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옥선 울산 북구의회 의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지역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뜻’이 모여 의회와 행정, 주민들이 힘을 합쳐 해결의 ‘길’을 찾아냈다. 필자의 지역구인 북구 양정초등학교의 이야기이다. 이 학교는 매년 장마철이면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토사 유출로 몸살을 앓았으며 폭우가 쏟아지면 학교 뒤편 야산에서 흘러내린 흙탕물로 학교가 뻘밭이 되곤 했다. 이에 북구는 지난해 긴급 사방사업을 실시했지만, 일부 지역은 산주의 동의를 얻지 못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이 와중에 지난해 9월 20일, 또 다시 인근 야산에서 폭우로 인한 토사가 학교 담벼락에서 교실가까이 덮치면서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이 위협받자 학부모들은 절박한 목소리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필자는 지난해 11월, 양정초등학교장 그리고 학부모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직접 현장을 통해 느낀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함을 북구청에 전달하며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제21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근 이상기후로 폭우가 잦아지면서 이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북구청이 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하고 산주에 대한 법적 행정적 조치를 적극 강구해서라도 학생들의 안전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의 제안에 북구청은 적극적으로 산주를 설득하기 위해 나섰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산주의 동의를 얻지 못해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는 대화로 설득했으며 혹시라도 산주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법적, 행정적 조치를 검토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다.

주민들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이태우 전 주민자치위원장과 구영록 현 주민자치회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산주의 주변인들에게 현재의 위기 상황을 전달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나서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북구청과 주민들의 정성으로 마침내 올해 3월, 노력이 결실을 봤다.

산주의 동의를 얻어 사방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마침 교육청이 학교 부지 내 사면공사 및 우수관로 등 보강 조치를 완료한 시점이라 북구청은 신속하게 국·시비 보조금과 자체 구비 예산을 반영하여 1억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4월 공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말 사방사업을 완료함으로써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만들었다. 이제 양정초등학교 학생들은 비가 내려도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주민과 의회, 행정이 하나되어 협력하면 어떤 문제도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필자는 초선 의원으로 지난 2년 동안,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집행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려고 각계각층의 다양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소통과 협치의 폭을 넓혀왔다.

특히, 이번 양정초 토사 유출로 인한 안전 문제 해결을 통해 소통과 협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는 지역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써 의회의 책임있는 역할 수행과 행정의 적극적인 추진이 한데 어우러진다면 북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필자는 제8대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행정자치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전의 경험과 노력을 밑거름 삼아 주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 기울여 구민 복리 증진과 북구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발로 뛸 것이다. 또한 행정 혁신으로 북구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양정초등학교 사례와 같은 일이 더욱 많아질 수 있도록 민관 협치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을 힘차게 다짐해 본다.

이를 통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민관 협치의 힘으로 더욱 안전하고 살기 좋은 북구를 만들어 낸 발자취를 자랑스럽게 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손옥선 울산 북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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