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형 사회문화부 기자

고령화는 전체 인구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고령화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면 이제는 어느새 현재진행형이 됐다.

울산 중구의 고령화율은 19.4%로 지역 5개 구군 가운데 가장 높고,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22년 중구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3만6965명으로 17.7%였던 반면, 2023년에는 3만9164명에 18.8%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4월 기준 4만455명에 19.4%에 달하고 있다.

중구의 고령화율이 높은 것은 원도심을 주변으로 거주하던 인구가 고령화되고, 새로운 인구의 유입은 적은 가운데 고령 인구의 이·변동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구는 고령화율이 높아지면서 늘어난 노인복지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중부권 노인복지관을 조성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구의 대단지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됐음에도 고령화율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중구의 초고령화 사회가 머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고령화 맞춤 취약 계층별 지원책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취재 중 취약 계층별 지원 방안과 대안이 다소 미흡하다고 여겨지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자발적 폭염 취약 계층 등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해 무더위에 대한 대책 없이 폭염에 일을 하는 이들이 바로 자발적 폭염 취약 계층이다.

앞서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0℃를 육박하는 가운데 폐지가 가득 쌓인 리어카를 끌고 도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한 노인에게 “무더위 쉼터에서 쉬는 게 어떻냐”고 물은 적이 있다. 노인은 걸음을 재촉하며 “매일 시원한 곳을 찾아 쉬면 당장 어떻게 먹고 사냐”고 반문했다.

지난 6월 중순 폭염특보가 계속됐던 울주군의 한 농촌에서는 냉방기가 정상적으로 가동돼도 경로당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일이 다반사였다.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70~90대의 고령이지만 뙤약볕에서 일하고 집에서 잠깐 쉬었다 일하는 게 일상이었다.

물론 중구를 포함해 각 지자체는 경로당과 복지관 등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하고 냉방비를 지원하는 등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정책과 조례 제·개정 등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폐지 줍는 노인, 농촌 종사 노인 등 자발적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현황 파악과 실태 조사는 여전히 소극적이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는 여름은 예년보다 더 덥다고 한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또 다른 복지 사각지대가 생겨나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일괄적인 지원보다 취약 계층별 맞춤형 지원이 보다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강민형 사회문화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