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배수완 울산음악협회장
성악 전공 후 다시 지휘 공부
시립합창단 선발 울산과 인연
18~19일 울산서 합창인들 축제
대회 준비와 공연연습 비지땀
클래식 저변확대 지속적 노력

▲ 지난 8일 찾은 울산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국제라이온스협회 355-D 울산양산지구 2층 연습실에서 배수완 지회장이 라이온스합창단의 합창 연습을 지휘하고 있다.

오는 18~19일 이틀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한국음악협회 울산시지회가 주최·주관하는 제2회 울산전국합창경연대회 및 제35회 합창페스티벌이 열린다. 아마추어 음악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상대적으로 적은 울산에서 전국 합창단과의 예술·문화적 교류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행사를 주최·주관한 배수완(54) 한국음악협회 울산시지회장은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여러 합창단에서 지휘를 맡는 등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역 예술인 중 한 명이다.

◇울산은 제2의 고향

지난 8일 찾은 울산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국제라이온스협회 355- 울산양산지구 2층 연습실. 배수완 지회장이 지휘를 맡고 있는 라이온스합창단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배 지회장은 18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제35회 합창페스티벌의 축하무대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매주 화요일마다 라이온스합창단과 합창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합창 단원들은 배 지회장의 지휘에 맞춰 동요 ‘과수원길’ ‘어느 봄날’, 가요 ‘이세상 살아가다 보면’ ‘진달래꽃’ 등을 연습했다. 배 지회장은 직접 시범을 보이며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어 갔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호흡이 빠르게 정돈되고 금세 완벽한 합을 보였다.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배 지회장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성악 레슨을 받았다. 학교에서 대표로 노래하는 등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던 그는 그 당시 TV에서 9시 뉴스 전에 나왔던 가곡을 듣고 막연히 성악가를 꿈꿨다.

이후 1996년 울산시립합창단원으로 선발되면서 울산에 오게 됐다. 처음 3년간은 대구에서 출퇴근할 정도로 울산에 정을 붙이지 못했지만 지금은 울산에서 산 세월이 가장 길어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배 지회장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이후에 지휘자에도 매력을 느껴 다시 대학에 들어가 합창 지휘를 전공했다. 서로 다른 소리를 하나로 만들어 음악을 완성해가는 것이 매력적이었다”며 “고 나영수 지휘자가 이야기했던 ‘나쁜 지휘자는 있어도 나쁜 합창단원은 없다’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성애원과 태연학교에서 했던 공연을 꼽았다. 배 지회장은 “내가 가장 잘하는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다는게 뿌듯했다”고 말했다.

◇클래식 대중화 위해 문턱 낮출 터

배 지회장은 18~1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제2회 울산전국합창경연대회 및 제35회 합창페스티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서울, 경기, 부산, 창원을 비롯해 각 지역의 19개팀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친다. 그는 행사 준비는 물론, 특별출연하는 울산시립합창단원의 일원으로 공연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그는 최근 울산시립교향악단의 새로운 예술감독 선정을 위한 두 차례 공연에 평가단으로 참여하는 등 울산의 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대 음악학부 관현악 전공이 202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고 울산시립청소년합창단은 지휘자 공석에 연습도 없는 등 유명무실한 상태로 갈수록 울산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배 지회장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음악하는 사람들도 줄고 있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면서 성악 등 순수예술을 하려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문화예술은 경제논리를 대입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래식이 살아나기 위해선 대중화가 필요하다. 아마추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해야 전공자들이 하는 공연에도 찾아오는 등 선순환이 된다”며 “문화도시 울산이 되기 위해선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제일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지속적으로 실질적인 투자 및 지원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클래식 공연을 보러오게 하는게 아니라 직접 찾아가야한다”며 “소외된 지역에 직접 찾아가 클래식을 들려주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턱을 낮추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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