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는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그리고 신라시대까지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각자 삶의 모습을 바위에 남겨둔 그림이다. 반국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두 암각화의 가치는 국보로 지정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후대에 온전히 전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문화유산의 보존은 있는 그대로 잘 유지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이해 속에서 관리되는 또 다른 의미의 보존이 돼야 한다.

현재 반구대 암각화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을 비롯해 해양, 선사 등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에서 암각화가 새겨진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로 전시들을 기획해왔다. 회화나 조각, 소설 등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작품에 영감을 주는 소재 혹은 주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 대곡천 일대 전경
▲ 대곡천 일대 전경

일상생활에서도 텀블러, 컵, 필기류 등 생활소품이나 야외 조형물, 건물의 외벽, 여러 종류의 표지판 등에서 암각화가 들어 있는 각각의 문양으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렇듯 반구대 암각화의 역사적, 문화적 그리고 예술적 가치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유산은 각 지역의 역사와 전통이 반영된 독특한 문화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원이 될 수 있다. 그 지역만의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과 연결시키면 폭넓게 문화유산을 향유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반구대암각화는 대곡천이라는 공간까지 포함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문화와 삶을 반영한 다양한 전시, 교육, 체험 프로그램, 축제 등을 박물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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