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전환 선포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 올해로 20주년
정원박람회 유치로 또한번 도약 기대

▲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독일 남서부 지역의 소도시인 프라이부르크가 전 세계 많은 나라 다양한 도시의 친환경 모델로 꼽힌다. 덕분에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은 항상 환경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대단하다. 독일의 환경 수도로 일컬어지는 프라이부르크 내에서도 친환경 지구로 가장 유명한 보봉 마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90년대까지 주둔했던 프랑스군이 철수하며 친환경적인 개발이 본격화됐다.

도시 전역에서 자전거도로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도심 곳곳에 태양열 설비가 설치돼 있다. 프라이부르크 주민의 약 50%가 도보 또는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자동차 운전자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프라이부르크는 새 노선을 추가 신설하고 운행 횟수와 승차감을 높였다. 주민의 65%가 전차 역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으며 도시와 지방 간 편리한 연결을 가능하게 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곳은 에코 스테이션이다. 이곳은 환경 및 생태 교육을 실시하는 프라이부르크의 환경 교육기관의 요람이다. 전문가와 공동 작업을 통해 환경 교육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개발해 시민의 환경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해당 기관에서는 한 해 동안 ‘자연보호와 환경보호’ ‘환경 교육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생태 정원’ ‘식품&건강’ ‘자원 보호 및 생태적인 건축’의 5개 분야에서 15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올해 초에는 자녀가 있는 우크라이나 가정을 위한 환경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해마다 200개 이상의 학급과 유치원 그룹들이 방문해 생태계를 배우고 자연과 접촉한다.

현대 사회는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많은 사람이 자연과 환경의 공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중 하나로 등장한 것이 ‘에코폴리스’(Ecopolis) 개념이다. ‘에코폴리스’란 생태계 보전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즉, 자연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을 함께 이루어 나가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원 순환형 도시는 물론이고 에너지 저소비형 도시 나아가 녹지 공간 확보 등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적극 반영해 계획·설계되고 운영되는 도시를 말한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시(市)가 대표적인 ‘에코폴리스’ 사례로 꼽힌다.

또 다른 예로는 브라질의 쿠리치바시가 있다. 이곳은 유엔인간정주계획(UN-HABITAT)으로부터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었을 만큼 뛰어난 생태환경 시스템을 자랑한다.

올초 울산 태화강은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시범유역(UNESCO Ecohydrology Demonstration Site)으로 선정됐다.

생태수문학 시범유역은 유네스코가 지구적 물 위기를 극복하고 생태수문학적으로 우수한 하천을 전 세계 알려 관리 기법과 기술을 전파하기 위한 것이다. 유네스코 전문가평가단은 울산 태화강이 태화강 종합계획에 따라 수질개선과 콘크리트 강변을 자연형 호안으로 변화시켜 수생태계 건강성을 회복시키면서 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이에 따른 국내 최대 도심 철새도래지가 되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의 국제 철새이동 경로 사이트에 등재된 점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울산은 공업화와 도시화로 인구가 몰려들면서 오염과 공해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태화강은 공업용수는 물론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5급수였다. 식수로도 쓸 수 있도록 태화강을 다시 살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2004년 ‘친환경도시(에코폴리스)울산’ 선언으로 이어졌다.

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의 전환을 선포한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시민과 기업, 지방정부가 한마음이 되어 수질 개선, 친환경 생태공간 조성, 친수공간 조성사업 등 50여개 주요 사업들을 펼쳤다. 국내외에서 성공적인 생태회복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에코폴리스 울산’ 20주년을 맞은 올해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는 울산이 또 한번 도약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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