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인간, 공존하는 삶을 꿈꾸다
사라질 자연계 필요성 강조
남녀노소 포토존으로 인기

▲ 오원영 작가의 작품 ‘Crocodile Bird·Stellar Bear’은 낮에 자연스러운 빛으로 볼 때(위)와 일몰 후 어스름하게 해가 질 무렵 환하게 불 켜진 작품과 태화강의 물빛이 어우러질 때 각기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 오원영 작가의 작품 ‘Crocodile Bird·Stellar Bear’은 낮에 자연스러운 빛으로 볼 때(위)와 일몰 후 어스름하게 해가 질 무렵 환하게 불 켜진 작품과 태화강의 물빛이 어우러질 때 각기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본보가 주최하는 2022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22)가 14일 개막했다. 올해 전시는 오는 11월6일까지다.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탁 트인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설치미술품을 감상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적격이다. 게다가 시각예술 최일선에서 설치작업으로 현대개념미술을 완성해 온 미술작가와 그들의 열정을 만날 수 있다. 이에 본보는 전시 일정이 마무리되는 그 날까지 설치작업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며 작가의 의도를 알아보고, 현장 분위기를 전달한다.

2022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22) 주 전시 공간인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의 잘 조성된 잔디밭 전시장에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 있다. 동물 형태의 천에 에어펌프로 공기를 주입해 생명력을 불어넣은 오원영 작가의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이번 미술제에서 곰의 가죽을 입은 어린아이와 날개 달린 악어를 표현한 작품을 소개한다. 설치 과정에서도 산책 나온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전시 개막 이후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 됐다.

오원영 작가는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사물이나 현상이 시작되는 처음을 표현하는 시원적인 이야기를 한다. 알루미늄 포일로 동물의 제국을 재현하거나 신화 속 인물을 창조한다. 부풀어 오르는 풍선을 이용해 동물의 제국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한없이 가벼운 풍선처럼 떠다니다 사라질 자연계를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붙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낮시간 자연광으로 볼 때도 약간은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는 생김새지만, 일몰 이후에는 작품에 자체 발광하듯 조명이 들어오면서 보는 이에게 또 다른 감상을 선사한다. 일몰 후 어스름하게 해가 지는 시점 환하게 밝혀진 작품과 잔디밭 뒤로 보이는 태화강의 물빛이 한데 시야에 들어오면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질적인 요소들이 모여서 주는 조화로움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 생태계 공존의 의미를 담았다. 실재하진 않는 악어와 악어새 이야기를 모티프로 악어와 새를 합성한 작품을 소개하고, 공룡 탈을 쓴 아이를 통해서는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삶을 말하고자 한다. 작가는 작품을 만져보고, 쓰다듬어보고 껴안아도 보면서 작품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한다.

서정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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