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행사시 내빈을 초청할 때, 의식행사에서는 초청대상자 본인만 초청하고 만찬이나 리셉션 등 연회성 행사에서는 부부 동반으로 초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국 국가원수 또는 수상이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할 때에는 상대측에서 부인과 같이 오면 우리측에서도 공식환영행사에 초청인사를 부부동반으로 한다.
 이와 같이 행사에 참석하는 주빈이 부인을 동반하고 올 때는 의전상 예우와 사전안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행사 주빈으로 국가원수가 참석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행사에 초청된 부인은 며칠 전부터 의상은 무엇을 입고 갈까, 악세사리는 무엇으로 할까, 구두는 어떤 색으로 신을까, 머리 스타일과 화장은 어떤 모습이 좋을까 등 가슴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 날의 행사에 대비한다.
 그런데 주최측의 준비 소홀로 장시간 기다리게 한다든지, 앉을 좌석을 빠뜨린다든지, 행사장 안내를 잘못해 이리 저리 자리를 옮긴다든지, 이러한 일이 생긴다면 이 행사는 실패다.
 필자는 과거 정부의 행사관계 부서에서 10년넘게 근무하면서 실제로 국무총리 초청 만찬행사에서 초청되지 않은 부인을 동반했다가 행사장 입구에서 부인을 되돌려 보낸 사례도 직접 경험했다.
 이와 같은 일이 생긴다면 행사 참석자 부부의 하루는 완전히 망쳐버리고 만다. 모처럼 부인 앞에서 "광" 좀 내보려고 했는데 그만 죽 쒀 버리고 마는 격이 되는 것이다.
 초청인사가 장관이나 대재벌의 총수쯤 된다고 하자. 주변에서 모시는 사람들이 얼마나 민망하게 될지 가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특히 부인은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행사를 잘못했을 때 내리는 책임은 비정하다. 행사에는 지도층 인사들이 참석하도록 돼 있어 그 실수는 더욱 돋보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행사는 잘돼야 한다. 날씨가 나빠도 담당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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