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우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지난달 여름이 끝날 무렵 지인들과 함께 1박2일 코스로 경남 산청을 다녀왔다. 가는 길에 산청의 대표적 관광 코스인 목면시배유지를 거쳐 동의보감촌을 둘러봤다.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2023 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개최했다는 플래카드다. 산청군은 지난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개최한데 이어 10년째인 지난해 엑스포를 다시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테마파크인 산청 동의보감촌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한방 항노화 힐링의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동의보감 가상 체험스튜디오, 산청약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新동의보감관과 산청 약초관, 산청지역 한방항노화 산업과 가공상품을 만날 수 있는 한방산업관 등 다양한 전시관을 너무나 재미있게 둘러봤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해 체험도 하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라웠다. 과거 조선시대 귀양살이의 대명사였던 산청이 이제는 어엿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탈바꿈 한 것이다.

이같은 발전의 이면에는 산청군 공무원과 군민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의 중심에는 엑스포 개최이후에도 국가 대표축제인 산청 한방약초축제를 꾸준히 발전시킨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동의보감촌을 둘러보면서 문득 지난 2010년에 개최된 울산세계옹기문화 엑스포가 떠올랐다. 옹기를 소재로 한 세계 최초의 엑스포이자 울산이 개최한 최초의 대규모 국제문화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옹기엑스포는 관람객이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한 85만명을 기록하고 콘텐츠에 대해서도 호평을 받았다.

▲ 경남 산청군 동의보감촌 전시관을 관광객들이 둘러 보고 있다.
▲ 경남 산청군 동의보감촌 전시관을 관광객들이 둘러 보고 있다.

옹기 터널, 옹기과학관, 세계 희귀옹기 전시관 등 다채로운 시설물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옹기엑스포 조직위는 행사에 설치했던 시설물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엑스포가 끝난이후 거액이 투입된 시설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철거시켜 보존을 바라던 시민들을 실망시켰다. 한방 엑스포의 프로그램을 매년 활성화 시켜 10년만에 다시 엑스포를 개최한 산청군과 너무나 대비되는 대목이다.

만일 옹기엑스포 조직위가 다채로운 시설물을 보존해 옹기축제와 함께 새로운 컨셉과 프로그램을 보완해 발전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테마는 서로 다르지만, 어느곳이 더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행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전 이달우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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