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잔치 준비로 종갓집이 분주하다. 울산조경협회가 울산시와 함께 8회째 이어오는 정원스토리페어. 올해는 울산 중구 예술공원에서 30일 개막을 앞두고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혁신도시 바람숲다님길 정원기본계획에 ‘비밀의 숲’으로 명명된 곳으로 기존 교목 위주의 녹지 내부 그늘 사이로 빛이 아름다운 숲속에 꿈같은 동화의 나라가 펼쳐질 예정이다.

행사 내용이 다채롭다. 정원전문가 초청 강연과 정원사진작가 사진전, 함께하는 정원꾸미기, 시민/학생작품 20점과 모델정원 3개소, 지역 시민과 기업체 참여정원이 조성된다.

혁신도시 입주 기업체인 한국동서발전이 정원문화 확산에 동참했다. 백년숲과 함께 동서발전 사회봉사단이 식물 심기 봉사 행사에 참여했다. 기부정원의 제목은 ‘동심원’이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童心)과 동서발전의 나누는 선한마음(東心)의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정원을 조성하는 재료는 철과 돌과 풀과 같은 자연소재로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연출하고자 했다. 그늘을 좋아하는 자생식물인 도깨비부채, 옥잠화, 풍지초와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 꽃을 주로 선정했다. 통나무를 쌓아 올린 조형물은 곤충의 서식처 역할도 한다.

▲ 울산 중구 예술공원에서 열리는  제8회 정원스토리페어 참여작품 조성 중.
▲ 울산 중구 예술공원에서 열리는 제8회 정원스토리페어 참여작품 조성 중.

참여 정원에는 20명의 정원사들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직접 설계해 표현한 큰애기정원사 실습정원도 있다. 조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계속 관찰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공부 장소로 활용된다. 존치되는 정원이 주는 큰 혜택이다. 조경협회 회원사의 모델정원은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시한다. 시민, 학생들도 삼삼오오 각자의 작품을 구현해 내느라 여념이 없다. 같은 주제를 작품마다 어떤 다른 아이디어로 펼쳐 보일지 관람하는 재미가 더할 거 같다.

먼 훗날 후손들이 암사동 유적처럼 정원스토리페어 현장을 발굴할지도 모른다. 이곳 비밀의 숲에서 정원 놀이를 즐기던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을까?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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