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듯이 의전을 담당해본 사람들에게는 행사와 의전은 일종의 "고통"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까다롭다.
 의전이 어렵긴 해도 그것에 밝으면 남에게 그만큼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흔히들 각종 모임에 참여하면서 윗사람의 자리는 어디로 할 것인지, 행사식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요즘과 같은 시간속도에 얽매이는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지만 놓치기 쉬운 생활속의 의전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이 오히려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본보는 대통령취임식, 국제행사 등의 실무자로 의전에 대해서는 국내최고의 권위자인 박재택 행정부시장(58·1급)으로부터 의전의 의의, 각종의식, 국제행사, 만찬, 의식복장, 옛시대의 아름다운 제도와 풍속에 이르기까지 생활속의 의전이야기를 20여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의전에 관한 말들은 매우 단편적이다. 뉴스에서 "의전장의 기내영접과 안내를 받아"’,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국빈으로서의 최고의 의전상 예우를 받았다’ 라는 등이 고작이다. 하물며 다년간 공직생활을 한 사람들도 의전에 대해서 정확하게 답하지 못한다.
 "의전’은 "손님을 잘 접대해서 편안히 모시는 것’, "윗분을 잘 모시는 것’정도로 생각하고 의전에 관한 시각도 "단정하고 매끄러운 것’ 쯤으로 이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과연 의전이란 무엇인가.
 국어 사전에서는 의전을 의식(儀式)이라 하고, 의식은 "예의를 정하거나 의례를 갖추어 거행하는 일정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부 "의전편람"은 의전을 "형식화된 특유의 의식", "의식행사의 형식과 절차"라 규정하고 있고, 옛 문헌과 기구명칭들은 대체로 의전의 뜻으로 흔히 "의례’ "전례’라는 말을 사용했다.
 의전의 원리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나타난 겉치레 절차가 아닌 "사람이 마땅히 하여야 할 바"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데 있다. 이 행동은 의례, 의식, 절차 등으로 나타난다. 결국 의전은 개개의 활동주체가 자기가 마땅히 하여야 할 바를 기준으로 행해지므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편안하게 하는 기준과 절차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사람’의 의미는 개인은 물론 가정, 직장(조직체), 사회, 나아가 국가, 국제관계에까지 전 인류사회의 모든 활동주체를 포함한다. 따라서 의전은 사회적 질서의 창조와 국민통합을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있고, 진정한 의미의 권위를 창출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통상 현대적 의미의 의전은 가정의례 등 개인생활에 관한 사항을 제외한 국가사회 및 국제 관계에 있어서의 의전만을 의미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의전은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의식과 행사에 국한하고 있고 민간에 대하여는 따로 관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의전제도 또한 규정화 되어 있기 보다는 관행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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