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권리’ 지방선거 40일 앞둔 시점
지금부터라도 기준 정하고 열심히 살펴
위드코로나 울산의 미래 스스로 선택을

▲ 신형욱 사회부장 겸 부국장

봄과 함께 찾아온 일상회복이 반갑다. 2년1개월여를 거리두기 틀 속에 갇혀 있었던 탓인지 봄이 더 눈부시다. 산과 들엔 철쭉과 연산홍, 이팝나무 등으로 형형색색 물들고 초록의 새순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신종코로나 팬데믹은 무덤덤하게 지내왔던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간절히 느끼게 해줬다. 거리두기로 일상의 삶은 제한 받았다. 가족간, 친구간, 이웃간 물리적 관계의 단절이란 고난도 줬다.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회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제한없는 영업에 불을 밝혔다. 관공서와 기업 등은 모임과 회식 재개 등 일상화를 서두르고 있다. 단체예약이 늘어나고 심야의 거리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기다림에 지쳤던 예비부부들은 예식장 찾기에 분주하다.

무엇보다 일상회복이 반가운 이들은 자식, 손주를 애타게 기다리며 감옥살이 아닌 감옥살이를 한 노년의 부모님들이 아닐까? 코로나 불안감이 남아있지만 눈치보지 않고 자식, 손주를 만날 수 있으니까. 때마침 5월이 코 앞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등으로 이어지는 5월은 코로나로 더 간절했던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만남의 달이다. 장애인과 홀로노인, 저소득계층 등 신종코로나에 더 취약했던 이웃들의 반가움도 클 것이다. 일상회복으로 더디지만 천천히 정상화 되는 모습에 안도를 느끼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울산의 고통도 컸다. 주력 제조업의 부침에 신종코로나가 더해지면서 실질성장률이 -7.2%까지 떨어지는 등 역성장에 허덕였다. 개인소득 1위 자리도 4년째 서울에 내줬다. 광역시 승격 이후 22년 연속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민소득은 그에 따르지 못했다.

브레이크 없는 인구 유출에 근심이 깊다. 단 한차례의 반등도 없이 76개월 연속 탈울산이다. 해마다 1만명 넘게, 그중 2030 청년이 매년 8000명씩 울산을 빠져나간다. 근본적 체질 개선없이는 대안이 없을 듯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금리 인상, 원자잿값 폭등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도 불안요인이다.

국내 첫 특별지자체로 출범한 부울경 특별연합도 기대보단 우려를 갖게 한다. 교통망 등 일부 하드웨어적 사업의 탄력이 기대되지만 정주여건 등 빈약한 울산의 소프트웨어 측면을 감안하면 또다른 유출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부산과 경남이라는 2개의 거대 지자체에 끼어 광역시 이전 울산시로의 위상 약화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다음달 10일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치도 울산이 타 시·도 대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면면이나 새 정부 조각 내용을 보면 울산과의 관계 찾기가 쉽지 않다. 영남권 대심도 GTX 건립 등 울산시가 건의한 핵심사업 2건도 대통령직인수위의 새 정부 국정과제 2차 선정안 포함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 울산으로선 달갑지 않은 뉴스들이다. 오는 7월1일이면 민선 8기가 시작된다. 40일 뒤인 6월1일엔 민선 8기 지방정부를 이끌어갈 선량들을 뽑는다. 울산도 선거전이 치열하다. 대선승리를 등에 업고 지방정부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과 수성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등 예비후보자들의 이합집산과 공약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위드코로나 시대 울산을 믿음직하게 지켜주고, 더 나아가 미래로 이끌어 줄 후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인물이 그 인물인 듯 차별화를 찾기 힘들다는 세평이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이 극한직업이었듯 6·1지방선거는 시민이 극한직업이 될 듯하다. 선택은 권리이다. 선택의 기준을 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살피자. 만족하지 못한다면 후회라도 최소화해야 정신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했다. 위드코로나 시대 울산의 미래는 스스로가 선택하자.

신형욱 사회부장 겸 부국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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