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KBO총재 언급 주목
경북 포항서 전남 함평까지
기후·인프라 갖춘 도시에서
겨울철 경기와 훈련 등 모색
울산 인프라 가장 우수 평가
울산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야구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허구연 KBO 총재와 울산시 관계자들은 1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개막한 2024 울산-KBO Fall리그 국제야구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허 총재는 “그동안 시설이나 기후 때문에 교육리그를 일본이나 미국에서 진행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울산도 일본 미야자키나 오키나와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KBO에서 노리고 있는 ‘남해안 벨트’ 사업에 울산이 중점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해안 벨트는 경북 포항을 시작으로 울산, 기장, 경남 거제, 진주, 고성, 통영, 남해를 거쳐 전남 여수, 함평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뜻한다.
기후 조건이 뛰어나 겨울에도 충분히 야구 경기를 펼칠 수 있고, 야구 인프라도 일정 부분 확보된 지역들이다.
허 총재는 남해안 벨트에 위치한 도시 중에서도 울산이 야구 관련 시설뿐만 아니라 숙박 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 분야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스포츠를 산업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허 총재와 김두겸 울산시장의 뜻이 일치하기 때문에, 향후 KBO와 울산시의 다양한 협력이 기대된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14일 롯데호텔 울산에서 열린 2024 울산-KBO Fall리그 개막 리셉션에서 “울산이 축구의 메카지만, 스포츠의 다양성이 좀 없다. 그래도 여건은 갖춰져 있다. 이런 여건을 잘 활용해보자고 생각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며 “문수야구장 개보수를 하려고 했는데, 사실 이런 쪽으로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허구연 총재를 만나게 됐고 일본 훗카이도현 에스콘필드까지 갔다 왔다. 담당 실무자들만 보내려고 했는데 총재 말씀을 듣고 나니까 가보고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 시장은 “허 총재의 말을 듣고 직접 일본 에스콘필드를 다녀와 보니 이왕이면 더 잘해보고 싶었다. 욕심이 생겼다.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흉내는 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Fall리그 개최는 생각도 안했다. 그러나 허 총재를 만난 뒤 소소한 것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에서 유치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허 총재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문수야구장의 인조잔디 및 외야 안전펜스 교체, 관람석 증축 계획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미 시는 일본 야구장을 다녀온 것과 함께 서울, 대전 등의 야구장을 방문해 시설들을 살펴보기도 했다.
시는 그라운드 내 홈 플레이트를 뒤쪽으로 더 당기고, 로얄석과 익사이팅존 확충을 구상 중이다. 천연 잔디가 주를 이루고 있는 외야석에는 나무 데크 등을 이용해 관람석을 늘릴 계획이다. 이럴 경우 기존 1만2059석에서 약 1만5000석까지 증축이 가능하다.
시는 울주군 간절곶스포츠파크에 야구장 2면을 증설해 고교 팀은 물론 대학 팀과 프로 팀들이 울산을 찾아 더 많은 훈련과 평가전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허 총재는 울산이 문수야구장을 개보수한다면 프로야구 롯데 경기를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총재는 “롯데 자이언츠가 사직야구장을 재건축할 때 대체 구장이 필요하다”며 “제2구장인 문수야구장이 인프라 개선 등 사전에 준비를 해두면 롯데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시 관계자는 “허구연 총재의 의견을 잘 반영해 문수야구장의 인프라 확충을 비롯한 유스호스텔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