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은 대표적 정보 비대칭 시장
주택·상가·공장 등 노후건물 많은 울산
건축주를 위한 건축관련 교육과정 절실

▲ 김태우 가온감정평가법인 울산지사 대표 감정평가사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 2기

참으로 뜨겁고 습한 여름이다. 요즘 날씨를 보고 있자면 여기가 대한민국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날씨는 우리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우리는 수시로 일기예보를 찾아보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예보에 대응해 계획을 수정한다. 일기예보가 맞을 때도 있지만 틀렸을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험을 한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기예보가 100% 맞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대비를 해 나갈 수 있기에 기상 정보는 우리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상 정보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삶은 그 차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 AI 등의 발전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은 굉장히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2006년 부동산 실거래신고 제도를 도입한 이후 토지 및 주택을 매매한 경우에는 거래 계약의 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실제 거래가격으로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하며, 이렇게 신고된 실거래 정보는 정부가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다양한 사이트들을 통해 부동산 매물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지가변동률, 거래현황, 임대동향 등 각종 부동산관련 통계자료가 공개되고 있기에 부동산 시장도 정보의 홍수 속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보가 힘이라는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레몬마켓(Lemon Market)’이라는 용어가 있다. 레몬마켓은 제품 정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속아서 살까봐 싼 값만 지불하려고 해 저급하고 쓸모없는 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말한다. 레몬마켓에 저급한 물건들만 나오는 것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 때문이다.

부동산에 대한 공개된 정보가 많아지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정보가 비대칭적인 대표적인 시장이다. 건설시장을 예로 들어보면, 건물을 처음 짓는 건축주와 많은 경험과 정보를 보유한 건축업자 사이에서 정보 불균형으로 인해 신뢰가 깨지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해 건축주가 많은 돈을 주었음에도 건축업자는 높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저 품질의 자재로 부실 공사를 할 수 있다. 반대로 건축주가 건축업자를 믿지 못해 낮은 가격에 공사를 해줄 수 있는 건축업자만 찾는다면 건축업자는 그 금액에 맞추기 위해서 저 품질의 자재를 이용해 날림으로 공사를 할 수밖에 없어 결국 저품질의 부실공사만 하는 건설시장이 만들어진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깨진 레몬마켓을 벗어나는 방법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것이다. 건축주가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어느 정도 늘어난다면 건축주가 원하는 수준의 건축이 가능한 건축업자를 선별해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신뢰를 깨트리는 건축업자들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건축업자만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득이다.

처음 건물을 짓는 건축주가 레몬마켓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보를 얻는 방법은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갖춘 강의나 강연을 통해 얻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건축비가 가파르게 상승해 건축주와 건축업자간의 정보 불균형에 의한 온도차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에 정보 비대칭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건축주와 건축업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기 위한 건축과 관련된 체계적인 교육이 더더욱 절실하다. 울산의 경우 부동산 건축 관련 교육은 사실상 접하기 힘들다. 그러한 교육과정이 있다 하더라도 검증되지 않은 부동산 업체에서 주먹구구식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은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어느덧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것을 건설시장으로 확대해 본다면 주택, 상가, 공장 등 지어진지 30년을 바라보거나 그 이상 지난 노후 건축물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나 산업단지 내 공장건물은 건물구조상 내용년수가 짧아 철거 후 새로 건축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향후 울산 부동산 건설시장이 올바르게 나아가기 위해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춘, 건축주를 위한 건축 관련 교육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우 가온감정평가법인 울산지사 대표 감정평가사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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