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울산에 문화예술 관련 대학 학과는 물론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문화예술을 하는 청년들이 울산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 만난 울산의 문화예술계 인사는 울산의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에 대해 걱정하며 울산의 문화예술계가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선 관련 예산 및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최근 잇따라 열리는 문화예술 행사에 참가하는 청년 문화예술인의 수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22~23일 이틀간 열린 ‘제27회 울산무용제’는 예년보다 더 적은 단체 2팀, 솔로 1팀(명)이 참가했다. 같은 달 24~25일 개최된 ‘제27회 울산청소년연극제’에도 무룡고와 학성여고 단 2팀 만이 참가해 경쟁했다.

참가자 수가 줄어 울산 문화예술계의 전반적인 수준이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경쟁력이 저하된 것은 사실이다.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서 수상한 팀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열정 하나로 열심히 준비했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울산에서 활동하도록 붙잡고 싶지만 관련 예산도 적고 무대도 부족해 붙잡을 명분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여기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이 미래 성악가 등 지역의 클래식 꿈나무를 양성하고자 창단한 울산시립청소년합창단도 몇 년째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면서 울산의 어린이 합창단원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울산시립예술단의 경우 상임단원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하고 위촉 상한연령(만 60세) 전 1년 이상의 기간 중 자진해 퇴직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명예퇴직수당 신청 대상에 해당되는 인원이 지난 5월 기준 전체 195명 중 121명(62%)일 정도로 고령화됐다.

울산의 문화예술 예산이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적어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투잡’을 해야 하는 현실도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울산을 빠져나가는 이유 중 하나다.

울산이 문화도시, 꿀잼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오페라하우스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울산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있어서는 여전히 불모지로 인식되고 있다.

울산이 진정한 문화예술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필요하다. 관련 예산 및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문화예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지역 문화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지금 이대로 가면 울산 문화예술계의 미래는 갈수록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권지혜 사회문화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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