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가 (주)쌈지조경 소장·울산조경협회 부회장

텃밭이란 농작물 재배뿐만 아니라 수목이나 화초를 재배하는 공간으로 도시에서 생태계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장소다.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도시농업이 더욱 발전해 도시환경을 자연친화적으로 재생하고 도시에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예를 찾아보자. 휴식이 함께 이루어지는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일정 구역을 대여해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영국의 ‘얼로트먼트 가든’이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는 함께 가꾸고 즐기는 ‘공동체 정원’, 일본은 당일과 체류를 위한 ‘도시농업공원’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직접 먹거리를 기르고 수확하는 ‘주말농장’의 형태가 주로 보급되어 있다. 세계적인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도시농업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의 목적 외에도 휴식과 쉼을 즐기는 안식처 역할도 하는 중요한 문화이다.

지난 5월 태화강 국가정원에서는 봄꽃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감자캐기 체험행사’가 있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전 온라인 참가 신청은 첫날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아파트 거주민이 대부분인 시민들이 멀리 외곽으로 나가지 않고도 가까이 도심 속 국가정원 내에서 텃밭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 인기 비결인 듯하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감자를 캐면서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국가정원이 지향해야 할 아름다운 풍경이라 생각한다.

▲ 국가정원에서 감자캐기 가족모습.
▲ 국가정원에서 감자캐기 가족모습.

정원의 주요 기능으로 재배, 가꾸기 등 가드닝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휴식과 운동 등 레크리에이션 위주의 기능을 하는 공원과 명백히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시민의 힘 덕분에 되살아난 태화강이기에 시민이 함께 가꾸고 즐기고 체험하는 행사는 장려되어야 하며 타 지역 방문객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다.

태화강의 강바람과 국가정원의 뜨거운 햇살이 담긴 감자를 삶아 오순도순 나눠 먹는 행복한 시간은 정원이 선사하는 또 다른 넉넉함이다.

정홍가 (주)쌈지조경 소장·울산조경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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