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지난 6월 울산시는 캄보디아 캄퐁츠낭주에 공무원과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 27명으로 구성된 해외 의료봉사단을 파견했다. 캄보디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랜 내전으로 경제가 어려워 의료 시설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차원에서 의료 취약 지역에 의료진을 보내 무료 진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자는 해외 의료봉사단의 단원 자격으로 이번 캄보디아 의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일행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도착한 뒤 80㎞ 떨어진 캄퐁츠낭 외곽의 농촌 마을까지 갔다.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고 교량이 없어 차량을 배에 다시 실어 육지로 옮겨야 하는 등 이동 과정도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의료진들은 도착 즉시 40℃를 오르내리는 폭염속에서 수많은 현지 주민들을 식사도 거르면서 쉴 새 없이 진료했다. 시차 적응도 안된 상황에서 맥박과 혈압을 재고 심하게 휘어진 다리를 직접 만져보는 등 꼼꼼하게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본 뒤 약 처방을 했다.

치료 도구도 충분하지 않았지만, 충치를 제거하고 심한 외상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수술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마치 전쟁 기간에 차려진 야전병원과 다를 바 없었다.

▲ 울산시는 지난 6월 캄보디아 캄퐁츠낭에 해외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 활동을 펼쳤다.
▲ 울산시는 지난 6월 캄보디아 캄퐁츠낭에 해외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 활동을 펼쳤다.

울산에서 가져간 수백벌의 각종 의류도 무상으로 제공됐다. 이틀 동안 치료한 환자 수는 무려 2000명이 넘었다. 체류 기간이 워낙 짧아 주민들을 모두 치료할 수 없었던 상황이 의료진들에겐 너무나 큰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질병에 고통받는 이웃을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인류애가 없었으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일이다.

울산시가 지난 2012년부터 의료 취약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펼친 해외 의료 봉사 활동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봉사 단원들의 감정은 여러 가지가 혼재된 느낌이다. 외국의 원조에 의존했던 대한민국이 이제 다른 나라를 돕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줬다. 아직도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나라와 국민들이 많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지구촌 의료 취약 지역을 찾아가 펼치는 울산시의 해외 의료 봉사 활동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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