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2010년 울주군 보호수로 지정된 회화나무와 팽나무가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 485에 있다.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3월 3일 0시에 동제를 지낸다. 마을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마지막 주택가 끝머리에 논 옆에 두 그루가 나란히 서 있다. 금줄에 소원지를 달고 있는 가슴높이 둘레 4m 정도 되는 회화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줄기에 혹을 잔뜩 달고 있는 팽나무가 있다.

이번에는 회화나무를 소개하고자 한다. 8월 초 꽃이 한창일 때 찾게 됐다. 바닥에는 온통 연노랑 꽃잎들이 도화지 바탕색 칠하듯 흩뿌려놓았다.

그런데 잎과 꽃이 있는데도 그늘은 예전만 못한 느낌이 들었다. 마침, 논에 일 보고 오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는 마을 어르신을 만났다. “나무 아래 운동기구들은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내년에 면에서 모두 교체 하기로 했다”고 알려주신다. 나무 아래 풀 관리가 너무 힘들다고 누가 해줬으면 한다고도 하셨다.

필자가 “나무 그늘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자, “몇 년 전 태풍에 큰 가지도 부러지고 마르는 가지도 자꾸 생긴다”고 하셨다.

10여 년 전 나무 아래 운동기구를 설치하면서 주택가 담장에서부터 나무 아래까지 콘크리트 포장이 됐고 운동기구 자리는 보도블록을 깔아 놨다. 진입도로는 콘크리트 포장이다. 나무는 가지 끝 뿌리에서 양분을 받아들이고 호흡을 한다. 가지 끝 뿌리가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호흡이 곤란하니 외형을 줄이고자 나무 스스로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르신도 나무를 위해 논에서 물이 넘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하셨다. 하지만 풀 관리 할 사람이 없어 포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음번 운동기구 교체 때 나무 바로 아래는 포장을 하고 나뭇가지 끝 뿌리 아래는 포장을 걷어내는 것이 나무의 건강을 위한 방법”이라고 알려드리고 왔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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