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듯한 존재감…관계에 대한 질문

▲ 전경표 작가의 ‘Untitled’
전경표 작가는 입방체 스티로폼의 예리한 각을 완만하게 깎아서 거푸집을 만들고 다시 주조한 조각을 발표해왔다. 조각은 단독으로 설치되거나 두세 개가 집단으로 설치돼 무겁고 외로운 존재감을 발산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돌멩이 형상의 조형물들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조형물은 쇠로 만들어졌고, 무게도 상당하다. 작가는 반전을 통해 신선한 충돌로 예술의 시적 인위와 일맥상통하는 사건을 일으킨다.

작가의 작품은 동양 특유의 분위기를 나타내고 ‘자연과 인간’ 또는 ‘너와 나’의 소통과 그 관계에 대한 물음들을 만들어낸다. 이번 작품은 태화강국가정원과 어우러져 작품의 존재만으로도 느껴지는 자극과 동기를 관람객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마치 자연 속 바위처럼 작품 위에 앉기도 하고 올라타 보기도 하면서 관념적 해석을 하는 대신 감각으로 작품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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