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령 서울주발전협의회장

지난 8월9일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문가와 사업 경험자, 관련 단체 대표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공방을 펼쳤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한 가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은 긍정적인 소통 과정에서 서로 간의 의견차가 좁혀질 수 있고, 제시된 문제점에 대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역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찬·반의 의견과 주장에 대해 보고 느낀 그대로의 심정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 운영에 따른 경제성을 두고 다른 지역의 예를 들면서 적자가 예상된다거나, 시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꿔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영남알프스는 주위 여건이나 환경이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를 뿐 아니라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산악관광 상품의 독창성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 이를 두고 섣부르게 적자 운운하는 것은 정당성이 결여된 주장이라고 본다.

도심 가까운 곳에 1000m가 넘는 고봉, 그것도 9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루는 곳이 영남알프스 외에 어디에 또 있는가. 영남알프스는 하루 1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KTX울산역과 고속도로, 일반국도 등이 사통팔달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접근성과 이용도가 대단히 우수한 곳이다. 언양봉계불고기특구, 향토음식 등 먹거리와 즐길거리도 지천에 널려있다. 이만하면 산악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인프라가 너무나 잘 갖춰진 최적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분명 문화관광도시 울산의 위상을 더 높이는 신성장 발전의 주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산사태와 지진과 같은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후 변화와 대기 불안정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앙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지진과 산사태 등에 취약해진다는 주장은 검증되지 않았고,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없어 단정할 수는 없다.

케이블카는 시험과 검사가 완료된 후에 운행하고, 안전운행을 위해 바람이 초속 15㎧ 이상이면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미리 안전성 문제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진이 잦은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도 수많은 케이블카가 지금도 안전하게 운행되고 있다.

다만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산사태나 지진에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그만큼 안전에 더 신경써야 된다는 경고이기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함은 당연하다.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완벽한 내진 설계와 안전한 최신 공법을 적용하고, 만약에 대비한 철저한 시공으로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자연이나 환경이 얼마나 훼손되냐는 문제다.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자연이 훼손된 사례나 연구보고서가 공식적으로 제출되거나 공개된 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은 훼손 사례가 미미해 굳이 조사하거나 연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방증이다. 상·하부정류장과 지주 설치 시 불가피하게 부분 훼손이나 원형 변형이 발생하지만 과학적·기술적 검증과 공법으로 피해나 훼손이 최소화 되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산은 만인의 것으로서 누구나 오를 수 있어야 한다. 산이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나 신체적 여건이 좋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된다.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넘는 시대에 장애인, 노약자 등 자력으로 산을 오를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울산시민의 바람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 20여 년간 기다려온 지역주민과 울산시민의 바람이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가 울산의 새로운 산악관광 산업으로 우뚝 서길 바라며,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들여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허령 서울주발전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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