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보다는 접종에 집중한 말레이
성인 예방접종률 90% 넘어서면서
주요도시부터 일상 회복단계 돌입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지난해 3월부터 거세게 몰아닥친 코로나의 광풍이 각국의 적극적인 예방활동의 결과로 인해 세계적으로 다소 잠잠해지고 있는 것 같으나 아직도 수많은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의 해결책은 일상적인 거리두기를 통한 예방활동과, 백신접종에 의한 각 개인의 항체형성으로 면역력을 증가시켜 감염을 예방하는 것과, 감염자(환자)와 감염자와 접촉한 자의 격리 및 치료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증가되면 집단 면역의 형성으로 완전 퇴치도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백신이 세계 각국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후진국의 접종률이 낮아서 접종 완료시기 예측이 힘든 실정이다. 그럼에도 낙관론자들은 짧게는 향후 3년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거리두기,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의 격리 및 감염자가 다녀간 곳의 철저한 소독 등의 예방활동에 주력하여 세계적으로 감염자의 발생률이 가장 적은 예방활동 모범국으로 인정받았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예방활동보다 백신의 접종에 주력하여 신규 감염자가 한때 하루에 2만5000여명에도 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발생자가 많았던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인구가 가장 많으면서 발생자도 많았던 셀랑고르(Selangor)주의 거주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백신을 접종한 결과 신규 발생률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10일 성인의 백신2차 접종 완료율이 90%에 달했다. 비로소 그 동안 허락을 받은 사람만 갈 수 있었던 다른 주간(Interstate) 통행이 허용되고 대부분의 업종이 영업도 재개했다. 해외여행도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위드 코로나’(With Corona) 방향으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은 국경을 개방하지 않고 있지만 접종률의 상승에 따른 신규발생의 감소 등으로 곧 국경도 개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백신의 접종률이 우리나라 보다 높은 게 큰 장점이다. 2차 백신접종을 완료한 우리 회사의 직원들은 감염자와 접촉을 했음에도 확인검사 결과 감염이 되지 않았다. 백신의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성인 2차 백신접종률이 92%에 이른다. 신규감염자 증가율이 관리기준에 들자 정부는 이번 주부터 쿠알라룸푸르와 셀랑고르주 전역을 통상 생활 수준으로 전환을 선언하고 코로나로 인한 생활규제를 해제했다. 시범적으로 이 지역에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것 같다. 좋은 결과가 지속되어 이러한 완화가 전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확진자의 수로 비교해보면 말레이시아는 아직 일일 6000명선이고 한국은 1400명선이다. 한국의 발생자수가 더 낮지만, 자영업의 영업시간과 모임인원의 규제는 이곳이 완화되어 있다. 이것이 선택과 집중의 결과가 아닐까. 오랜 기간을 경찰들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 감시했는데 그때 “코로나가 경찰을 두려워하나?”라는 농담도 있었다. 서울에서도 위드 코로나 생활 테스트를 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백신의 효과가 검증되어 가능한 빠르게 코로나 이전으로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력의 결과를 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한국은 가을 없이 겨울을 맞았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렇지만 며칠 후 다시 예년 기온을 회복한다고 한다. 이제 이곳도 곧 우기로 접어들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초가을에 가끔 봄꽃들이 피듯이 여기도 4, 5월에 피든 꽃들이 지금 피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계절은 변함이 없이 찾아 든다. 우리의 생활도 여느 때와 같이 회복되면 좋겠다. 고통 없이 얻은 것은 성취의 행복을 느낄 수 없듯이 역경을 이겨낸 행복을 맛볼 날이 곧 오리라는 희망으로 견뎌야겠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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