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행복도시의 조건
소득·자유·관대·신뢰 바탕으로
사회적 지원과 기대수명도 중요

▲ 성인수 울산대 명예교수 울산경남공유대학 자문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경제 불평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은 ‘희망 속에 좋은 감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불안감 없이 심리적 이성적으로 만족하고 안심하며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생물이 행복감을 느끼는데는 만족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나, 인간은 만족감 외에 다양한 요소가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다.

1948년 세계보건기구(WHO)헌장에는 삶의 질로 담보한 행복의 주요 요인으로 건강을 꼽는다. 여기서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를 말한다. 또 1972년 부탄 4대 국왕은 국내총생산(GDP)보다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감을 높이는 정책을 펴자며 국민행복지수(GNH)를 제안했다. 2011년 부탄이 행복의 날을 제안했고, 2012년 UN총회는 3월20일을 ‘세계 행복의 날’로 선포했다.

2014~2016년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가별 행복지수를 보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유럽국가가 상위권이며, 14위 미국, 16위 독일, 26위 싱가포르, 31위 프랑스, 33위 타이완, 48위 러시아, 50위 일본 순이다. 한국은 54위이고 중국은 78위이다.

유엔산하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도 150여 국가별 1000명의 시민들에게 0~10 척도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갤럽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행복 순위’를 발표한다. 0은 최악의 삶이고 10은 최고의 삶이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시리아, 부룬디 및 중앙아프리카에서 자신의 삶을 최악으로 평가(약 3.0)하고, 북유럽국가 시민들은 자신의 삶을 최고(평균 7.5)로 평가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153개국을 대상으로 한 갤럽 설문조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네델란드, 스웨덴,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순으로 10위권을 차지했다. 17위 독일, 18위 미국, 23위 프랑스, 25위 타이완, 31위 싱가포르, 61위 한국, 62위 일본, 73위 러시아, 94위 중국 순으로 나타났다.

1인당 GNP, 부패지수, 관대함, 사회적 지원, 자유, 건강한 기대수명 등 6가지 지표로 2013년부터 150여개국 국민이 느끼는 행복을 살폈다. 갤럽과 월드폴이 조사한 2020년 세계 행복도시는 1위가 헬싱키였고, 덴마크 아르허스, 뉴질랜드 웰링턴, 쥬리히, 코펜하겐, 베르겐, 오슬로, 텔아비브, 스톡홀름, 브리즈번, 산 호세, 레이캬비크 순이다.

‘행복도시’는 정치적 구호나 공약에도 자주 등장한다. ‘행복지수’로 사람들이 투표하려는 태도를 예측할 수도 있다고 한다. 통계에 참여한 교수는 1973년부터 2012년까지 유럽 15개국의 행복 데이터와 선거 결과로 ‘한 국가의 삶의 만족도가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라고 주장한다.

팬데믹 속에 ‘웰빙’은 건강관리, 보육, 교육시스템, 실업수당 뿐 아니라, 양질의 공중보건서비스에 따라 평가된다. 인구 100만명 넘는 세계도시는 2000년 371개, 2018년 548개, 그리고 2030년 706개 예상된다. 이들 도시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도시 순위에서는 동경 79위, 서울 83위, 인천 88위, 대구 102위, 부산 107위, 홍콩 114위였다. 울산은 인구수로 186도시 조사대상에 들지 못했지만, ‘행복감’은 대구·부산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라고 짐작해본다.

성인수 울산대 명예교수 울산경남공유대학 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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