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장생포에 위치한 육지섬 ‘죽도’가 10년만에 빗장을 풀고 문화관광지로 재탄생한다. 죽도는 본래 동백꽃과 대나무 등이 무성한 작은 섬이었지만, 지난 1995년 매립되며 육지화되었다. 장생포 출신의 가수 윤수일의 노래 ‘환상의 섬’의 배경이 된 섬이다. 2013년 울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 이전 이후 소유주인 울산교육청이 이 지역을 폐쇄하면서 흉물로 방치돼 왔다.

그런데 최근 울산시교육청이 ‘유상 매입’ 입장을 철회하고 ‘무상 임대’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리면서 남구청의 죽도 관광 자원화 사업이 가능해졌다. 남구는 장생포 원주민의 염원인 죽도를 다시 문화예술이 숨 쉬는 ‘환상의 섬’으로 되돌리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고래문화특구와 연계한 죽도 관광 자원화 사업을 통해 장생포가 울산을 넘어 영남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교육청과 남구청은 지난 2일 ‘환상의 섬 죽도 관광자원화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시교육청에서는 관련 행정 절차를 거쳐 ‘죽도’를 남구에 무상사용을 허가하고, 울산 남구는 죽도의 노후된 건축물 및 부지를 개선하는 등 관광 자원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죽도에 지역의 로컬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 및 전망 공간, 편의시설 설치 등 재생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죽도는 윤수일이 노래 가사에서 ‘내 고향 바닷가 외딴섬 하나/ 뽀오얀 물안개 투명한 바닷속/ 바위에 앉아서 기타를 퉁기면/ 인어 같은 소녀가 음- 내 곁에 다가왔지/ 환상의 섬 환상의 섬~’으로 회상하는 것처럼 장생포 주민들은 물론 울산 시민에게도 추억과 향수가 깃든 곳이다.

이런 죽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되살리고 역사·문화적 가치를 더한다면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매력을 한껏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고래문화특구와 연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고래문화특구의 인프라와 콘텐츠를 활용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옛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는 고래문화축제, 수국축제 등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관광 명소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장생포의 부활은 이번 죽도 개발사업처럼 유관기관과 지역주민 등이 기꺼이 지역사회 협력과 상생의 파트너이자 도우미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만큼 시교육청과 남구청의 적극적인 협력,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마지막 과제는 죽도가 가진 향수와 감동의 서사를 담을 콘텐츠 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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