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

공공디자인에서 색채는 단순한 장식적 요소를 넘어 시민들의 안전과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현대 도시에서는 공공디자인의 색채가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울산과 같은 산업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시는 최근 어르신 복지시설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컬러 하이라이트’라는 색채 디자인을 도입했다.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간에 시인성이 높은 색채를 적용함으로써 어르신들이 쉽게 자신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도 주목성이 높은 색채를 적용해 사용자들의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안전과 편의를 동시에 고려한 공공디자인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서울시는 40년 만에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을 개편하면서 색각이상자를 위한 색채의 톤 조절을 통해 색맹 및 색약자도 쉽게 노선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모두를 포용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울산시는 산업단지 경관개선을 위해 색채디자인을 적극 도입해 도시 이미지와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 있으며, 최근 ‘2024년 색채마을 테마파크 시범사업’을 통해 색채디자인으로 지역의 공간 환경을 개선해 특색있는 마을 공간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시도이다.

공공디자인에서 색채는 안전사고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통 신호등, 안전 표지, 비상구 표시는 모두 명확하고 인지하기 쉬운 색채를 사용해 위험을 경고하고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또한 대비가 명확한 글자 색채와 배경 색채의 조합은 시각적으로 불편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색채의 활용은 공공디자인이 단순히 미적 요소를 넘어 실질적인 안전과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 도시, 지역의 상징색은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시민들의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 경관, 건축물, 공공시설물 등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색채 사용은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시민들의 미적 감각을 향상하며 긍정적이고 활기찬 도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앞으로 공공디자인에서 색채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공공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색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배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색채 디자인 전문가, 관련 기관, 시민들의 협력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색채 활용 방법들을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공공디자인 색채 정책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사회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