에 비해 폐배터리에서 재활용한 원료를 추출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고, 최근 이들 원료의 가격이 너무 높아 배터리 업체는 물론 이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도 다수 참여했다. 중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줄일 수 있으며, 탄소중립 관련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재활용된 배터리 소재는 새로운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는 원료의 재활용으로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들과 함께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은 여전히 기술적인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다. 배터리 소재의 분리 및 정제, 화학물질의 처리 등 공정의 효율적인 운영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기술과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규제적인 측면에서도 보다 엄격한 규제와 표준이 필요하며, 이는 오히려 리사이클 산업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고려된다.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고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학계, 시민사회 등 모든 이해 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혁신과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산업에 차별적으로 투자·지원되는 바에 버금갈 수준의 정책적,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의 환경을 보호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모빌리티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교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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