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상급병원 1곳뿐이나
5곳 대구의 두배 이상 집행
PA 간호사 양성 지원 원인
비상진료 대응력 향상 효과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빚어진 의료 대란 사태와 관련해 투입된 울산시 재난관리기금 규모가 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의 상급병원을 보유한 대구보다 울산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인데, 울산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PA 간호사 양성을 위해 예산을 지원한 결과로 확인됐다.

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가 의료 대란 사태와 관련해 2~9월 집행한 재난관리기금은 총 484억6900만원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325억5500만이 집행됐다. 경기에서 50억800만원이 집행돼 다음으로 많았고, 부산에서 21억2200만원, 충남에서 12억원을 집행했다.

상급병원 1개를 보유하고, 사직 전공의 숫자도 100여명에 불과한 울산은 총 8억4000만원을 집행했다.

울산보다 사직 전공의가 훨씬 많았던 대구(3억4600만원), 광주(1억3700만원), 인천(6억1400만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는 시가 의료 대란 관련 재난관리기금 8억4000만원을 ‘PA 간호사 양성’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시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예산 지원을 시작했다.

PA 간호사는 수술방에서 수술 부위를 절개·봉합하거나 입원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등 의사의 업무 일부를 수행하는 간호사다.

2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자 정부는 시범 사업을 통해 PA 간호사들의 존재를 임시로 인정하고, 전공의들이 하던 업무를 대신하게 했다.

지난 2월 기준 울산대병원에서 전문의와 함께 전공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PA 간호사는 모두 116명이었다.

시와 울산대병원은 102명의 PA 간호사를 추가 투입했고, 2월부터 3개월간의 인건비 등을 지원했다. 현재 총 218명의 PA간호사가 전공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에서 100명이 넘는 전공의가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무리없이 진료가 가능했던 것은 선제적으로 PA 간호사를 확충한 영향”이라면서 “PA 간호사를 확충하면서 수술 환자 수용 능력과 병동 야간 응급상황 대처 능력, 중환자실 응급상황 대처 강화 등 비상진료 대응 능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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