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당 vs 제1야당’ 총력전 예고
지역·계층·이념이 중요요소로 작용
냉철한 판단, 실패없는 정부 만들것

▲ 김주홍 울산대학교 교수·국제관계학

제20대 대통령 선거까지 아흔두날을 남기고 있다. 2022년 3월9일에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 보다 새롭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미래가 펼쳐지기를 학수고대한다.

선거, 특히 대선에서는 구도, 인물, 정책의 3대 요소를 주목해야 한다. 이 중에서 인물과 정책은 일단 생략하고, 구도를 중심으로 설명해본다. 한국 정치에서 구도란 지역·계층·이념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지역구도는 영남, 호남, 수도권이 중요하며, 최근에는 충청이 주요 승부처로 꼽히기도 한다. 인구별로 볼 때, 야권을 지지하는 영남지방의 인구가 여권을 지지하는 호남지방의 인구보다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호남지방의 경우 현 여권에 대한 절대적 지지가 투표 중 80% 이상으로 나타나서 현 집권세력의 강력한 권력기반을 구성하고 있으며, 또한 수도권에 진출한 호남 유관계층의 투표성향에 영향을 강하게 미쳐왔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의 윤석열 후보가 호남에서 두자리 수가 훨씬 넘는 지지율이 기록되고 현 집권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과거보다 훨씬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여권이 긴장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여론조사결과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계층은 상류층·중산층·서민층 등의 구분도 있지만, 선거에서는 특히 연령세대별로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20대와 30대가 유사한 경향을 보이며, 40대가 가장 독특하고, 그 외의 50대와 60~70대 이상의 계층으로 대별할 수 있다.

40대는 지금까지 거의 정치적 성향이 변함이 없이 현 여권을 지지해 왔는데, 그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사춘기를 넘어섰던 1997년 겨울의 ‘IMF 관리체제’로부터 기인한 사회경제적 충격과 정치심리적 트라우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반하여 60~70대 이상은 현 야권 제1야당에 많은 지지를 보내는 계층이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에 대하여 큰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투옥조치에 대하여 큰 반감을 가지고 있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50대의 경우는 여야가 지지세를 거의 반분해 오고 있다. 20대와 30대는 현 여권에 대한 지지가 강했던 계층이었지만, 최근에는 남녀별로 지지가 엇갈리고 있으며, 특히 여론조사 결과가 일관성 없이 흔들리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계층지형에서 어떤 정당의 후보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인가? 여론조사의 추이가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이념적 지형은 대체로 자유우파 40, 중도 20, 진보좌파 40 정도의 비율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확정성이 대통령선거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의 득표결과를 보면, 물론 그 이전의 선거에서도 유사하지만, 자유우파 52, 진보좌파 48 정도로 나타났었다. 자유우파가 분열하지 않으면 자유우파 후보가 승리했고, 자유우파 진영이 분열하면 진보좌파 후보가 승리했던 것이다. 제20대 대선도 그와 비슷한 양상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이다. 따라서 막판까지 진영간 연대와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을 제외할 수 없다.

거대여당과 제1야당의 총력전이 펼쳐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유지 여론보다 상당히 우세한 가운데 치러진다. 그 중에서 한국정치의 구도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여기에 후보자들의 인물 됨됨이와 각 정파의 비전과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시킬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냉철하게 평가하고 판단해야 실패 없는 정부를 만들 수 있다. 정치는 실험대상이 아니다.

김주홍 울산대학교 교수·국제관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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