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심 울산 동구의회 의원

관광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수많은 답이 나올 것이다. 최근에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너도나도 관광산업을 육성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SNS를 통해 여행의 방식이 다양해지며 그 답을 찾는 건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 하나로 의도치 않게 유명 관광지가 되어버린 여수의 사례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진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은 관광객 불러 모으기다. 아무리 좋은 관광자원이 있어도 그것을 즐길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방문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그 이유를 제공하는 것은 건축물이나 조형물이었다. 예를 들어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복궁 등 4대 궁궐과 남산서울타워에 꼭 들른다.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그리스 아테네의 고대 신전 등 그곳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나 조형물에는 전세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SNS의 발달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유명해진 맛집을 가기 위해, 특정 레포츠 시설을 즐기기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대전의 ‘성심당’이다. 지난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은 현재 대전 내 6곳에서만 빵을 판매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젊은층 사이에서 빵집 투어가 인기를 끌고, 그들이 올린 게시물 등이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2020년까진 400억~500억원대를 오르내리던 매출이 지난해는 1200억원을 넘어섰고, 카드 결제 건수를 기반으로 방문객이 1년에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울산 동구도 기간이 짧기는 했지만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21년 7월 개장한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 시기 거리두기 여행 유행과 겹치며 출렁다리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그 결과 대왕암공원은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2022년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며 울산의 39개 주요 관광지점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동구의 슬도, 옥류천이야기길 등으로 관광객이 확산되면서 2021년과 2022년 2년간 동구의 주요 관광지점 평균 입장객수도 울산 구·군 중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출렁다리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대왕암공원 입장객은 100만명에서 40만명으로 급감했고, 동구의 주요 관광지점 평균 입장객수도 3위로 주저앉았다.

다시 한 번 동구 관광산업이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지만 해양수산부의 해양레저관광 거점 공모 사업에 2년 연속 탈락했고, 2022년 착공이 예정됐던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개발 사업도 3년 동안 지연되고 있다. 공모 사업에 계획된 해양레저스포츠센터, 요트 계류장, U자형 순환 데크로드, 어풍대 스카이워크 등의 시설과 동해바다 위를 지나는 1.5㎞ 길이의 해상케이블카 및 체험시설인 집라인은 출렁다리보다 훨씬 큰 경제유발 효과와 관광 활성화 효과가 기대됐던 만큼 동구주민들의 안타까움은 커지고 있다.

차질이 생겼다고 해서 동구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공모 사업의 대규모 계획들이 사장되어서는 안 된다. 조속히 정책에 반영하고 시행하기 위한 울산시와 동구의 노력이 필요하다. 해상케이블카 사업도 더 이상 미뤄지지 않고 지금 계획대로 이뤄지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다시 찾게 하는 꼼꼼한 관광 전략도 마련되길 기대한다. 대전 성심당의 경우 전국적인 현상이 된 것에 비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비하다. 84.5%가 당일치기 여행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추가 관광 요인 부족으로 성심당에 들러 빵만 사서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동구도 출렁다리의 효과가 짧았던 것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계획된 새로운 관광 시설과 기존 관광자원과의 효과적인 연계 방법, 세대별 맞춤 관광 홍보 방법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래야 관광도시로서의 도약이 한여름 밤의 꿈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보장하는 현실이 될 수 있다.

박은심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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