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데이비드 브룩스의

▲ 설성제 수필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정현종의 <방문객> 부분

이 작은 세상에서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어마어마한 마음들의 충돌이 쉼 없이 일어나고 있다. 오해와 갈등으로 산산조각 난 마음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본디 사람은 혼자이나 혼자이지 못하는, 혼자이기에 기대어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로 지어졌다. 나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 위해, 연약하기 짝이 없는 육체와 마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자신을 향해서 또 상대를 향해서 내밀한 전쟁을 벌이는 사람들. 그러나 정작 사람을 아는 지식이 없으면 사람관계가 헛수고로 돌아가 버리기 쉽다. 툭, 깨지고 말 질그릇 같은 것이 나와 너라는 것을 갈수록 더 알게 된다.

데이비드 브룩스의 <사람을 안다는 것>(웅진 지식하우스)은 1부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2부 타인이라는 세계, 3부 관계 안에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1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칼럼니스트로 저명한 데이비드 브룩스는 시대상, 인간상의 문제들과 인간의 본질적 착오, 오류들을 제시하며 자신 이야기, 이웃 이야기 혹은 다른 실제 사례를 곁들여 실감을 더한다. 거기에 심리학자들과 예술가들, 의사들의 사람에 대한 깊은 탐구 결과와 문제 해결책들을 들려준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의 손길과 눈길이다. 자신을 진심으로 들여다봐줄 상대가 있는 사람은 비로소 행복한 사람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세상에서 다른 하나가 또 다른 하나와 합하여 둘이 되고 셋, 넷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름다운 삶이다. ‘너는 나다’라는 사랑의 지혜가 담긴 이 책을 부서지려는 마음을 안고 어찌할 줄 모르는 이들에게 권해본다.

설성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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